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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주거 환경 개선 프로젝트_공간 전반


노인을 대표하는 프로젝트 페르소나, 앨버트와 루시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아침에는 네 발로 걷고, 낮에는 두 발로 걷다가,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이 인간이라고 하였던가? 누구나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우던 희망찬 유년기를 지나 전성기를 살다 보면, 어느덧 쇠퇴하는 몸의 감각과 기능을 받아들이며 일상을 재조직해야 하는 때를 맞는다. 노년의 몸은 어린아이 때와 달리 작고 귀엽지 않아 도움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 그리고 몸과 정신의 새로운 변화들이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것이 다를 뿐. 싱가포르에서는 디자인 스튜디오 레켈 아키텍츠Lekker Architects와 란자베치아+웨이Lanzavecchia + Wai가 리엔파운데이션Lien Foundation과 함께 노인들, 특히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한 핵Hack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보기)프로젝트는 총 9개의 테마로 구성되었는데, 이번 글에서는 노인에게 도움이 되는 공간 구성과 활동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해서 전한다.

 

 

 


노인을 위한 디자인 매니페스토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01. 가능하다면, 노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한다. 02. 노인이 일상의 사소한 것을 결정할 수 있게 격려한다. 03. 노인의 자아존중감을 확고히 한다. 04. 노인이 손 닿는 곳에서 필요한 것을 편리하게 찾을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한다. 05. 익숙한 환경을 제공한다. 06. 원초적 즐거움을 간과하지 않는다. 07. 환경을 더욱 간략하게 정리한다. 08. 가족들의 활동에 동참시킨다. 09. 예상 밖의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해나가라. 10. 보호자가 잠깐의 쉼이라도 누릴 수 있도록 노동을 간소화한다.

 

 

 

케어&클리닝Care&Cleaning

 


옷을 입고 벗는 공간에 마련된 몸 지지용 바와 뚜껑 있는 빨래통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색상으로 뚜렷하게 표시된 활동 지점과 과도 자극을 줄이기 위한 거울 커튼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노인도 깨끗한 몸에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쾌적함과 높은 자존감을 누릴 권리가 있다. 노인이 활동할 수 있다면 스스로 옷을 입고 벗을 수 있게 하고, 침대에 누워있는 노인이라도 팔을 들거나 몸을 약간 일으키는 정도는 동참하게 격려해서, 자신감을 잃지 않게 한다. 탈의 공간에는 커튼을 치고 잡고 일어설 수 있는 지지대를 벽에 설치한다. 또, 대소변이 묻은 옷은 바로 뚜껑이 있는 통에 넣어 창피함을 느끼지 않게 한다. 욕실의 세면대의 경계, 수건걸이, 지지대, 의자 등은 명확한 색상으로 보일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반면, 욕실 거울은 커튼으로 덮어 지나친 시각 자극을 줄여준다. 매트리스 위에 대소변이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샤워 커튼을 깔거나 여분의 방수 매트리스를 구비한다. 한 가지 옷, 또는 특정 침구를 고집하는 노인의 경우, 해당 제품을 여분으로 준비해두어, 보호자의 스트레스를 줄인다.

 

 

새로운 방The New Room

 


가족의 소소한 활동을 간접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노인의 휴식 지점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가구를 어떻게 군락을 짓고 배치하느냐에 따라, 일상 활동과 동선에 변화가 생긴다. 치매 노인과 함께 하는 가정은 치매 증상에 맞춰, 가구의 배열에 변화를 두어야 한다. 노인의 하루를 더욱 안전하고 생기 있게 돕고, 보호자의 노동을 줄여주기 위한 변화이지만, 그 폭이 너무 커서 노인에게 혼란을 주어서는 안 된다. 노인의 휴식 공간과 보호자의 가사 업무 공간을 가까이 두어, 주변에 항상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가구 배치가 바뀌더라도 노인이 자주 머무는 곳에 가족사진을 두어, 안정감을 갖게 돕는다. 치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노인을 가족의 소소한 일상에 최대한 동참시켜 자긍심을 잃지 않게 돕는다.

