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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과 함께 하는 새로운 전원 풍경


 

만리장성과 함께 하는 새로운 전원 풍경

 

베이징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만리장성은 모두의 소망이자, 귀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여행자들은 부족한 시간으로 비교적 수월한 교통에 의해 가장 쉽게 가는 빠다링(八达岭 : 팔달령)으로 발길을 돌리곤 한다. 여행지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곳은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많은 실망감을 안고 돌아오기 일쑤이다. 더욱이 베이징에 사는 사람들 역시 30년 가까이 살고 있지만 만리장성을 만명은 족히 넘을 인산인해로 자주 가보지는 못한다.

 

 

 사실 그동안 만리장성은 고고한 역사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진채 홀로 중국을 비추는 외로운 성지였다. 그러나 인류최대의 토목공사이자 만리장성의 2,000년 남짓한 지난한 역사를 보존하고자  현시대에 이르러서 새로운 도약이 시작됐다. 새롭게 재탄생하는 장소적, 시대적 의미를 지닌 만리장성은 여전히 중국인은 물론 전세계인에게 관심과 사랑을 갖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여가 활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면서 주말 여행으로 중국 4대 도시인 베이징의 여가지도가 만리장성과 함께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새로운 리조트 문화,  Commune by the Great Wall

 

만리장성 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구간은 앞서 말한 빠다링창청(八达岭长城)이다. 이곳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쯤 가다보면 수이관(水关) 톨케이트가 먼저 나오며, 기차 종착역이기도 한 빠다링창청과는 달리 한적한 수이관청(水关城)이 나온다. 만리길이나 되는 창청이라지만, 과연 이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산하다. 하지만 고즈넉한 2천년 남짓한 창청의 역사와 베이징 도심의 매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그야말로 시공을 초월하여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수이관청(水关城)을 입구를 통과하여 작은 마을을 지나 오르다 보면,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이 나온다. Copyright © midoc

 

 

입구를 지나 마을길을 산책하듯 산길로 올라가면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Commune by the Great Wall)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더욱이 이 리조트 단지의 얼굴격인 리셉션빌딩은 한국의 대표 건축가 승효상에 의해 설계되었다.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은 2002년에 12채를 짓고 2006년 말에 30채를 더 지으면서 빌라 42채, 룸 236개의 규모를 갖추었다. 현재는 독일의 호텔 전문 매니지먼트사인 켐핀스키(Kempinski)가 부티크 리조트(Boutique resort) 호텔로 운영하고 있다.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 입구 및 건축가 승효상의 디자인한 리셉션홀 역시 내후강성 강판, 코르텐강으로 마감되어 있다. Copyright © midoc

 

 

 

리셉션홀에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지도와 전경. Copyright © midoc

 

 

 

리셉션홀 2층에 자리한 공작의 방(Peacock"s room)은 다양한 디자인 서적과 건축 서적으로 채워진 서재 공간이다. Copyright © midoc

 

 

 

리셉션홀 반대편 2층에 자리한 응접실은 최근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베이징 내 건설 중인 건축물에 대한 모형 전시, 그리고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을 설계 당시 제작한 모형들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되었다. Copyright © midoc

 

 

 

Zaha Hadid, Copyright © midoc

 

 

 

Zaha Hadid, Copyright © midoc

 

 

 

쿠마겐코의 "대나무집(竹屋)" 영상 전시(2012년 7월)와 우측의 실제 모습. Copyright © midoc

 

 

 

캔틸레버 하우스(Cantilever house), 그 우측으로 이어진 산길을 통해 15분 남짓 오르면 수이관청(水关城)에 다다른다. Copyright © midoc

 

 

