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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디자인 상하이

지난 6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상하이에서는 ‘100% 디자인’전이 열렸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100% 디자인 전은 영국 런던에서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인테리어, 가구, 리빙 소품 등만 전문적으로 다루는데, 1995년에 시작해서 지금은 꽤나 잘 나가는 전시회입니다. 그것을 2005년부터는 도쿄에서도 개최하게 되었고, 올해부터는 상하이에서도 시작했습니다(런던은 9월, 도쿄는 10월말 개최입니다). 전시장은 상하이의 청담동 격이라 할 수 있는 쇼핑 스트리트 난징시루의 상하이 전람중심 Shanghai Exhibition Centre에서 열렸답니다. 구 소련과의 우호 증진을 위해서 지어진 이 건물은 볼셰비키 스타일로 내외부가 장식된 아주 멋진 올드 빌딩입니다.


전시회가 열렸던 상하이 전람중심. 왼쪽 뒤로 푸시(현대 상하이의 상징인 푸둥의 반대편 격으로 황푸강의 서쪽이란 의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자, 우리의 갤러리아 명품관과 같은 플라자 66 건물이 보입니다.



이번 상하이전의 디렉터는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 토비아스 웡 Tobias Wong과 에릭 쳔 Eric Chen입니다. 둘 다 74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서른다섯 젊은 나이군요. 토비아스 웡은 캐나다 밴쿠버 출신으로 그 입학하기 어렵다는 뉴욕 쿠퍼 유니온 Cooper Union (전교생이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를 제공 받습니다. -_-;;)을 나와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영 디자이너/아티스트입니다. 그의 정신적 파트너이자 시카고 출신의 디자인 평론가인 에릭 쳔 역시 뉴욕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UC 버클리 (학사)와 뉴욕 파슨스 (석사)를 나왔구요. 중국계로 외국에서 자라 성공한 그 둘이 만나 런던 디자인 파워의 힘을 빌어 상하이에 차린 이번 전시는 그런 의미에서 대내외적으로 무척이나 주목을 받고 있는 행사였습니다. (중국계 디렉터의 필요성은 뉴욕 모마 MoMA의 디자인 담당 큐레이터인 파올라 안토넬리 Paola Antonelli의 아이디어였답니다. 아무래도 상하이 디자인이 세계를 향해 딛는 첫걸음에 중국계 디렉터의 기용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조명회사 아르테미드 Artemide의 전시관

영국의 조명회사 이너모스트 Innermost의 전시관



지금-현재, 중국의 디자인을 논하기에는 분명 무언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굳이 ‘100% 디자인 상하이’의 컨설턴트인 디자인 저널리스트 앤드류 양 Andrew Yang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중국에서는 디자인, 럭셔리, 데코레이션 같은 단어들이 서로 혼동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의미로서의 디자인 역사가 일천할 뿐만 아니라, 중국인 특유의 자기 중심적 사고(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가 맞물려 사용자의 편에 서는 기능적 디자인 보다는 디자이너 본인의 편에서 생각한 ‘너무 아름다운(?)’ 디자인만 판을 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기질 덕분에 중국이 아트계에서는 큰 힘을 발휘 하고 있는 실정이지만요)

하지만 요즘 들어 부쩍 중국 디자인 시장이 변화함을 느낍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다음 세대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면 크리에이티브 산업(이곳에서는 창의 산업이라고 이름 부릅니다)을 육성해야 한다는 국가적 목표 아래, 그에 걸맞는 인프라 구축에 대한 지원이 대단합니다. 디자인 인력 면에서도 예외는 아닌데, 이미 대만이나, 홍콩, 싱가폴 등지의 중국계(화교) 디자이너들이 대거 유입 되어있고, 디자인 선진국에서 유학을 한 중국 본토 디자이너들도 속속 중국 시장으로 몰려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중국의 거대 자본과 힘을 합쳐 중국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날은 올림픽, 엑스포로 세계의 시선이 몰린 지금의 현실에 비추어서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그 신호탄의 중심에 분명 100% 디자인 상하이는 서있음이 분명하구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처음이라 수준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기는 어려웠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연착륙 했다는 점에서 자축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수많은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만으로도 큰 수확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일반인의 입장료가 500위엔-우리 돈 약 8만원이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또 통역이 없이 진행된 세미나의 경우 장시간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 중국 학생들 영어로 직접 질문을 하더군요)


드룩 디자인의 리하르트 휘텐 Richard Hutten이 만든 이파리(the Leaves)가 놓인 야외 카페. 이파리의 끝부분엔 자석이 있어 냉장고 같은 곳에 붙여 장식을 하면 됩니다. 어떤 외국인이 사진의 이파리를 하나 때어내어 자신의 양복 깃에 꽂는 걸 보고 나도 몇 개를 때어 내어 이곳 저곳 꽂아 놓았는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외국인이 바로 리하르트 휘텐. -_-;;




세미나 중인 리하르트 휘텐입니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 나오는 록스타 같은 포스를! 역시 세미나 내내 캔맥주를 들이키더군요. You Rock!





이번엔 앨런 챈 Alan Chan의 세미나. 중국 학생들의 열기와 호응이 아주 열광적이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차이나 디자인 나우’가 열리고, 상하이에서는 런던을 시발로 한 ‘100% 디자인’전이 열리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요? 운도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실력이라던가요? 우연 역시 거듭되다 보면 필연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점에서, 현대 디자인의 메카 중 한 곳인 런던에서 주목함으로써 시작된 2008년 중국 디자인의 용틀임은 그 기운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저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세계 디자인계에서 차지하는 중국 디자인의 위치가 무시 못할 것이라는 데 한 표 던지겠습니다(몇 표 더 던질 수 있다면 기꺼이 몰표를. 10년 전만해도 삼성의 디자인이 지금처럼 매끈할 것이라고는 또 소니의 아성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이라고는 그 누가 예상했었나요). 자, 여러분은 어떡하시겠습니까. 쳇, 웃기지도 않아,라며 애써 무시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우리만이 가능한 ‘코리안 디자인’이라는 스타일을 만들고자 노력하시겠습니까.


