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은 얼마나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나이, 인종, 문화, 성별, 장애에 상관없이 누구든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그렇게 쉽지 않다. 특히 일상에서 꼭 필요한 제품들은 평범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장애가 있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쓰기엔 포용적이지 못한 디자인이 많다. 미용 및 개인 관리, 홈 케어, 식품 및 다과 제품의 세계 최고의 공급업체 중 하나이며 190개 이상의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기업 유니리버는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자사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디그리(Degree) 데오도란트를 포괄적인 디자인으로 변형시켰다. 시각 장애 및 상지 기능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제작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평범한 사람들도 충분히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오히려 포괄 디자인이 제품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디그리 데오도란트가 선보인 포괄적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스틱 형태로 되어있는 제품들과 다르게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후크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시각장애 또는 한 손만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쉽게 뚜껑을 열었다 닫을 수 있는 자석 형태로 제작되었다. 꼭 영구적인 장애가 아닌, 팔을 다쳤거나 눈을 수술한 사람들에게도 편리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손잡이 역시 매끈한 스틱 형태가 아니라 쉽게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도록 옴폭하게 파져 있으며, 시각장애를 자신 사용자들을 위한 점자 라벨도 표기되어 있다.

해당 디자인을 제작하기 위해 장애가 있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데이터와 의견을 수집했으며 전문 디자이너들이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국 내의 200명의 장애인들을 초대,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프로토 타입을 디자인했으며, 제품 기능 및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적극 공유하며 제작되었다. 이번 포괄적 디그리 데오도란트의 디자인은 유니리버와 뉴욕에 본사가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 사워(SOUR)가 협업함으로써 더욱 수준 높은 제품으로 탄생했다.

ⓒDegree

실제로 미국 질병관리국(CDC)의 질병률 및 사망률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1명은 장애가 있지만, 대다수의 제품들이 이런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캐서린 스왈로(Kathryn Swallow) 글로벌 디그리 브랜드 부사장은 “미국에서만 6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장애를 안고 살고 있지만, 다양한 제품들은 여전히 ​​이러한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설계, 디자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포괄적 디그리 데오도란트 제품이 업계 전반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평등하게 각 기업의 물건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데 영감, 장려되길 희망합니다.”라며 윤리적 디자인을 강조했다.



강기향(미국 / 뉴욕)

gihyangkang@gmail.com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패션디자인학과 졸업

(현) Meijer 아동복 테크니컬 디자이너(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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