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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시선, Mark Braun

 


iF Design Award 의 수상작들이 발표되었다. 당연히 수상하리라 예상했던 디자인들이 Gold 어워드의 영애를 안았고, 잘 알지 못한 신선한 작업들도 발견할 수 있는 수상 리스트다. (리스트 링크)  천천히 리스트를 따라 스크롤을 내리다보니,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띈다. 

 


Mono는 ‘독일 커틀러리의 아이콘’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적이 있는 (리포트 링크) 오래된 브랜드. 그들의 신제품 Mono V는 이미 올해 German Design Award에서 Gold라는 최고의 디자인에 선정되었기에 iF Gold를 수상했다는 소식이 놀랍지는 않지만, 드디어 최근 필자의 최애 디자이너를 소개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뛴다. Mono의 신제품 컬렉션은 늘 궁금하다. 결과물도 당연히 궁금하지만, 협업 파트너를 선정하는데 아주 까다로운 Mono의 새로운 파트너는 누구일지가 더 알고 싶어진다. 2022년 말 공개된 Mono V를 보고 디자이너가 누구일지 궁금했고,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알게된 스튜디오 마크 브라운 - Studio Mark Braun. 그래 이번에는 작년 말부터 아껴뒀던 Mark Braun을 소개해야겠다. 





 

2023 iF Award Gold: Mono V (이미지 출처:markbraun.org)





6월 리포트의 전편에서 리차드 사퍼를 이야기 한 것도 어쩌면 마크 브라운을 더욱 잘 소개하기 위한 장치(?)였다. 독일 디자인의 거장과 차세대 거장 후보를 나란히 놓고 이야기 하고 싶었던 마음. 필자의 최애 거장 리차드 사퍼 옆에 두고 싶을만큼 평소 가장 주목하고 좋아하던 디자이너 마크 브라운을 알아보자. 





 

마크브라운과 그가 디자인한 만년필에 각인된 디자이너 시그니처 (이미지 출처:tyleepens.com)





1976년 독일의 중북부 도시 Hanover (하노버) 근교의 작은 도시 (라기보다는 시골 마을) Gehrden (게르덴)에서 태어난 마크 브라운은 (이름마저 디자인을 할 운명이었는지 성이 무려 Braun이다) 현재 독일의 (비교적) 젊은 디자이너들 중 가장 활발히 활동하면서 국제적으로도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원래 목수 교육을 받았던 마크는 (독일의 교육 시스템은 문과/이과의 정규 고등교육 외에도 직업학교가 존재하는데,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일찌감치 그들의 진로를 정하고 직업학교에 진학해서 마이스터 과정을 밟기도 한다) 이후 목공 마이스터 교육이 아닌 네덜란드의 포츠담 응용 과학대학 (Potsdam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와 아인트호벤 디자인 아카데미 (the Design Academy Eindhoven), 독일의 할레 부르크 기비첸슈타인 예술대학 (the Burg Giebichenstein University of Art and Design in Halle)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다. 도대체 왜 두곳의 네덜란드 학교와 한곳의 독일 디자인대학 등 세군데서 디자인을 전공했는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만나게되면 꼭 물어보리라), 아무튼 졸업 후 바로 취업 전선이 아닌 창업 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본인의 이름을 딴 Studio Mark Braun을 설립하고 산업용 제품, 액세서리, 가구와 조명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는 마크 브라운은 Authentics, E15, Lobmeyr, minimum, Northern Lighting, NOMOS Glashütte, THONET, mono등 수 많은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해오고 있다. 




세군데의 학교에서 공부한 탓일까? 프로 디자이너로 작품 활동을 하는 동시에 디자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병행하는 마크는 스위스 취리히 예술대학과 프랑스의 에꼴, 그가 졸업한 할레 예술대학에서 겸임/객원 교수로 재직(했) 중이다. 




