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가든 디자인의 꽃-Chelsea Flower Show 2005

…혼잡이 우려되오니 가능하면 일찍 도착하십시오.
웨스턴 애비뉴쪽의 화장실이 그나마 줄이 덜 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루 종일 걸어 다닐 것이니 편안한 신발을 신고 오시기 바랍니다.…


세계 최고의 원예행사로 자타가 공인하는 첼시 플라워 쇼(Chelsear Flower Show) 2005 주최측이 준비한 방문객들을 위한 팁들 중 일부이다. 내용만 봐서는 무슨 전쟁터나 극기훈련 가는 것처럼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느껴지는 이 행사는 지난 5월 24일부터 28일까지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관심 속에 열렸는데, 157,000명 정도가 방문했다는 통계자료가 입증하듯 쇼가 시작하기도 전에 입장권이 매진되어 버렸다. 올해 83회를 맞는 첼시 플라워 쇼는 1) Show garden, 2) Chic garden, 3) Courtyard garden, 4) City garden, 5) Sunflower street garden 등의 여러 형태의 정원들과, 6) 교배, 접종을 통해 새로 개발된 꽃/식물을 소개하는 분야, 7) 꽃꽂이 분야 등 600여명이 참가하여 자신들의 다양한 원예 디자인들을 소개하였다.

남녀를 불문하고 자기집 앞마당을 가꾸는 것이 생활의 일부분인 많은 영국인들에게 첼시 플라워쇼에 참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다. 각 지방에서 지역심사를 거쳐 선발된 대표자들은 보통 행사가 시작되기 18개월 전부터 작품들을 구상하기 시작하며, 단 며칠간 열리는 행사를 위해 화초, 나무를 가꾸고 정원디자인을 하고 이들을 운반, 설치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어마어마하여 스폰서를 구하는 것은 필수이다. 세계적인 행사답게 영국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독일,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홍콩, 인도, 짐바브웨, 스리랑카 등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작품이 출품되었다.

여왕을 비롯한 왕실가문이 해마다 참여하여 둘러보는 첼시 플라워쇼 기간 동안 전문가들이 출품작 중에서 금,은,동상을 수여하는데, 뽑힌 사람들의 희열과 실망한 참가자들의 아쉬운 표정들이 그대로 느껴지는 가운데, 금상을 받고 너무 기쁜 나머지 서로 기대 눈물을 흘리는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왕실 원예협회(RHS : Royal Horticultural Society)가 운영하는 원예행사들(햄튼 코트 궁전 플라워 쇼, 타톤 파크 플라워 쇼 등) 중 꽃 중의 꽃인 이번 행사의 역사는 140년도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1962년 ‘RHS’s Great Spring Show’라는 이름으로 런던 켄싱턴(Kensington) 지역의 RHS Garden에서 매년 열렸던 플라워 쇼는 1888년 그 자리에 과학박물관(Science Museum)과 임페리얼 칼리지(Imperial College)가 들어서는 바람에 엠방크먼트(Embankment)지역의 Temple Garden으로 자리를 옮겼다. 1913년에 상류층들이 살던 첼시(Chelsea) 지역의 왕실 병원(Royal Hospital) 부지에 매년 이맘때쯤 행사를 위해 대규모의 상설행사장이 지어지고 쇼가 끝나면 철거되는 첼시 플라워 쇼가 열렸으며 그 이후로 매년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원래는 왕실가문, 귀족들만 방문할 수 있었던 3일간의 이 행사는 1925년에 VIP들과 RHS 회원들을 위한 3일간의 private view이후에 일반인들도 관람할 수 있도록 연장되었다.

세계대전 당시에는 Rock garden craze, 80년대는 오두막(cottage) 가든, 요즘의 컨템포러리 조각으로 장식된 가든에 이르기까지, 지난 한 세기 동안 첼시 플라워 쇼는 정원 디자인 트랜드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 장소로 여겨졌다. 영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일본의 분재는 1913년의 첫 첼시 플라워 쇼부터 벌써 소개되었다고 한다.



올해 출품작들을 통해 본 2005년 정원 디자인의 트랜드로는,

1.과일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는 자급자족 정원-영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과 함께 무공해 음식과 재배단계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번 행사에도 직접 자신의 정원에서 당근, 파, 브로컬리 등의 채소나 과일, 샐러드 류, 먹을 수 있는 식물을 가꾸어 식사준비 전에 바로 따서 요리하거나 먹을 수 있는 채소밭 디자인이 많이 선보였다. 일반 과일,채소보다 다소 비싼 무공해 제품들을 서민들이 직접 자기 앞마당에서 길러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하는 ‘Organic Food for All’ 캠페인, 영국 기후에도 잘 자랄 수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먹을 수 있는 식물들을 수입한 가든 디자인 등도 선보였다.

