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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K5] 100년의 발자취, 오랜 은행 건축물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다.


K5

 

대부분 도시개발이라 하면 낡은 건물을 허물어 버리고 새로운 건물, 더 높은 빌딩을 세우는 ‘Scrap and build’ 방식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과거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와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대의 변화와 수요에 맞게 새로운 기능을 접목하는 ‘재생 건축’, ‘공간 재생’ 기법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디벨로퍼 업계는 유럽과 뉴욕의 재생 건축 트렌드를 참고하여, 한때는 부흥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쇠락해 버린 지역과 건축물에 호텔 기능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하는 개발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대규모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달리, 오래된 건축물을 허물지 않고 본래의 외관이나 정체성을 보존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차세대에 이어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2020년, 도쿄의 증권가로 불리는 니혼바시 가부토초(日本橋・兜町)에 오픈 한 K5 는 오래된 역사적 건물을 리노베이션하여 마이크로 컴플렉스 (소규모개발로 이뤄진 지역밀착형 복합문화시설) 로 전환시킨 ‘재생 건축’, ‘공간 재생’ 의 성공사례 중 하나이다. 개업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가부토초의 랜드마크로서 꾸준히 도쿄인들의 사랑을 받는 K5 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일본 최초의 은행인 제일은행(현 미즈호은행)의 별관으로서 건설 된 카부토초 제5평화빌딩

 

ⓒ 清水建設株式会社 (시미즈 건설)

 

 

니혼바시 가부토초(日本橋・兜町) 는 메이지 시대 이후부터, 일본 금융 역사의 상징이자 경제 발전의 중심지로서 오랜 세월 부흥기를 누려왔다. 도쿄 증권 거래소 주위는 늘 주식중개인들로 붐볐으며 혁신적인 기업과 투자자들이 모여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던 ‘금융의 메카’였다. 하지만 1999년 모든 증권거래가 전산화되며 더 이상 주식 중개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거리는 활력을 잃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곳에 자리 잡았던 외국계 투자은행, 기업들까지도 롯폰기와 같은 동경의 중심 지역으로 오피스를 옮기면서 가부토초는 급속도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 지역 일대의 토지를 보유하고 빌딩을 관리하던 디벨로퍼 ‘헤이와 부동산 (平和不動産) ’ 은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니혼바시・카부토초・카야바 지역의 재생 사업을 추진, 핀테크 기업을 비롯한 신생 기업의 성장을 도우며 새로운 국제금융도시로 입지를 다지고자 프로젝트의 선발주자로서 마이크로 복합시설 K5 을 탄생시켰다.

 

 

ⓒ K5 

 

K5 프로젝트에 채택된 건축물은 1923년 준공된 일본 최초 은행, 제일은행의 별관 ‘카부토초 제5평화빌딩’으로 스웨덴의 건축 유닛 CKR (Claesson Koivisto Rune)이 리노베이션의 디자인 감수를 맡았다. CKR은 본 건축물이 지닌 일본 금융의 시발점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옛 건축물의 중후함, 그리고 북유럽 감성과 일본 특유의 ‘와(和)’ 요소를 절묘하게 섞어 K5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부여하고자 했다. 또한 B1F〜1F에는 이곳에서만 접할 수 있는 엄선된 푸드 테넌트를, 2F〜4F에는 프로젝트의 구심점이자 핵심인 고급 디자인 호텔 ‘K5 HOTEL’을 선보이며, ‘동(動)적인 요소’와 ‘정(静)적인 요소’의 대비를 통해 오감을 자극하는 이용자 체험을 꾀했다.

 

 1층 레스토랑 & 커피숍 에리아. 구획을 나누지 않는 심리스하고 모호한 공간으로 연출하고 있다.  ⓒ K5

 

 
ⓒ K5 

AIMAI(모호함)

 

CKR은 모호함을 뜻하는 일본어 ‘아이마이 (曖昧)’ 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확실치 않은, 어쩌면 네거티브한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이 단어를 포지티브하게 해석한 것이다.  AIMAI의 디자인 철학은 시설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는데, 우선 1층에 자리 잡은 리셉션 레스토랑 ‘CAVEMAN’, 카페 ‘SWITCH COFFEE’, 그린 숍 ‘YARD WORKS’, 칵테일&티 바 ’Ao’ 의 모든 공간이 나뉜 듯, 정확한 구분 없이 존재한다.  K5 HOTEL의 스위트 룸 또한 벽이나 문에 의한 구획을 설치하지 않고, 4.5m 높이의 천정에서 내려오는 부드러운 리넨 소재의 캐노피 커튼과 선반을 설치하여 '굳이 공간을 나누지 않고 구분 짓지 않는 모호함'을 나타냈다.

 

 ⓒ K5 

 ⓒ K5 

 

TIMELESS(시대를 초월한, 영원함)

 

약 100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버텨온 기존 건축물 본연의 모습과 역사를 간직하고자 외관은 가능한 한 그대로 남기며 내부만 개보수를 실시. 1층과 호텔 객실 내부의 바닥은 97년 전 지어진 건물의 콘크리트 골조(구체)를 그대로 살려 세월의 흔적을 세련되게 연출 해냈다. 또한 객실의 문은 모두 구리로 제작되었는데 이는 문을 이용한 사람들의 지문이나 손때, 흔적을 남기며 세월이 지나면 색이 변하는 10원짜리 동전처럼 객실 문도 자연스럽게 변화해 나가길 바라는 염원을 담으며 앞으로의 새로운 역사를 더 해가겠다는 스토리성을 엿볼 수 있었다.  

내부에 배치된 가구와 조명은 CKR이 디자인을 담당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가구브랜드 TIME&STYLE의 현지 장인들이 참여해 제작을 맡았다. 객실 벽면과 욕실의 천장은 백향목을 사용해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 디자인 곳곳에 가미된 전통공예 기법들은 일본적인 색채를 더하는 역할을 하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오묘한 분위기와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롭게 자아냈다.



ⓒ 
K5 

새롭게 형성된 K5의 다양한 기능들은 가부토초에 젊은이들을 유입시켰고, 의도한 바 이상으로 반응은 뜨거웠다.  자연스럽게 지역 공동체는 활성화하였으며 방문자들 간의 다채로운 상호작용 또한 유도했다. 결과적으로 K5 프로젝트를 지휘한 헤이와부동산은 낙후된 가부토초에 새로운 색을 입히기에 성공했고, 나아가 지역과 공간에 “지속가능성”을 더했다. 가부토초는 지금 오랜 전통과 새로운 젊은 문화가 뒤섞인 다양한 상점과 오피스가 들어서며 새로운 의미를 지닌 지역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리에 다양한 세대가 모여, 다시 한번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K5가 있다.


K5 시설개요

시설명 : K5 (케이파이브)
개업일 : 2020年2月1日 open
주소지 : 3-5 Nihonbashi Kabuto-cho, Chuo-ku, Tokyo 103-0026
공식사이트 : http://k5-tokyo.com
관련 사이트

 

강지연(일본(도쿄))
Tama Art University 정보디자인학과 미디어예술 졸업
(현) Apollo&Char Company inc. 크리에이티브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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