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작품을 360도, 큰 스케일로 느껴보는 체험형 전시가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다. 디지털 프로젝션과 가상현실이 어우러진 이번 전시는 고전적인 그림을 스토리텔링과 기술, 차원을 달리하는 공간 디자인으로 다각화시켜, 다양한 배경을 가진 관람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전시장을 찾으면, 고흐의 대표작 두 점,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과 ‘해바라기Sunflowers’을 업스케일한 파사드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동선을 따라, 30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에 시선이 극적으로 닿도록, 내부 조명을 극적으로 연출했다.

작가의 작품에 나타났던 상징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은 특별히 인터랙티브 전시로 조성했다. 모노 그래픽과 작가에 대한 개인적인 내러티브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관람객은 고흐를 위대한 예술가 이전의 사람으로서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

고흐의 작품을 개괄적으로 감상하고, 작가 개인을 이해하게 된 관람객은 시점에 따라 이미지가 다채롭게 변형되어 보이는 ‘아나모르포즈Anamorphose 룸’으로 이동한다. 고흐의 활동 고장이었던 프랑스의 아를Arles을 배경으로, 작가의 방과 거리를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물리적으로 뒤틀린 모습으로 프로젝션했다. 일상의 공간이 뒤틀리는 환각과 섬망 증세를 겪었던 고흐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며, 작품 이해에 깊이를 더한다.

1800년대 후반의 일본 목판인쇄가 유럽에 끼친 ‘자포니즘Japonisme’의 영향을 받으며, 더욱 확고해진 고흐의 작업 스타일은 미각과 시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특별 체험 공간에서 소개한다.

이머시브 룸에서는 40여 분의 디지털 프로젝션 맵핑과 조명, 음향 연출이 어우러져, 관람객들이 작품 안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작가가 작품 활동 기간, 지속해 그렸던 해바라기를 모티브로, 고흐의 초창기부터 후기까지의 다양한 작품이 어떤 스타일로 변모하며 발전되어 갔는지,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연출했다. (영상 보기)

전시의 마지막은 ‘아를의 아티스트의 일생 중, 하루A Day in the Life of the Artist in Arles’라는 테마로, 관람객들이 라이브 스크린에 자신들의 스케치를 남기고 포스팅하는 공간과 10미터 가상현실 전시 공간으로 조성됐다.

미국과 유럽에서 성공적인 이머시브 전시를 기획해 온 H&B 그룹의 이번 전시는 다양한 색과 패턴을 가진 예술적인 초콜릿을 만드는 ‘제니스 웡Janice Wong’, 생활가구 브랜드 ‘캐스트러리Castlery’, 디스플레이 회사 ‘프리즘PRISM+’ 등, 싱가포르 자생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지역색을 띠게 했다. 초대형 프로젝션과 인터랙션, VR 경험, 미각 경험을 버무린 몰입형 전시는 예술과 관광 범주를 아우르는 경험 디자인의 영역으로 앞으로도 싱가포르에서 자주 선보여질 전망이다.

차민정(싱가포르)

designforwhat@gmail.com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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