 

 

식사시간Mealtime

 


앉아서 식사 준비에 동참할 수 있는 낮은 높이의 상판을 가진 준비 코너와 화기를 사용하는 요리 코너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으로서의 식기와 질식을 방지하는 수저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는 감퇴되는 노인의 감각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기회이다. 치매가 중증이 아닐 경우, 불을 사용하지 않는 식사 준비 과정에 노인을 동참시킨다. 지속적으로 서있는 자세가 어려울 경우, 앉아서 식사 준비를 함께 할 수 있도록, 부엌 상판의 위치를 낮춘다. 치매가 진행되면, 저작 활동과 인지 활동이 저하되어, 한 번에 넘기기 어려운 양의 음식물을 입에 넣거나,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삼키려고 할 때가 있다. 그럴 경우, 음식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음식이 돋보이게 하는 색상인 푸른 계열의 그릇을 구비하고, 노인에게 예전보다 작은 수저를 준다. 또, 수저받침과 같이 없어도 되는 것은 식탁에서 치워, 만약의 사고를 방지한다. 강렬한 색상의 컵은 물을 더욱 자주 마시게 한다. 자신만의 식기와 식사도구를 고집하는 노인을 위해서는 해당 제품을 여분으로 구비해두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다.

 

 

시각 환경Visual Environment

 


주목해야 할 곳을 강조하는 또렷한 디자인의 가구와 조명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위험 요인을 막기 위한 보호색과 장애물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침대에서 화장실로 이어지는 몸 지지용 바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복잡한 패턴이나 색상, 반대로 너무 비슷한 색상은 노인이 사물을 인지하는데 해가 된다. 노인을 위한 탁자, 가족사진 액자, 침실 입구, 벽의 경계선을 나타내는 걸레받이 등은 또렷한 선과 강렬한 색상 대비를 이루도록 한다. 노인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나 필수 소지품 위에는 추가로 조명을 설치한다. 반대로, 현관이나 발코니와 같은 곳은 벽과 같은 색상으로 칠하거나, 앞에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를 둔다. 마찬가지로, 만지면 위험한 화학용품이나 세제는 눈에 띄지 않는 색상의 용기에 담고, 혼란을 줄 수 있는 불필요한 요소들은 가능한 가린다.

 

 

시간과 빛Time&Light

 


일몰 증후군을 방지하기 위한 커튼과 조명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해의 움직임에 따라 신체 시계도 활성화되고, 일상이 이뤄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오후와 저녁은 퇴근 후의 나른함과 휴식을 뜻하지만, 시간의 감각을 잃고 있는 치매 노인은 그 무렵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거나, 환각과 환청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 ‘일몰 증후군Sundown Syndrome’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어졌다. 하루가 꽉 차게 돌봄 노동을 하고 있는 보호자는 오후가 되면 피곤한데, 일몰 증후군을 겪는 노인이 한 차례 소동을 일으키면, 그 피로는 더욱 증폭된다. 고층아파트의 경우, 빛이 한 방향에서만 들어올 경우가 많아, 일몰 무렵에 창문 비침 현상이 심하거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울 수가 있다. 그런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은 시각적 인지 능력이 감퇴 중인 노인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를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가 뜨자마자 기상을 하고, 아침과 낮 시간에 30분 이상의 햇빛을 쬐는 활동을 하다가, 일몰 전에 실내의 조명을 켜고, 커튼을 친다. 매일 오후 일정한 시간에 특정 향을 가진 향을 피우거나 편안한 음악을 틀고 차를 끓여, 편안한 환경 안에서 불안을 잠재우는 활동을 한다. 타이머로 조절되는 조명을 마련하여, 하루의 환경을 일정하게 조성하고, 밤 중에 안전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방에 모션 센서를 부착한다. 급작스럽게 켜지는 조명보다, 서서히 밝혀지는 조명이 만약의 쇼크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깜깜한 밤에 텔레비전이 켜 있으면, 과다 자극을 받을 수 있으니, 노인의 침실에 텔레비전은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조명의 색상을 특정 장소에 따라 다르게 정할 수도 있다.

 

 

프로젝트는 전 세계가 코로나 상황을 맞이할 무렵, 마무리 지어졌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24시간 집에 함께 지내야 하는 상황에서 일과 자녀 양육을 병행하느라 고생하는 젊은 부모의 모습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반면, 노인이나 장애인과 함께하는 가족들의 노고는 쉽게 들리지 않는다. 어린이들을 위한 이케아 핵Hack은 그동안 무수히 등장했지만, 노인들을 위한 이케아 핵은 보기 드물다. 왜일까? 어린이가 어른이 되듯이, 어른은 노인이 된다. 누군가에게 섭섭하거나 미안한 마음을 갖기 않고, 쾌적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주체적인 하루를 살다가 존엄하게 눈감고 싶은 것이 모든 노인의 바람 아닐까?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노인들을 위한 디자인 작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 (* 연관 글 읽기)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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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셜디자인 #이케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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