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인의 경계가 넓어지고, 사라지고 있다. 과거, 매 시즌마다 런웨이에서 날씬한 모델들이 파워풀한 워킹을 보여주던 시대는 지나고 플러스 사이즈, 노인, 장애인, 다인종들 모델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패션 브랜드가 꾸준히 만들어온 획일적인 아름다움과 몸매에 대한 비난, 화려한 브랜드 이미지 뒤에 숨은 비윤리적인 제작 과정과 경영 방식이 드러나며 소비자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성세대들이 전통적인 출판, TV 매체로 소식을 접할 때는 이러한 뉴스의 전파 속도가 느렸으나, 밀레니얼 세대를 거쳐 제너레이션 Z 세대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인터넷 가까이 접해온 만큼 발 빠른 소비 패턴 변화를 보여주었다. 일 예로, 직장 내 성희롱 문제와 비윤리적인 경영으로 비판을 받은 ‘아메리칸 어패럴’은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으로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에서 단숨에 파산까지 치닫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콧대 높은 명품 패션 브랜드들은 물론 뉴욕의 유명 디자이너들까지 바꾸어놓았다. 

이와 같은 변화는 지난해 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팬데믹 시대에 도래한 이후 더욱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눈에 띄는 광고와 인터넷상의 여론 형성이 매출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패션 브랜드들은 색다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중에서도 ‘다양성’을 강조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작년 흑인 인권 운동이 발발한 이래, 전 세계는 인종차별의 문제점과 부당함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 아디다스는 스포츠 웨어 패션 브랜드로서 디자인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기존 탄탄한 근육질과 완벽한 몸매를 뽐내는 전문 운동선수들을 모델로 내세웠다면, 아디다스는 최근 들어 다양한 몸매와 사람들을 위한 스포츠 웨어와 디자인 제품들을 만들고 콘텐츠를 제작하여 진정성 있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으로 인해 홈트레이닝이 유행하고 있는 요즘, 다양성을 담은 운동 콘텐츠로 우울감 및 혼자인 것처럼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공감대와 위안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아디다스는 ‘무브 윗 어스(Move with Us)’ 콘텐츠 시리즈에서 신체 긍정 요가 전문가 재스민 스탠리(Jessamyn Stanley), 세계 챔피언 패럴림픽 메달리스트 데니스 쉰들러(Denise Schindler)를 무료로 공개했다. 재스민 스탠리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요가 강사의 체형과는 다르지만, 완벽한 요가 동작과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강조하며 눈에 보이는 모습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건강함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유명인이다. 패션 브랜드와 매체들은 다이어트를 할 경우 그 누구나 날씬한 모델들의 몸매를 가질 수 있을 것처럼 광고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그것이 과연 진정으로 모두에게 건강한 것인지 문제를 제기한다. 아디다스는 이런 재스민 스탠리의 요가 영상 및 콘텐츠를 통해 플러스 사이즈 여성들도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의류 디자인을 계속해서 개발해 나가는 것을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신체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운동 콘텐츠들은 아디다스의 혁신적인 새로운 컬렉션 제품과 함께 공개되며, 여성 생리 기간 동안 착용할 수 있는 스타킹 및 수영복도 포함된다. 즉, 과거 디자인이 유행과 아름다움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면, 새로운 시대에는 이러한 경계선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윤리적 제작 과정, 다양성 존중, 친환경 정신, 콘텐츠 개발과 같은 점도 ‘디자인’의 범주로 포함, 계획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더욱 다양한 직업과 전문성을 가진 디자이너를 창출해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와 흐름을 인지하고, 한류 열풍과 함께 해외 시장 진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양성과 윤리적인 방향성을 진지하게 ‘디자인’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리포터_강기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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