2.유리, 거울, 사진을 이용한 실외 문화공간으로의 정원-Gallery Outside’ 등과 같이 정원에 사진을 전시하여 정원의 화초와 어우러지는 실외 갤러리 형식을 추구한 점이 올해 작품들에서 처음 시도된 것들이다. 흑백의 사진들이 주는 강한 시각적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Room 105’는 인터랙티브 실외 갤러리 공간을 연출하였다. ‘The Lalique Garden’은 프랑스의 유명한 크리스탈 보석회사인 라리끄(Lalique Ltd)의 크리스탈 유리 판들과 거울, 유리를 적절히 사용하여 해가 비쳤을 때 반사되는 효과를 노렸다.


3.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한 정원-세계 2차 대전 종전 60주년인 올해를 맞아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삼은 정원디자인이 많이 선보였다. 세계대전 동안 전쟁터에서 싸우다 현재는 ‘Royal Hospital’에 살고 있는 ‘Chelsea Pensioner’들은 군인들이 꿈꾸는 집과 정원을 표현하였으며, ‘Oak Lodge Special Secondary School’ 학생들은 아이들의 눈에서 본 평화로운 공간을 연출하였다. 또한 디자이너 테렌스 콘란은 전쟁, 평화, 기념의 의미를 갖고 있는 나무, 꽃들을 사용하여 전쟁기념관(Imperial War Museum)을 위해 ‘Commemorative Peace Garden’을 선보였다.

4.야생(wildlife)가든-정확히 딱딱 떨어져 인위적인 느낌이 나는 디자인이 아닌 들판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환경친화적 정원들이 많이 선보였다. 그러나 완전히 방치된 야생가든이라기 보다는, 자유롭게 자라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신중하게 선택되고 가꾸어진 화초들이 새, 곤충들이 자랄 공간들과 함께 세심하게 배려하여, 인간과 다른 생물들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디자인되었다.


5.재활용 정원-지속가능한(sustainable) 디자인, 녹색 지구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고물차의 부품이라든지 산업재 재료들을 재활용한 정원들이 소개되었다. ‘Beyond The Pale’ 작품에서는 나무 울타리로 둘러싸인 기존의 정원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넘어서 산업철강재료, 바위로 속을 채운 금속상자 등을 이용하여 울타리를 만들었다.

6.일하는 공간으로서의 정원-점점 늘어나는 자택 근무인구를 고려하여, 무선 인터넷과 맞춤 ‘work pod’을 이용한 굳이 집안에서가 아닌 정원에서도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였다. ‘Merrill Lynch Garden’은 정원 한가운데에 유리로 만들어진 작은 오피스를 만들어 자연을 즐기면서 일할 수 있도록 하였다.


7.올해 소개된 화초들의 색상은 아주 화려하다기보다는 파스텔계열의 은은한 색이나 검은색, 초콜렛 색(일부는 초콜렛 향을 낸다고 한다.) 등의 무채색 계열의 화초들이 많이 선보였다.

8.English Rose 라는 말이 있듯 장미꽃에 대한 영국인의 사랑은 남다른데, 이번 행사에서도 많은 종류의 장미들이 새로 선보였다. 이라크에서 전쟁보도 중 폭탄사고로 숨진 기자 ‘Alan Titchmarsh’를 기리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딴 장미, 유명 요리사 ‘Rick Stein’의 이름을 따 만든 장미 등 새롭게 개발된 장미들 사이에, ‘Royal National Rose Society’에서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매년 첼시 플라워 쇼에 선보여왔던 그들의 장미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였다.





다음은 출품된 디자인들 중 몇 개를 소개한 것이다.
1. Show gardens 부문

* Fetzer Wine Garden. Designer: Kate Frey, Sponsor: Fetzer Vineyards
다양하면서 자생력 있는 정원을 디자인 아이디어로 정원으로, 온난기후에서 잘 살아남는 포도나무, 올리브 나무, 라벤더 등과 작은 연못을 포함하는 야생화가 가득한 풍경을 되살렸다.











* Float, Designer: Jack Merlo, Sponsor: Fleming’s Nurseries
올해 참가자중 최연소 디자이너인 24세의 Jack Merlo는 호주의 풍경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컨템포러리, 기능적인 도회지 정원공간을 디자인하였다. 바닥과 한쪽벽면을 있는 무채색 배경과, 직사각형의 연못을 통해 수평의 안정된 느낌을 추구하였다.






