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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 Prejudice

Kulturhuset(문화센터)에서는 어김없이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이번엔 패션이다. 누가 필자에게 스웨덴스러움을 얘기해 달라고 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외형보다 내용에 충실함". 너무 미화시켰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심지어 겉모습에 누구보다 촉각이 곤두설 패션디자인 분야 마저도 내용에 비해 겉모습에서는 큰 화려함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사실 전시를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1년동안 진행된 공동작업의 결과가 전시라는 형태로 드러났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건 일단 전시가 진행되면 보여지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우리와 비교할 때 외형이 근사하지 않아도 당당한 그들의 모습은 아직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종종 스웨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한국인을 포함하여)의 입에서 "스웨덴 사람은 도도해" "스웨덴 디자인 볼 것 없어"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 전시장을 눈의 즐거움을 쫓아 한걸음에 보려 한다면 별 볼일 없을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그들의 디자인에 대한 개념은 보여지는 것보다 기능하는 것에 더 무게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런던에 소재한 Central Saint Martins예술 대학과 스웨덴의 Beckmans디자인 학교가 협력하여 추진한 이번 프로젝트의 테마는 "Pride & Prejudice"이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오스틴의 소설 제목에 따르면 "자만과 편견"이 맞겠으나 전체적인 전시의 흐름을 보면 "자존심 혹은 자만과 선입견 혹은 편견"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 이 두 단어는 패션계가 당면한 여러 아이러니한 문제들을 잘 함축한 단어라고 보여진다.

"Gloomy sexholic in London raincoat hunt" 이 문구는 재영국 스웨덴 대사의 인사말 제목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축하와 짧은 견해가 실린 그의 글 중간에 다음과 같은 영국과 스웨덴 간의 편견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영국인의 스웨덴인에 대한 편견은 "스웨덴 사람은 우울하고, 성에 집착하며, 잘난척하며 끼어들기를 좋아한다"라고 하고, 스웨덴인의 영국인에 대한 편견은 "영국인은 계급중독이다" 라는 웃지 못할 얘기가 나온다. 외국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국적 자체가 가져오는 많은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텐데, 이런 편견에 대한 안타까운 예시를 든 스웨덴 대사의 눈에는 스웨덴과 영국간의 깊이 뿌리박힌 간극이 더 분명하게 보였을 것이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유행, 빈부격차, 계급지어지는 것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패션이다. 그런 당면과제들을 여러 각도에서 파헤치는 학생들의 시도를 지켜보는 동안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가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


제목: Comfortableness & Uncomfortableness
제작자: Shiori Suzuki & Jennifer Blom
설명: 이 정장은 착용자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가장 적합하다.
Pride:격식차린 옷은 착용자에게 자신감을 준다
Prejudice:격식차린 옷은 착용자가 몸을 구부리는 등의 상꼬?놓이면 불편할 거라는 선입견을 준다




제목: Bomb bag
제작자:Emma Borgstrom & Alice Whewell
설명: 버려진 지갑들을 모아서 두벌의 의상을 만들었다. 그 결과 지갑에게 기대되는 많은 선입견(지갑의 역할로서의 선입견)들이 의미를 상실한다.
Pride:
Prejudice:정의되지 않은 가방




제목: Shifting identities
제작자:Johan Wiksell & Elodie Girard
설명: 편견은 정체성의 그늘과 그 층을 통해 걸러진다. 때로 우리는 그것을 거부하려고 한다; 그러나 정체성의 여러 음영과 층을 통해 만들어진 편견은 또다시 새로운 레이어를 만드는 시발점에 남겨지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가 본 것을 통해 생각하고, 아는 것을 통해 생각한다. 편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 더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Pride: Diminished
Prejudice: 주관적 시각 - 편견과 효과



제목: 존재한/ 존재하지 않는
제작자:Vicky Yu-Ting Wang & Lina Karlsson
설명: 아티스트 Rachel whitread의 작업 후 남겨진 천조각에서 새로운 발상을 얻었다. 그것은 여분에서 나온 역상으로서의 아이디어이다.
Pride:승마복 자켓과 바지가 제공하는 높은 지위
Prejudice: 남겨진 천조각의 새로운 가치창조




제목: Claustrophobic shelter(패쇄적인 둥지?)
제작자:Joanna Ghosh & Sarah Tornqvist & Emelie Grubert
설명: 스스로 해답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은 대채로 정확하지 않은 지식을 토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그들의 지식을 토대로 한 정답 만들기 과정은 거듭될수록 편견을 부풀린다. 이 옷은 한 작은 마을의 서로 상이한 두개의 의견의 섞임(fusion)을 보여준다.
Pride:King of my castle
Prejudice:적게 알수록 더 많은 자신만의 정답을 갖는 경향이 있다.


제목: 우리 먼저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제작자:Nicole Janota & Sarah Murphy
설명: 여성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전형적인 편견에서 영감을 얻었다
Pride:페미니스트로서의 자신감
Prejudice:페미니스트들은 남성적인 옷만 입을 거라는 판에 박힌 여성운동가들에 대한 고정관념


다양한 편견에 대한 목소리를 듣는 동안 필자에게는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여기에 설명한 방식(제목, 제작자,설명, 자만(자존심), 편견(선입견))에 따라 제작자들의 의도를 옮기려고 시도하던 중 여러번 스스로 발목을 잡는 현상을 보았다. 그건 틀이 있어야 정리하여 보기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때로 틀은 모두를 걸려주거나 아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공란을 남겨야 하는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여기에 정리한 내용은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소책자의 형식을 거의 그대로 옮겼다. 그러나 어떤 제작자들에게는 자만과 편견이라는 빈칸을 메우는 일이 무의미하거나 답을 위한 답으로 글이 만들어 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더 나은 이해는 글과 그림, 가장 좋은 건 물론 현장을 보는 것이지만, 을 참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형식보다 내용에 비중을 두는 것에 대한 얘기를 우격다짐으로 끌고 가자면,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많은 경우 결과이지만, 과정을 지켜보는 것, 혹은 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가를 생각해 보는 일은 결코 시간 낭비는 아닐 것 같다. 스웨덴의 많은 전시는 이렇듯 다소 교육적으로 보일 만큼 내용에 대한 설명이 많고, 드러나는 눈요기들은 덜하다. 그러나, 전시장이 아닌 사업현장에서 보이는 스웨덴 디자인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 예로 유럽의 어디를 가도 흔히 접할 수 있는 (한국에는 아직 입점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H&M(www.hm.com)과 같은 거대 패션그룹의 출발지라는 점을 볼 때 명품으로 승부하는 것도 디자인의 한 방향성이라면, 실용성과 보편성을 추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향이 될 것 같다. 소비자는 늘 가격과 디자인과 기능을 함께 고려하기 때문이다.



여기부터는 지난 9월에 찍어둔 패션관련 사진들을 순서없이 나열해 본다. (이것 역시 필자의 이미지 창고의 나머지라고 볼 수 있을까? 당시에는 선택되지 못한 원고들이나 후에 들춰보니 더 나은 용도가 드러나는..^^)









거리에 흔히 보여지는 평범한 의상들이다.





겉옷만큼 당당한 속옷 전시



스웨덴은 다른 물가에 비해서는 옷값이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그만큼 명품샵보다는 중저가 브랜드의 고급화가 더 보편적인 추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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