이제 그의 작업들을 살펴보자. 가장 먼저 최근에 German Design Award와 iF Design Award에서 모두 Gold를 수상한 mono V다. 새로운 컨셉의 커틀러리 (숟가락, 포크, 나이프)의 개발 목적은 최대한 적은 양의 재료 사용이었다. 물론 mono는 대부분의 클라이언트처럼 마크 브라운에세 그러면서도 가장 안정감있고, 내구성이 좋으면서도 심미적으로 매력적인 커틀러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합리적 의심) 2020년에 시작해서 2.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커틀러리 하나 만드는데도 2.5년을 기다려주는 독일인들의 진지한 인내심에 경의를 표한다) 세상에 나온 mono V의 이름은 커틀러리의 단면에서 비롯되었다. 마크 브라운은 가장 최소한의 스테인리스를 사용하기 위해 가장 안정적인 형태를 찾아내는데 몰두했고, 그 노력으로 탄생한 것이 V자 와 닮은 엠보싱이었다. 숟가락 (포크와 나이프 역시)의 머리부분에서 손잡이로 이어지는 마지막 부분까지 V자 형태를 유지함으로써 최적의 안정성을 제공하면서도 1.5mm 두께의 초박향 스테인리스 강판만 사용해도 가능한 내구성을 만들어 낸 것이다. 밋밋하기 쉬운 커틀러리의 평면적 이미지에 V자 엠보싱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주름이 더해져서 완벽하게 엘레강스하면서도 위트있는 디자인이 탄생했다. 가장 적은 양의 재료 사용, 안정성과 내구성, 매력적인 심미성까지 모든 체크박스에 표시되는 순간이다. (박수)


 





 

Mono V의 디자인 (이미지 출처:mono.de/v)

 






 

Mono V의 제작 과정 (이미지 출처:mono.de/v)

 

 




 

Mono V의 사용 모습 (이미지 출처:mono.de/v)

 





 

마크 브라운은 mono에게만 사랑 받는 것이 아니다. 이름도 비슷한 독일의 명품 기계식 시계 브랜드 NOMOS (Nomos Glashütte) 는 일찌감치 마크의 재능을 발견하고 많은 손목시계의 디자인을 그에게 의뢰했다. 그 중에서도 Metro 시계는 여러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물론, NOMOS의 스테디셀러 제품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다. 



 


 

  왼쪽부터 Metro 38 Datum, Metro Nachtblau, Metro Neomatik, Metro  (이미지 출처:markbraun.org)

 






 

뮌헨의 고급 식당에서 만나고 일부러 찾아보게 된 유리잔은 Monkey 47이라는 유명한 (고급) 진을 따라 마시기 위해 디자인된 것이었다. 이 잔에 반했지만, 정작 디자이너가 누군지 모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마크 브라운이었던 것은 운명일까? 




 




 

  Monkey 47 the tumbler  (이미지 출처:markbraun.org)





더 많은 작업들이 있지만, 본 리포트에서 소개하는 마지막 프로젝트는 필자의 최애 마크 브라운의 작업 중에서도 또 한번 최애인 Piro Wardrobe이다. 독일의 작지만 꽤 많은 마니아를 가진 가구 브랜드 Echtstahl과 협업해서 2018년 IMM 쾰른 가구 박람회에서 공개된 이 옷걸이가 우리집 현관에 놓이게 되길 바라고 있다. 199유로라는 디자이너의 명성대비 비교적 저렴한 이 옷걸이의 구매를 위해 지금있는 옷걸이를 하루마다 조금씩 고장내야 겠다. 메탈 프레임을 조금씩 밴딩해서 옷이 걸릴 공간을 만들고 하단부에는 가방이나 우산, 신발 혹은 작은 소지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선반을 연결한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명료하고 세련됐다. 






 




 

 Echtstahl Piro Wardrobe (이미지 출처:markbraun.org)






6월이 지나갔다. 어제 2023년이 시작한 것 같은데 시간은 참 화살 같다. 이번달도 두편의 리포트를 쓰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한명의 디자이너 (리차드 사퍼)는 세상을 떠났지만, 작품이 남아서 그의 시간이 끝나지 않은 느낌이라면 또 한명의 디자이너 마크 브라운의 시간은 이제 막 시작한 것 같다. 서로 다른 세대의 두 디자이너가 살아내고 그려내는 시간이 만나서 동시대에 디자인을 하고 있는 필자에게 또 수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으로 공급되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참고 사이트 / 자료 

mono.de/v

markbraun.org





 

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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