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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Gucci)가 주목한 건축과 공간

구찌는 이달 초 구찌 향수(Gucci Bloom)의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공개했다. 구찌가 선택한 촬영 장소는 이탈리아 몬테가비오네 지역에 있는 스카르쭈오라(La Scarzuola)성.


이 성은 원래 프란체스코 수도원이었는데 1956년에 건축가 토마소 버찌(Tomaso Buzzi)가 자신의 개인 저택으로 만들기 위해 프란체스코 수사들로부터 매입한 건물이다. 그는 이 성에 건축가로서 자신의 이상을 듬뿍 담았고, 고풍스럽과 환상적인 분위기의 실내 및 야외 극장 일곱 개를 만들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이 성을 두고 '세계의 극장(Theatrum Mundi)'이라 상찬하기도 했다.


 

구찌 향수 광고 영상의 한 장면  ©Gucci


구찌 향수 광고 영상의 한 장면  ©Gucci

 

 

광고는 이탈리아계 캐나다인 영화 감독 플로리아 시지스몬디(Floria Sigismondi)가 촬영했다. 1분 길이의 광고에는 네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이들은 꽃들 사이를 춤추듯 움직이며 몽롱하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몸사위와 표정 연기를 선보인다. 플로리아 시지스몬디가 사제라면 이들은 그 카메라 사제의 시중을 드는 신녀(vestals)의 모습으로 꽃들의 의식을 구현한다. 사제와 신녀, 꽃의 제전과 축제의 분위기는 스카르쭈오라(La Scarzuola)성의 분위기와 마치 세트장처럼 잘 어우러진다.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이 자사의 이미지를 위해 건축과 장소, 공간에 주목하는 일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그중 구찌가 자신의 브랜드의 탄생지이기도 한 이탈리아에 만든 공간 두 군데를 살펴보려 한다.



구찌 향수 광고 영상의 한 장면  ©Gucci

 

 

최근 럭셔리 패션 브랜드뿐만 아니라 많은 브랜드들이 건축 유산과 브랜드 이미지를 접목시킨다. 그중 구찌는 이탈리아 피렌체에 구찌 가든 갤러리아(Gucci Garden Galleria)을 만들어 브랜드 역사를 전시하는 뮤지엄과 샵, 식당을 겸하는 건물을 운영하고 있다. 피렌체는 구찌에게 특별한 도시로, 구찌의 창업자 구찌오 구찌(Guccio Gucci)의 고향이자 구찌가 태동한 도시이기도 하다. 

 

20181 피렌체의 로지아 델라 메르칸치아(Loggia della Mercanzia) 궁전에 구찌 가든이 오픈했다. 2011년부터 자사의 박물관으로 사용하던 곳을 업그레이드 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컨셉을 결합시켜 공개한 것이다. 이 궁전은 1337에 세워진 건물로 우피치 갤러리 근처에 있다

 

 

 

 

구찌 가든 갤러리아 외관 ©Gucci

 

구찌 가든 갤러리아는 구찌의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lessandro Michele)가 구상하고 마리아 루이사 프라자(Maria Luisa Frisa)가 큐레이션했다.

3개 층인 구찌 가든 갤러리아에는 구찌 의상, 악세서리, 영상, 예술 작품, 문서 등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100년 전인 1921년 구찌의 첫 컬렉션부터 최근 컬렉션, 예술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등을 보며 박물관 컨셉으로 오늘날 구찌의 철학과 방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구찌 가든에 대해 가든은 은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든은 식물과 동물이 자라는 공간이지만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마치 영원한 시작과 회귀를 상징하는 뱀과 같다.” 라고 말한다. 그는 죽어 있는 공간을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건축과 패션의 공존, 시작과 회귀가 맞물리는 삶이라는 은유가 담긴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떠올리기를 바란다.

 

 

 


 

구찌 가든 갤러리아  ©Gucci


구찌 가든 갤러리아  ©Gucci


구찌 가든 갤러리아  ©Gucci


구찌 가든보다 몇 년 앞선 2016, 구찌는 밀라노 동쪽 외곽에 항공기 제조사 카프로니(Caproni) 공장 건물을 개조 구찌 허브(Gucci Hub)를 오픈했다.

이 공장 건물은 1915년에 지어진 것으로 1920년대 건축 스타일로 개조하고 증축해 현재 구찌의 밀라노 본사로 사용되고 있다.

 

 


구찌 허브 ©Gucci(Andrea Martiradonna)



구찌 허브 이전 항공기 산업시설로 쓰이던 모습 ©Piuarch


구찌 허브 ©Gucci


구찌 허브의 설계는 건축스튜디오 피우아크(Piuarch)에서 맡았다. 피우아크는 돌체 앤 가바나의 본사를 디자인하기도 한 곳으로 굴지의 설계를 도맡고 있는 스튜디오다. 구찌 허브의 큰 격납고 공간에서는 각종 행사와 패션쇼를 진행하고, 전체 공간은 도보를 통해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새로 지은 6층 타워 건물의 존재로 전체 공간은 대칭을 깨는 매력적인 균열이 발생하는데, 낮은 높이의 붉은색 창고, 격납고 건물과 함께 보면 오래된 것과 새 것의 조화, 유리와 벽돌이라는 소재 및 색채 사이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구찌 허브 ©Gucci(Andrea Martiradonna)

 

 


 

구찌 허브 ©Gucci(Andrea Martiradonna)

 

 

 

 


구찌 허브 ©Gucci(Giovanni Hänninen)


구찌를 비롯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는 끊임없이 건축에 주목하고 있다. 매력적인 옛 건물과 폐산업시설을 개조해 뮤지엄, 현대 미술 갤러리, 극장, 오피스로 사용하며 자신들만의 브랜드 철학과 역사를 갱신해 나간다. 최근 한국에서도 폐산업시설과 유휴공간을 개조해 공공시설, 미술관 등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역사를 지우지 않고 계속해서 써내려가는 방식으로 공간이 보존되고 가치가 증가하는 브랜드와 공간과의 공존을 꾀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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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ljQsMTNGvFA

https://www.gucci.com/kr/ko/

https://www.e-architect.co.uk/milan/gucci-hub-headquarters-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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