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ena la vida de color, Madrid]

 건축가, 그래픽 디자이너, 광고인, 순수미술 전공자. 조합만으로도 심상치 않다. 이 멤버들이 모여서 하는 일은 길거리 벽에 색을 입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그래피티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주변을 둘러 싼 공간이 그들의 도화지이며 그들의 모든 작업은 길 위에서 이루어진다. 10대 때부터 벽에 그래피티 혹은 ‘낙서’를 꾸준히 함께 해 온 친구들끼리 뭉쳐서 만든 이 팀은 Boa Mistura (포르투갈어로 "좋은 조합"이란 의미)이다. 길거리를 변화시키고 사람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이들이 하는 일의 목표이다. 그래서 보아미스투라의 작품은 그냥 이쁘기만한 알록달록한 장식이 아니라, 도시와 그 속의 구성원에 대한 이해가 들어있는 그들의 메세지이다. 

[Somos Luz, Pánama]

 마드리드에서 시작한 이 팀은 점점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중남미, 남아프리카, 미국, 영국, 독일 등 여러나라에서 프로젝트가 진행중이고 이미 우리에게도 알려진 얼반 프로젝트도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브라질 상파울로 빈민가에 적은 희망 메세지 프로젝트. 마을의 벽을 환한 색으로 칠하고 멀리서 보면 ‘아름다움’, ‘긍지’, ‘사랑’ 등 기운을 주는 단어들이 또렷하게 다가오는 이미지들을 예전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지 않은가? 복잡한 것 없이 단순하고 강력한 비주얼은 보아 미스투라의 색깔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Luz nas viela, Sao Paulo]

 멕시코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라스 아메리카스(Las Américas)라는 동네는 비탈길에 위치하고 있어서 도로를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항상 보게 되는 동네이다. 이 지리적 특성을 이용하여 보아 미스투라는 도로에서 보이는 집들에 색을 입혔고, 이는 인디헤나들의 전통적인 문양과 색에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3개월 동안 멕시코에 직접 가서 지내면서 그곳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제작 또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였다. 제작 과정을 보면 그 마을 아이들과 주민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쯤되면 이들은 그냥 아티스트를 넘어서 커뮤니티와 그 구성원을 더욱 가깝게 해주는 사회공헌 역할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Las Américas, Querétaro]

 보아 미스투라의 여러 프로젝트 중 최근 인상 깊었던 작업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 진행 된 길거리 문장들 (“Te comería a versos”)이다. 이들은 여러 아티스트들과 시인들의 달콤한 문장들을 횡단보도 시작점에 새겨 바삐 지나가는 행인들이 잠시 멈추는 그 사이를 공략했다. 이 작업은 산타마냥 모두가 잠 든 밤에 진행되었다. 별 생각 없이 언제나 건너는 곳에서 문득 이런 깜짝 선물을 발견한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이가 어디 있겠는가. 아주 간단한 방법이었다. 문장을 골라서 스프레이로 글자 모양을 따라 “칠”하기. 이 간단한 준비는 사람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녹여 버렸고 이는 소셜네트워크에서 이어진 찬사와 매체들의 조명으로 증명되었다. 하루아침에 조용히 만들어 낸 그들의 센스있는 작업은 얼반 아트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Te comería a versos, Madrid/Barcelona]

 도시는 수 많은 요소들의 조합이다. 바쁘게 지나가는 행인들, 분위기가 제각각인 거리들, 그 거리를 채우는 음악과 대화, 그 중엔 어김없이 소음도 있다. 이 스쳐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영감을 얻고 그 도시를,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기를 바라기에 보아 미스투라는 어반아트를 지향한다. 그래서 이들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밤새 고민하고 새벽에 일어나 어둠 속에서 일을 시작한다. 그렇게 도시라는 커다란 공간에 다채로운 색을 입히고, 그 작업이 우리에겐 공감과 위로로 다가온다.

[Vida, Madrid]

(출처: Boamistura 홈페이지)

*관련페이지: http://www.boamistura.com/index.html

리포터_곽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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