100% 디자인 상하이 오프닝 파티



전시회의 오프닝 파티는 상하이의 가장 럭셔리한 힙 플레이스 '쓰리 온 더 번드 Three on the Bund' 건물 2층에서 열렸습니다. 칵테일 무제한 제공이라는 말에 혹해서 갔더니,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맥주로 교체했더군요. 맥주라도 어디냐,며 아주 공짜를 밝혔습니다. -_-;;


파티장 창 밖으로 내다보아는 강 건너 푸둥의 야경. 그 야경을 배경으로 한창 공사중인 도로 모습이 중국의 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듯 합니다.


파티장을 가득 메운 사람과 사람들.


파티장 한켠에 전시된 디자이너 체어들. 아우, 모두 다 가지고 싶군요@! 특히 소리 야나기 Sori Yanagi의 버터플라이 스툴과 톰 딕슨 Tom Dixon의 미러 볼 - My all-time favorite!



파티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던 마이클 영 Michael Young이 디자인한 스틱라이트 Sticklight (이너모스트 Innermost사 제품). 마이클 영의 세미나도 계획이 되었었는데, 당일 취소가 되어 개인적으로 좀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스폰서 중에 아센티오 디자인 Asentio Design이라는 외국게 회사가 있습니다. 상하이에서 잘 나가는 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 전문회사랍니다. 그곳에서 시니어 그래픽 디자이너로 당당하게 일하고 있는 (조만간 매니저가 된다는) 김승헌씨입니다. (사진 중앙) 왼쪽은 같은 회사의 멀티미디어 디자이너인 후앙입니다.


맨 위에 아센티오 디자인의 로고가 보이네요.



그나저나, 평소 존경해 마지않던 그래픽 디자이너가 한 분 있습니다. 앞서도 잠깐 사진으로 소개드린 홍콩 출신의 앨런 챈이 바로 그분입니다. 코카콜라의 중국어 로고를 디자인 하신, 동양인으로서는 유일하다시피한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인데요. 이날 파티가 열린 "쓰리 온 더 번드" 건물 내의 에비앙 스파 Evian Spa, 왐포아 클럽 Whampoa Club의 인테리어도 하셨답니다. 이날 파티에서 이분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오, 예@!) 같이 사진도 찍구요. 그나저나...



같이 간 친구에게 부탁을 했는데 그만, 이렇게나 흔들었군요. ㅠ_ㅠ


저는 이렇게나 잘 찍어줬는데 말이죠. -_-;; 같은 학교 인테리어 디자인학과의 로렌스입니다.


기분은 한창 업이 되었는데 공짜술이 그만 떨어져버려 자리를 옮겨 좀 더 달렸습니다. 같은 와이탄 지구의 또 다른 힙 플레이스 번드 에잇틴 Bund 18의 맨 꼭대기층에 자리잡고 있는 바 루즈 Bar Rouge. 그곳 오픈 테라스에서 황푸강의 강바람을 맞으며 디자인 인생과 사는 이야기를 안주삼아 칵테일을 부었습니다.


전시회가 열린 3일 동안 상하이 곳곳에선 또 다른 조그마한 디자인 행사들이 열렸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아센티오 디자인의 3주년 기념 파티도 그 중 하나로 '상하이 조각 미술관'에서 열렸는데요. (조각작품들 사이에서 마시는 와인이라뇨. 이거 너무 좋습니다!) 이런 저런 디자이너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금방 흐르더군요.



개중에는 반가운 분도 계셨는데요. 미국에서 IDEO 상하이에 6개월간 파견 근무를 나오신 IDEO 제품디자이너 김보성씨랍니다. (사진 오른쪽. 왼쪽은 앞서도 소개드린 아센티오 디자인의 김승헌씨) 김보성씨는 순수 국내파시라는데 실력 하나로 굴지의 디자인 펌에서 자리매김하시는 모습이 부드러운 성품만큼이나 보기 좋았습니다.

아센티오 파티가 끝나자 마자 다시 자리를 옮겨 100% 디자인 상하이의 클로징 파티에 참석했답니다. (아, 무지 바쁜 3일이었습니다) 전시회 스폰서 중의 하나인 디자인 리퍼블릭 Design Republic의 와이탄 쇼룸에서 열렸는데요. '인비테이션 온리'가 무색하게 많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답니다.




100@ 디자인 상하이 클로징 파티 @ 디자인 리퍼블릭



술이 모자라 분위기가 조금 썰렁했던 오프닝 파티와는 달리, 이번은 확실하게 쏘더군요.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리하르트 휘텐씨와도 또 앨런 챈씨와도 말이죠. 아, 지난 번 사진이 잘 못 나와 아쉬웠는데 다시 사진 찍을 기회가 생겨 다행이군요. ^_^



이번에는 잘 나왔군요! 저번 사진이 잘 안나왔다니, 한 장 찍고나서 잘 나왔나 확인해 보라고 그러시더군요.


학교 동료인 로렌스와 100% 디자인 도쿄의 프로모터인 코니시 시즈오카씨입니다. 도쿄 전시회가 열리는 10월에 꼭 도쿄로 놀러 오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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