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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디아 보드카 병 디자이너, 따삐오 비르깔라(Tapio wirkkala)

핀란드 디자인의 특징은 ‘자연과의 조화’, ‘소박하고 단순한 형태의 아름다움’,’높은 실용성’ 등으로 간단히 말할 수 있다. 일년 중 절반 정도의 기간이 해가 들지 않는 어둡고 기나긴 겨울이기 때문에 빛을 최대한 이용하는 방식을 많이 연구했고, 지구의 북쪽 끝, 핀란드만이 가진 독특한 자연환경 역시 핀란드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19세기 이후 활발히 전개된 핀란드 전통 공예의 발전과 다양성으로 디자인이 풍성해진 이유도 들 수 있겠다.

실용성을 우선시한 단순한 형태의 핀란드의 디자인들은 쉽게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파격적이고 무척이나 솔직한 네덜란드 디자인에 익숙했던 필자의 눈에 핀란드 이곳에서도 저곳에서도 보이는 똑같은 전통 디자인에 싫증내지 않는 핀란드인들이 처음엔 신기하게 여겨졌으나, 그러한 제품들과 공간을 사용하면 할수록 점차 그런 디자인들을 좋아하고 항상 가까이 하고픈 마음을 갖게 되었다. 핀란드에 사는 외국친구들과 함께 핀란드 디자인은 중독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핀란드 역사상 최고의 경제 융성기였으며, 또한 핀란드 디자인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1950-60년대에 디자인된 작품들이 아직도 왕성하게 생산되고 판매되고 있는 듯 하다. 이 시기에 활발한 활동을 했던 핀란드 디자이너 까이 프랑크 Kaj Frank (1911~1989), 알바르 아알토 Alvar Aalto(1898~1976)와 그의 부인 아이노 아알토 Aino Aalto (1894~1949), 따삐오 비르깔라 Tapio Wirkkala (1915~1985), 띠모 사르빠네바 Timo Sarpaneva (1926~)등은 당시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핀란드의 대표 디자이너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이들의 작품은 핀란드 일반인들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지금도 평범한 핀란드 가정집 어디에서나 이들의 오리지널 작품 몇 개쯤은 발견할 수 있다. 한가지 더, 핀란드 사람들도 유럽인답게 ‘앤틱’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한다. 헌데 핀란드의 앤틱가게에 들어서면 고풍스런 르네상스, 아르 테코 시대의 고가구 등의 작품들은 눈에 띄지 않고, 심플하고 간결한 유리제품, 도자기제품, 목재로 만든 가구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핀란드 사람들에게 있어 ‘앤틱’이란 바로 이러한 20세기 초에서 중반 시기의 디자인 작품들을 의미한다.

이번 호에서는 이색적이고 신비로운 북극나라 핀란드의 미학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따삐오 비르깔라의 작품세계를 살펴보자.

* the Finlandia vodka bottle, 1970
비르깔라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사용된 작품일 듯싶다. 독한 보드카를 유난히 사랑하는 핀란드인답게 핀란드의 어느 가정집에서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따삐오 비르깔라 (Tapio Wirkkala, 1915-1985, Finland)
-- Eye, Hand and Thought

예술과 공예 그리고 비쥬얼 아트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들 선보인 비르깔라는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핀란드 디자이너중 한명이다. 그는 핀란드의 대표 디자인회사인 이이딸라사(Iittala)에서 작업하면서 조각적이고 자연의 형상을 자연스럽게 그 형태에 녹아 들게 하는 유리작품들을 디자인하였다. 또한 그의 작품들은 기술자와 예술가의 치밀한 협력의 산물로써, 양자간의 상호협력이 얼마나 디자인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예이다.
이국적인 북극의 자연을 잘 나타내준 그의 작품은 밀라노 비엔날레에서 1951년과 1954년 두 번이나 그랑프리를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비르깔라의 대표작으로는 Chantarelle(1946), Jaavuori화병(1955), Ultima Thule(1968), Luna(1970)와 많은 관광객들에게 친숙한 Finlandia Vodka(1978) 유리병등을 꼽아볼 수 있다.



* Jaavuori(Iceberg)화병,1955
1950년대 핀란드 디자인의 대표작으로, 자유로운 형태의 크리스탈 작품이다. 마치 날카롭게 잘려나간 북극 빙하의 일부분과 같은 형태의 이 작품은 연속적인 운동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 Ultima Thule(1968)

비르깔라는 ‘디자이너의 눈은 그의 손끝에 있어야 된다’(A designer must have eyes in his fingertips)고 말한다.
1946년 그는 대표적인 핀란드 디자인 회사인 이이딸라(Iittala)의 컴피티션에 당선되면서 이이딸라 소속 디자이너로 활동하게 된다. 그리고 실질적인 글라스 메이킹 과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mould(형틀잡기)과정에서부터 blowing stage(유리에 공기를 불어넣는 마지막 작업단계) 과정 전체를 통틀어 연구하였다.
디자이너가 이제까지의 제작 과정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면 언제나 그렇듯 유리 제조공들은 이러한 새로운 제조방법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가 직접 제작한 조개모양의 공기볼 30개를 만들어 보인 다음에야 제조공들에게 받아들여졌다.

또 한가지 그의 이이딸라사에서의 작업이 성공을 거둔 이유로 시대적 배경을 들 수 있겠다. 1950년대 핀란드 디자이너들이 기업체에서 끌어들이기 시작하여 1960년대에는 디자이너들이 산업제품과정과 제품개발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디자이너들은 그들의 예술성을 충분히 살려 작품을 상품화시킬 수 있었다.