* The Laurent Perrier Garden-Trentham Awakes, Designer: Tom Stuart-Smith, Sponsor: Laurent Perrier.
19세기 중반에 가장 멋진 정원중의 하나로 꼽혔던 Trentham 지역의 서더랜드 공작의 집 정원을 기념한 디자인이다. 그 지역의 좁은 운하들을 연상시키는 여울들 사이로 다양한 꽃들을 심은 이 이탈리아 식 디자인은 현재 Trentham 지역에 있는 정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시켰으며 행사 후에 Upper Flower Garden에 옮겨질 것이라고 한다.






* Merrill Lynch Garden, Designer: Andy Sturgeon
한쪽에 유리로 만들어진 작업공간을 만들고 정원 가운데 조각을 연상시키는 의자, 작은 연못 등 휴식공간을 만듦으로써 재택근무의 장점을 최대화시켰다.





* The Royal Hospital, Chelsea, The Ecover Chelsea Pensioners' Garden, Designer: Julian Dowle, Sponsor: Ecover
전향군인들이 자신들의 꿈의 공간을 표현한 Chelsea Pensioners Garden이 Show Garden 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낡은 나무배를 이용하여 그 속에 화초를 심고, 정원 곳곳에 전통적인 영국 펍(선술집)과 오리연못, 이들이 직접 기르고 있는 채소밭을 마련했다.






* Cancer Research Garden, Designers: Jane Hudson & Erik De Maeijer, Sponsor: Funded by a private donor
중앙으로 향하는 나선형의 길은 암 치유를 향한 Cancer Research Centre UK의 나아갈 방향을 의미하며 주변에 밝은색의 나무와 꽃들을 심어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2. Chic gardens


* The Gallery Outside, Designers: Marcus Barnett and Philip Nixon
작은 외부공간에 예술작품들을 전시하는 갤러리의 역할을 겸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표현한 이 정원은 프레임 내부에서 조명을 발사하여 사진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정원을 밝힐 수 있도록 하였다. 사진의 양음화(positive negative) 이미지를 콘크리트 바닥과 짙은 회색의 연못, 벽면을 통해 표현하였다.






* The Lalique Garden, Designer: Shahriar Mazandi (Mazandi Design), Sponsor: Lalique, The Oaktree Nursery
Lalique 사의 ‘Black Collection’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아 보라, 초콜렛, 회색 등의 짙은 색 화초들로만 정원을 구성하였다. 사방에 설치된 흰색 패널들은 Lalique사의 크리스탈 제품이다.




* Room 105, Designer: Chris Perry, Claire Stuckey, Jill Crooks and Roger Price, Sponsor: Peter Jones, Sloane Square
앞의 정원과 마찬가지로 사진전시를 할 수 있는 현대적 가든을 디자인하였다.




3. Courtyard gardens



* The Cumbrian Fellside Garden, Designers: Kim Wilde & Richard Lucas, Sponsors: Cumbrian Tourist Board, Holker Hall and Gardens, The World of Beatrix Potter™, Wyevale Garden Centres plc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Cumbria 지방의 분위기와 조화되는 디자인으로 울타리, 오두막 등에 사용된 나무재료는 전부 재활용된 것들이다.




4. City gardens

* Microsoft SoGo Garden, Designer: Lizzie Taylor and Dawn Isaac, Sponsor: Microsoft




* Urban Space: Modern Eden, Designer: Kate Gould




5. Sunflower street garden


* Steptoe’s Front Garden, Designer: Paul Stone
얼핏 보기에 방치된 정원으로 보이는 이 작품은 말그대로 부서진 화분, 고장난 자전거, 수레 등 고물상을 연상시키는 재료들을 적절히 잘 배치하고, 남는공간이 없이 화초와 채소들을 심었다.










* Garden of Night, Designers: Fiona Cazaly, Jennie Gray & Gill Dibben, Sponsors: City & Guilds, Thompson & Morgan
짙은색의 화초들을 사용하여 은은한 분위기의 정원으로, 강한 검은색 히야신스 향 등이 신비스러운 느낌을 연출한다.




6. 새로 개발되어 소개된 화초들

* 올해 행사에 처음 선보인 장미(위)종류와 그 외 식물들(아래)



*관련 웹사이트
http://www.rhs.org.uk/chelsea
http://www.bbc.co.uk/gardening/flower_shows/chelsea_2005/





"가든 디자인의 꽃-Chelsea Flower Show 2005 "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