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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디자인 ''Art for the Masses''전

전시회 초대장의 표지.






중국의 현대화가들은 요즘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연타석으로 홈런을 치고 있습니다. 요 몇 년 새 작품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구요. 금년 초에는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교수(중국 최고의 미대입니다) 류샤오둥 刘小东의 그림이 우리 돈 80억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에 팔렸고, 위에민쥔 岳敏君의 그림 역시 홍콩에서 82억, 쩡판쯔 曾梵志의 그림은 무려 105억원에 팔렸다더군요. 모두 40대 중후반의 젊은 작가들입니다. 앞서 올린 글에서도 보셨듯 20년 새에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지금의 중국에서, 그 격변의 시기에 20-30대 청춘을 보낸 지금은 40대 중후반인 그들에겐 그야말로 모든 것이 격세지감일 겁니다. (그들은 상상이나 했을까요. 그들 사전에 부와 명예란 단어가 있을 것이라고… 그런데 여기서,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란 말에 경도되어 impossible이란 단어를 매직으로 지운 영어사전을 들고 다니던 어린 시절 동네형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_-;;)

아무튼 요즘 중국 미술, 아주 핫 합니다. 요즘 유행어로 말하자면 바로, 잇(it)입니다. 무라카미 타카시와 요시모토 나라로 대변되는 일본의 네오 팝 아트도 중국의 파워 앞에는 좀 시들한 느낌일 정도니까요. 여기 다섯 명의 잘나가는 중국 작가가 일을 저질렀습니다. 바로 <Art for the Masses>전이 그것입니다. 지난 9월 9일 저녁, 상하이의 와이탄(영어로 번드 bund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하이의 가장 트렌디하고 럭셔리한 사교의 장입니다) 5번지, ‘디자인 리퍼블릭’ 스토어에서 열린 이 전시회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작가들의 평면 작품을 헬로 키티 같은 3D 인형으로 만들어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전시 이름 역시 <대중을 위한 예술>. 그 다섯 명의 작가는 앞서 말씀 드린 위에민쥔을 위시해서 조우춘야 周春芽、류이에 &#21016;野、조우티에하이 周&#38081;海、진뉘 金&#38037;입니다. (대부분 50-60년대 생의 젊은 작가들인데, 심지어 진뉘는 84년생입니다) 이 다섯 명의 작가도 이날 전시장을 들렀다는데, 전 오후 강의가 있어서 그만 늦었답니다. 덕분에 그들이 배너에 남겨놓은 싸인만 실컷 구경 했습니다. ㅜ_ㅜ

이 전시회는 두 명의 기획자가 손잡고 만들었습니다. 큐레이터인 뤼삔삔 &#21525;彬彬과 그래픽 디자이너인 빠오이민 包益民이 그들입니다. 일 년 전, 그 둘은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눕니다. 작가와 친분이 있는 큐레이터 뤼삔삔은 작가들을 섭외해서 그들의 대표작을 선정하고,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을 졸업 한 뒤 <Ppaper>라는 잡지를 창간해서 발행인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중화권 디자인계의 마당발 빠오이민은 직접 인형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위에민쥔의 인형만 뉴욕의 그래픽 디자이너/토이 디자이너/스트리트 아티스트인 코즈 KAWS를 섭외해서 인형 디자인을 맡겼구요.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인형들이 드디어 이날 발표된 것입니다.

인형들에 관한 디테일한 스펙을 보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일단 다섯 개 인형이 한 세트입니다. 전 세계에 단 100세트만 고유번호와 작가의 친필 사인을 넣어 한정으로 발매 했다는 군요. 대만에 50 세트 (인형을 디자인한 빠오이민이 대만 출신입니다), 중국 본토에는 30세트, 미국에 20세트가 제공 되었구요. “지금 가장 핫한 중국 현대 미술의 거장들이 자신 그림의 아이콘을 인형으로 만들었다.”라는 컨셉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100세트 한정이니 소장가치는 충분하군요. 저도 어떻게 한 세트 사볼까,해서 관계자에게 기웃거려봤더니 허걱, 한 세트의 가격이 자그마치 11만 위엔. 우리 돈 1천9백만원입니다. 잠시 입을 못 다물고 있는 저에게 덧붙이는 한 마디: 이미 매진입니다. 차라리 매진이어서 다행이더군요. 돈이 없어 못 사는 게 아니라, 매진이어서 못 사는 것을 위안 삼을 수 있어서 말이죠. 하하하. -_-;;

소장 가치가 분명한 인형이 1천 9백만원이라면 억억억을 호가하는 그들의 그림에 비해서는 분명 욕심 내어볼 만한 가격인데다 투자 가치도 있어 보입니다. 더 중요한 건 디스플레이 용으로도 그림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점이구요. (저도 돈만 있다면 무지 사고 싶다는…) 이런 기획의 컨셉도 컨셉이지만, 아무래도 디자이너인 제게는, 돈 되는 것을 잘 간파하고 실행에 옮겨 돈으로 만들어 낸 머니 비즈니스의 달인, 디자이너 빠오이민의 센스가 가장 절실히 와 닿는군요. 한 문장으로 간단하게 얘기해서 뭣하지만, 그게 디자인이니까요.





전시가 열렸던 와이탄 5번지, '디자인 리퍼블릭'의 외관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원래는 디자이너 제품을 판매하는 쇼룸.




중국 현대 미술의 수퍼스타, 위에민쥔의 웃는 사람을 뉴욕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코즈 (KAWS)가 인형으로 만들었군요.





조우춘야의 작품. 모델 위에 벨벳을 입혔습니다.





상하이 출신, 조우티에하이의 작품.





류이에의 작품. 하얀 도자기입니다.





진뉘의 작품.






그럼, 실제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하시겠습니다.

인어는 이런 식으로 누워 있더군요.





전시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작가가 직접 사인을 한 커다란 배너들이 군데 군데 걸려 있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에게 나눠 준 홍보물.





봉투를 열었더니 홍보 씨디랑 이것 저것 들었더군요. 그 중에 가장 좋았던 것, 하나.





바로 이 종이 인형이었습니다. 실물은 비싸서 못사고, 이거로라도 만족하는 불쌍한 저, 종이 접느라 간만에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 저. -_-;;;




아, 덧붙이는 글 하나:
지난 달 글에 agatha02님께서 남겨 주신 "흔들린 사진이 가끔 아쉽더라"는 코멘트에 얼마나 부끄럽던지... 덕분에 아내인 서영씨를 설득해서 DSLR을 하나 장만 했습니다. (덕분에 좋은 카메라 하나 생겨서 얼마나 고마운지! ^_^) 앞으로는 좋은 사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돈되는 코멘트는 적극 남겨 주시길. 하하






덧붙이는 글 둘:
이번 주가 중국에선 국경절이라고 (일주일을 통째 노는) 공휴주입니다. 토일을 끼면 9일까지 놀게 되는 셈이죠. 겸사겸사 베이징에 5일간 다녀올 참입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베이징의 건축과, 디자인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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