* Ultima Thule(1968) 작품의 모티브가 된 자연 패턴 사진

* Ultima Thule(1968),Iittala

1967년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 박람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작품 시리즈로, ‘세계에서 가장 먼 북쪽 끝’이라는 의미의 작품명에서 보여지듯 마치 얼음으로 만든 듯한 이국적인 북극 느낌이 나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표현주의적 양식의 이 작품들은 이색적이고 신비로운 북극나라 핀란드의 느낌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그의 디자인의 특징인 자유로운 형태(Free Form)와 표현주의(Expressiveness)는 1960년 비엔날레에 선보인 ‘Paa-dar’s ice’ 글라스 작품에서도 볼 수 있다.

* 새를 스케치하고 있는 비르깔라.
새의 역학적 형태는 그의 디자인 작품을 통틀어 계속해서 모티브가 되었다.

그의 드로잉 솜씨는 초기 예술적 성향이 짙은 형상 묘사 위주의 글라스 작품에서 잘 느낄 수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초기작품으로는 ‘leaf’, ‘shell shape’, ‘kantarelli(chanterelle)’ 병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작품들은 세련되고 잘 걸려진 명확한 형태의 조각적인 성향이 강한 작품들이다.

* leaf (나뭇잎 접시)
그의 가장 유명한 대표작 중 하나로, 북극지방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재료인 자작나무로 재작하였다.

* shell shape platter (조개모양 접시), 1951
자작나무로 제작하였다.

* occasional table과 nikke chair(model9019)

유리공예 디자이너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던 비르깔라는 목재의 사용면에서도 뛰어난 기술과 형태미를 결합하여 성과물을 내었다.
주로 자작나무를 재료로 여러겹의 얇은 나무판(laminated plywood) 블록을 조합하고 조각하여 선적인 리듬을 형태에서 이끌어냄으로써 목재라는 재료성과 조각성이라는 시각적 효과를 동시에 거두었다.

* coreani, 1966
그의 작품 중에는 놀랍게도 우리나라의 이름을 딴 꼬레아노(Coreano 1968)라는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
북극 겨울하늘에서 관찰되는 신비스런 오로라처럼 오로라소용돌이치는 빛의 형상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작품은 이태리 베니니(Venini)회사를 위해 디자인하였다.
서로 다른 색상을 번갈아 섞는 이러한 제조법은 16세기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지만 그가 사용하기 전까지는 널리 사용되지 않았던 유리 세공법이라 한다.


* inari, 1981
작품명 ‘이나리’ (inari)는 핀란드의 북쪽지방 라플란드(Lapland)에서도 인간이 살 수 있는 가장 북쪽 끝 지명이름이다. 우리 동양인과 얼굴생김새가 닮은 사미(Sami)족이라는 에스키모족이 빙하시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거주하며 그들만의 언어와 문화를 지켜나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르깔라는 또한 핀란드 에스키모족들이 사용하던 전통 칼 등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따서 간결하면서도 기능적인 테이블웨어를 디자인하였다. 나무와 실버 또는 동과 실버의 은은하고 우아한 컴비네이션이 그 특징이다.



* silverwing-duo servers



* flatware service
1957년 디자인된 실버 테이블웨어 시리즈로 벨기에 브뤼셀의 세계 박람회에서 ”the cutlery of the future”란 작품명으로 처음 선보였다.






* pirkka knife
전통 에스키모족들의 나이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 bolle, 1966



* bolle murano glass vessel



* filigrane,. 1968

그는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자연의 형태에도 관심을 가졌다. 대지표면의 구조와 형태, 작은 곤충의 형태와 움직임, 물의 흐름 등에서 도출되는 자연의 디테일들을 카메라로 담아 어떠한 방식으로든 그의 작품에 반영되었다. 이러한 자연의 이미지와 느낌은 그의 전 작품을 통틀어 적용되었다. 그 느낌만 반영된 작품도 있고, 조형적 형태에 반영된 작품들도 찾아볼 수 있다.


* 새의 형상을 따온 조각물



* 맑은 하늘아래 자작나무의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연상되는 테이블



* 자연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들

* linssi(렌즈), 1970, Iittala
자연의 패턴 외에도 비르깔라는 빛과 광학을 그의 작품에 끌어들였다
비르깔라의 렌즈(Linssi 1980)라는 작품은 빛과 광학의 영향을 받은 조형미를 찾아볼 수 있다. 그의 딸 마아리아는 이 볼은 명확하게 포토그라피에서의 아빠의 후기작품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내부 표면은 완전히 스타레이트인 반면에 외부는 특징적으로 돌출되어 있으며, 안쪽으로 커브가 틀어져있다. 이 가장자리 테두리는 마치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작용을 한다. 이 볼안에 놓인 커피 컵은 이 렌즈를 통해 위아래가 거꾸로 된 것처럼 보여진다.




* piatto di tapio



* Rosenthal bag vase



*상(우)-- candelabrum model no.TW4121
*상(우)-- sol luminaire
*하(좌)-- table lamp,model KD-11
*하(우)-- TC8 teacart



유리공예로부터 테이블웨어,가구,조명 등 매우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한 그는 핀란드 디자인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로 여겨진다.
자연과 빛을 응용한 다양한 비르깔라의 작품세계는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그의 단순하지만 멋스럽고, 실용적이면서 세련된 그의 작품들은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화려한 색상과 형태로 이목을 끌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고 소박한 멋이 정직하게 묻어나는 그의 디자인이 아직까지도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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