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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멋진 닭장 ‘이글루(Eglu)’

닭 울음소리에 아침을 열고, 갓 낳은 따끈따끈한 계란으로 오믈렛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생활이라… 어느 농촌마을의 모습을 연상시키며, 삭막한 도시생활에서는 꿈 같이 들리는 이야기가 기발한 아이디어와 훌륭한 디자인으로 현실화 되었다. 바로 디자인을 공부한 학생들이 설립한 ‘오믈렛(omlet)’사의 이동식 닭장 ‘이글루(Eglu)’덕분이다.

네 명의 RCA 학생들은 학교 프로젝트로, 사람들의 양질의 음식재료와 오가닉(organic)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사실에 아이디어를 착안하여, 도회지 가정의 작은 정원에서도 닭을 애완용으로 직접 키울 수 있으면서, 이들이 생산하는 달걀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이동식 닭장을 디자인하였다. 모양이 닮아 ‘이글루’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붙였는데, 후에 회사를 설립할 때에는 이 닭장에 사는 암탉들이 낳은 달걀들을 기념(?)하는 뜻에서 회사이름을 오믈렛(omlet)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 사진설명 : 다양한 색상의 이글루(Eglu)들

얼핏 보면 애플 컴퓨터의 iMac 컴퓨터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이글루는 도시형 가든을 위한 21세기형 이동식 닭장이다. 나무지지대와 철조망으로 어설프게 지어진 일반 닭장 이미지에서 벗어나, 정원 한가운데에 자랑스럽게 설치하고 싶을 만큼 세심한 부분들을 고려하여 디자인하였다. 365파운드(70만 원정도)로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닭장을 구입하면 오가닉 사료로 사육된 순종의 암,수탉 한 쌍이 같이 딸려와서 매일 아침 먹음직한 달걀을 가져다 주니, 장기적으로 보면 남는 장사(?)인 셈이다.

이글루는 2003년 6월 처음 판매를 시작한 지 4주 만에 150대나 팔렸을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으며, 얼마 전 토끼용 이글루도 디자인되어 판매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아파트보다는 주택생활이 보편화된 영국에는 2천만여 개의 정원이 있다고 하니, 다른 나라에서의 수요도 고려한다면 잠재고객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폭 6미터, 길이 8미터의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지 설치가 가능하여 상대적으로 정원이 작은 도시주택에서도 얼마든지 닭을 키울 수 있다. (한편으로는 넓은 들판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이라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빨강, 오렌지, 녹색, 파랑, 분홍색 등 5가지 색상 중에 고를 수 있는 ‘이글루’는 고밀도의 폴리에틸렌 재질로 돌아가면서 몰드 처리되어, 기존의 닭장재료인 나무에 비해 표면이 부드러우며 쉽게 청소할 수 있다. 또한 중간에 보수할 필요가 없으며 후에는 100%재활용이 가능하다. 두 겹으로 된 벽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어, 닭들이 닭장에서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한다.


* 사진설명 : 다양한 방향에서 본 이글루 모습과 분리됐을 때의 모습

보통 두세 마리가 살 수 있는 이글루 본체는, 손잡이가 있어 들고 다니기 쉽게 되어있으며, ‘Egg-port’를 통해 달걀을 손쉽게 꺼낼 수 있고, 밑받침 또한 분리가 가능해 배설물 등을 쉽게 청소할 수 있다. 여우 등의 위협적인 동물들한테서 보호하는 철조망과 강한 햇빛, 비, 눈, 바람 등을 가려주는 가리개는 기본으로 공급되며, 그 외에도 실용적이면서 재미있는 관련용품들이 오믈렛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 사진설명 : 위쪽부터 1)이글루 입구, 2)분리가 가능한 바닥부분, 3)달걀을 꺼내는 Egg-port, 4) 배설물 받침대

* 사진설명 : 왼쪽사진들- 보호철조망 설치, 오른쪽-공원에 잠시 설치된 이글루

* 사진설명 : 관련 부품 중 하나인 닭모이대

오믈렛사의 웹사이트에 가보면 이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다. 간단하고 재미있으면서 실용적인 정보가 가득한 오믈렛 사이트에서는 닭을 사육하는 것과 관련된 팁 뿐만 아니라, 새로 입양된 닭 이름 짓는 토론공간에서부터, 닭과 관련된 이야기, 동영상, 만화 수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하여, 스토리텔링으로 고객들과의 교류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글루를 처음 구매한 고객의 90%는 전에 집에서 가축을 길러본 적이 없었던 초보자라고 하는데, 관리가 쉬운 디자인과 회사차원에서의 사후 서비스, 교육 등으로 쉽게 닭들을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그전까지는 모던한 스타일의 정원을 가꾸고 살았다는 한 부부는, 이글루에서 닭을 키우면서부터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고 사람 사는 것 같은 집이 되었다고 한다. 한쪽에는 채소밭을 가꾸기 시작하고(버려진 채소들은 닭들한테 모이로 줄 수 있다.), 요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인스턴트 음식 위주였던 식단에 변화가 생겼으며, 덩달아 여유 있는 삶과 농장에도 관심을 갖는 등 라이프스타일까지 바뀌었다고 한다.

이글루 사용자들 중 66%가 이후에 정원 한 켠에 채소밭을 만들어, 집에서 직접 가꾼 채소와 샐러드 재료로 만들어먹는 등 좀더 자급자족하는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니,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훌륭한 디자인, 그리고 회사차원에서의 구매 후 계속적인 서비스와 교육이 사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까지 변화시킨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각종 디자인 상을 휩쓴 오믈렛 사의 이글루는, 자본과 사업계획으로 무장된 사업아이템에 디자인이 성공의 수단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가 번득이는 제품과 그 디자인을 출발점으로 하여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화가 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 사진설명 : 보호철조망이 설치된 모습

* 사진설명 : Egg-port로 달걀을 꺼내는 어린아이





* 사진설명 : 토끼용 이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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