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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디자인, 다양한 색상, 그리고 자선단체

사람들마다 선호하는 색상은 가지각색이기 마련이다. 오랫동안 백색가전이라고 불리던 부엌용 가전제품에도 커피메이커, 믹서기 같은 소형제품에서 냉장고, 쿠커 같은 대형제품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색상의 가전제품을 매장의 전시용으로 뿐만 아니라 가정집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이탈리아 브랜드인 냉장고 Smeg, 에스프레소 기계 Francis Francis 등에서 생산하는 화려한 색상의 제품들을 보노라면, 매일 아침 부엌에 들어가는 것이 즐거울 것 같다.



50년대 스타일의 Smeg 사 냉장고의 다양한 색상들



커피메이커 FrancisFrancis!의 다양한 색상들

원래 스웨덴 제품이지만 오히려 영국가정에서 보편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요리기구 아가(AGA: 화로처럼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여 음식의 맛을 높이는 오븐의 일종) 또한 기존의 크림색에서 벗어나 부엌 분위기에 맞는 다양한 색의 본판을 선보이고 있다.







AGA의 다양한 색상들

그런데 이러한 색상제안을 고객들의 기호를 위한 것에만 그치지 않고, 자선단체와 결합시켜 캠페인으로 발전시킨 예가 있다. 진흙탕에 마구 더럽혀지며 별로 대우를 받지 못했던 헌터(Hunter)사의 장화(welly)가 바로 그것이다.

비가 올 때 신는 장화는 역사가 웰링턴(wellington) 부츠에서 유래된 것으로, 영국인들은 애칭으로 웰리(Welly)라고 흔히 부른다. 19세기 초 남성들이 무릎길이의 반바지를 즐겨 입던 유행에 맞추어 무릎위로 올라오는 부츠가 유행하였는데, 무거운 메탈 등이 재료로 사용되어 신고 다니기에 무척 불편했었다. 1814년 웰링턴 지방의 첫 Duke였던 아서 웰슬리(Arthur Wellesley)가 자신의 신발메이커에게 18세기 부츠디자인을 기본으로 부드러운 소가죽의 재료를 사용하여 부츠를 만들도록 했던 데서 웰링턴 부츠라는 이름이 시작되었다. 이후에 신재료를 이용한 신발제조기법이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던 미국에서 건너온 헨리 리 노리스(Henry Lee Norris)가 스코틀랜드로 와서 이 부츠를 보고 만들기 시작한 것이 스코틀랜드 헌터(Hunter)사의 고무재질 핸드메이드 웰링턴 부츠의 원조이다.

비가 많이 오는 영국의 북쪽지방, 특히 진흙이 질퍽거리는 시골에서 장화는 유용하게 사용된다. 또한 비가 올 때 뿐 아니라 산책할 때, 정원을 가꿀 때 등 영국에서는 일상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헌터(The Hunter)사는 초록색 장화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 초록색 장화를 디자인하여 생산한지 50주년이 되는 올해를 기념하여, 장화색깔에 따라 각기 다른 자선단체를 후원하는 ‘장화 나눠주기(Giving welly)’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원래 50주년 기념행사로 자선 파티를 계획하고 이 파티 때 팔릴 몇 가지 색상의 장화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아 아예 일년행사로 늘렸다고 한다.

Giving Welly 캠페인

사람들이 장화를 신고 하는 활동들과 관련된 자선단체들이 선택되어, 노란색, 검정색, 하늘색, 남색, 빨간색, 자주색, 분홍색 장화들과 연결되었다. 또한 어렸을 적에 초록장화를 신고 질퍽한 진흙주변에서 마구 뛰놀던 시절을 추억하는 의미에서 몇몇 어린이 자선단체들이 선정되었다. 이 캠페인은 특정 색상의 장화가 한 켤례씩 판매될 때마다 일정금액이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특정 색상의 선호로 의하여 한쪽으로만 금액이 몰릴 것을 방지하여 금액의 반은 전체 자선단체들이 나중에 나누게 되고, 나머지 반은 관련된 자선단체로 기부된다.



갖가지 색상의 장화와 자선단체의 연결관계

1) 분홍색 장화 : Breast Cancer Haven
2) 자주색 장화 : Woodland Trust
3) 어린이용 장화 : Contryside Foundation for Education
4) 하늘색 장화 : Rainbow Trust Children Charity
5) 빨간색 장화 : British Lung Foundation
6) 검정색 장화 : British Horse Society
7) 남색 장화 : Game Conservancy Trust
8) 노란색 장화 : Marie Curie Cancer Care



색색의 장화를 신은 사람들

기업들이 힘을 합쳐 자선단체를 후원하는 내용의 기사는 영국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의류회사가 자선단체의 로고가 담긴 티셔츠 등을 디자인하고 판매하여 남는 수익을 단체에 기부하는 형식이 대표적이다. 이번 3월 동안 젊은 나이에 유방암에 걸린 환자들을 위한 자선단체인 라벤더 트러스트(Lavender Trust)는, 믹서기 브랜드인 KitchenAid의 라벤더색 믹서기, 문구용품 브랜드 Paperchase, 화장품 브랜드 DDF Skincare, Pout, Tisserand, 의류브랜드 miss selfridge, 바 Ha!Ha! Bar & Canteen, 세제용품 브랜드 Bold, 라벤더 공급업체 Norfolk lavender, 주전자 회사 prestige, 런던의 호텔 the Berkeley, 장화브랜드 wellieart 등과 제휴를 맺어 이들 회사가 디자인한 특정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수익금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장화나눠주기’ 캠페인은 그 동안 디자인의 수많은 요소중의 하나로, 그리고 소비자의 기호에 따른 대응방법으로 인식되어왔던 색상을 자선행사와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자선단체에 돈을 내는 단순한 일방적인 기부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면서 동시에 사회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자인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를 제시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관련 웹사이트
http://www.giving-welly.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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