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틀리(Oatly)’는 귀리로 우유를 만드는 스웨덴의 기업으로 유당불내증을 연구하던 스웨덴의 식품공학자 리커드 아스티(Rickard Öste) 박사가 컴퓨터 엔지니어인 그의 동생 욘 아스티(Björn Öste)과 함께 1993년 스웨덴 말뫼에서 설립했다. 유당불내증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고기나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는 비건이나 채식주의자는 물론 Z세대 사이에서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웨덴뿐만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20개국에서 판매가 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최근에 채식과 비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재 동서식품에서 수입하고 있다. 오틀리는 귀리 우유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크림치즈와 식감이 비슷한 비건 귀리 스프레드, 아이스크림, 요거트, 쿠킹 크림 등 유제품에 대한 대안을, 귀리를 통해 제공한다.

스웨덴의 작은 로컬 회사였던 오틀리는 더 큰 시장을 공략하고 브랜드를 성장시키기 위해 2012년 CEO로 토니 피터슨(Tony Petersson)을 선임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한 리브랜딩에 들어갔다. ‘선함’과 ‘대담함’을 브랜드의 키워드로 잡고 유머러스하면서 때로는 건방지고, 때로는 뻔뻔한, 환경을 생각하는 독특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이를 위해 오틀리는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를 키 비주얼로 사용하며 패키징, 로고, 웹사이트의 리디자인은 물론이고 창의적인 캠페인과 옥외 광고로 소비자에게 오틀리만의 정체성을 전달하고 있다.

그중 가장 최근에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한 옥외 광고는 재치 있으면서 오틀리 특유의 디자인으로 행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하고 있다. 파리는 벽화에 제품이나 로고가 있으면 예술적인 작업이 아니라고 해당하여 벽화 작업을 허가할 수 없는 엄격한 상업 광고 법규가 있다. 하지만 오틀리는 벽화 앞에 주차된 트럭이나 야외 공공 화장실과 같은 주변 사물을 활용해서 오틀리의 이름과 이미지가 노출되는 부분은 절묘하게 벽화에서 뺀 것이다. 벽화와 주변 사물이 절묘하게 하나로 결합하어 멀리서 봤을 때는 오틀리의 옥외 광고가 완성된 것이다. 또한 옥외 광고의 카피도 “이 벽에 귀리 음료 하나가 더 있으면 좋지 않을까?”, “이것은 예술 작품인가 아님 귀리 음료 광고인가?”, “이 벽화는 당신에게 오틀리가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등 유머러스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런 창의적인 광고가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오틀리는 ‘마인드 컨트롤 부서(Department of Mind Control)’라는 인하우스 팀을 통해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존 스쿨크래프트(John Schoolcraft)는 아무리 창의적인 광고를 만들어도 전통적인 기업 구조와 마케팅팀에서 이를 승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부서를 만들었다. 해당 부서는 복잡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영업, 유통, 공급 프로세스, 마케팅 프로세스 등 모든 영역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논의한 다음 이를 실행으로 옮긴다. 어쩌면 오틀리의 창의성과 기발함이 기업의 구조적인 면에서 오는 불편함을 없앤 마인드 컨트롤 부서를 만나 오늘날 오틀리의 유머러스한 브랜딩이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참고링크

https://www.fastcompany.com/90991367/oatlys-fake-graffiti-invites-real-protest-in-paris

https://www.creativemoment.co/oatly-in-paris-another-ad-you-wish-youd-thought-of

https://www.contagious.com/news-and-views/oatly-talk-marketing-strategy-john-schoolcraft

황소흠(스웨덴(스톡홀름))

soheum@naver.com

Umea Institute of Design 인터랙션디자인 석사 졸업

연세대학교 정보 인터랙션 디자인 졸업

(현) 맥킨지디자인 디지털프로덕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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