만리장성을 오르는 재미와 달리 산을 타듯 올라가며 건축물을 하나씩 감상할 수 있는데, 울창한 숲 속에 파묻혀 있는 건물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이유인즉슨, 아시아에서 내노라하는 12명의 건축가가 제각기 자신만의 디자인을 선보여 마치 한국의 파주 헤이리아트밸리를 떠올리게 한다. 건물 전체를 대나무로 둘러서 만든 "대나무집(竹屋)"은 일본 건축가 쿠마 켄코(隈研吾)의 작품이다. 싱가포르 건축가 탄 케이 니(Kay Ngee Tan)는 "쌍둥이 형제(双兄弟)"를 지었고, 중국 건축가 안똥(安东, 안동)은 붉은 기운이 초록 산세와 잘 어울리는 "붉은 방(红房子)"을 선보였다. 중국의 대표적인 건축가로 잘 알려진 장용허(张永和 , 장영화)는 흙을 일일이 빻아서 짓는라 작업이 지체되기도 했지만, 전통 가옥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흙집(土宅)"을 내놓았다. 일본 건축가 후루야 노부아키(古谷誠章)는 산세를 그대로 이어 "숲 속의 작은 방(森林小屋)"을 지었다. 대만의 건축가 치엔 수에이(Chien Hsueh-Yi)가 "공항(飞机场)"이라고 이름 붙인 건물은 여행의 설레임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이렇게 잠시 여행을 떠나온 이들에게 머무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주며, "공동주택(大通铺)"은 참여 작가 12명 중 유일한 여성인 카니카 르쿨(Kanika R"kul)의 작품이다. 만리장성이 베이징 뿐만 아닌 중국의 각 지역에 걸쳐 한 궤적을 이뤄내듯 중국 대륙과 홍콩을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대만, 일본, 한국 등 국적과 경험을 달리한 현대 작가들의 향연의 장을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에서 만날 수 있다.

 

 

 


Suitcase house, Copyright © Commune by the Great Wall

 

 

 

Cantilever house, Copyright © Commune by the Great Wall

 

 

 

수이관청(水关城)의 한 부분에 올라서면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경이 나타난다. 건축가 승효상이 이 부지를 부탁받았을 때, 이곳에 올라서서 사이트를 내려다보고 반하여 참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Copyright © midoc

 

 

 

수이관청(水关城)의 한적한 전경은 오래된 로마 유적과 유사한 형태로 남아 있다. Copyright © midoc

 

 

<2페이지 계속>

자연을 그대로 품은 Shan Li Retreats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더니 자연과 하나되기를 소망했던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은 생각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기 보다는 하나의 건축박물관 같은 박제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직 중국의 레저 문화가 붐을 이루기 전에 함께 건축된 곳인지라 이제서야 그 명성을 느낄 수 있다고 해야할까? 이와 달리 또다른 만리장성 한자락에 자리하며 이름과 달리 조금씩 소문 자자한 곳이, 샨리이쥐(山里逸居)이다. 말그대로 산 속에 숨은 산장이란 뜻이다.

 

베이징으로부터 약 90Km 떨어진 이곳은 후앙얀커우(黄岩口)란 이름의 작은 마을 근처에 자리한다. 이곳은 특히 노란빛깔에 가까운 절벽으로 둘러쌓인 곳으로 특히 여름에는 연초록빛 풀섶으로 덮혀 아름답고, 가을에는 단풍으로 예쁜 곳이다. 샨리이쥐가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과 가장 대조적인 것은 이러한 환경이 아니라 이 곳에 자리했던 교사 사택을 그대로 이용하여 중국의 전통적 가옥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처럼 만리장성의 오래된 잔해를 곁에 그대로 두고 있지만, 마을의 오래된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고 최대한 그 마을의 전통 가옥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인들에게 최근 각광을 받는 건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산리이쥐의 배치도, Copyright © Shan Li Retreats

 

 


산리이쥐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나얼수(那儿素)여사에 의해 2011년 초에 문을 열게 되었으며, 포샹(坡上), 라오치앤찌아(老钱家), 샨찌아오시아(山脚下), 반포(半坡), 쓰팡즈(石放子)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각각의 환경과 역사에 따라 이름지었다.

 

 

언덕 위의 집이란 뜻의 포샹(坡上), Copyright © Shan Li Retreats

 


포샹(坡上), Copyright © Shan Li Retreats

 

 

포샹(坡上), Copyright © Shan Li Retreats

 

 


 

반포(半坡), Copyright © Shan Li Retreats

 

 

반포(半坡), Copyright © Shan Li Retreats

 

 


오래된 교사 사택을 리노베이션한 라오치앤찌아(老钱家), Copyright © Shan Li Retreats

 

 

라오치앤찌아(老钱家), Copyright © Shan Li Retreats

 

 


라오치앤찌아(老钱家), Copyright © Shan Li Retreats

 

 

산 아래 있는 집이란 뜻의 샨찌아오시아(山脚下), Copyright © Shan Li Retreats

 

 

샨찌아오시아(山脚下), Copyright © Shan Li Retreats

 

 

샨찌아오시아(山脚下), Copyright © Shan Li Retreats

 

 

돌로 만든 방이란 뜻으로 위의 4가지 주제의 집과 달리 이곳은 여러 사람이 나눠쓸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쓰팡즈(石放子), Copyright © Shan Li Retreats

 

 

 

쓰팡즈(石放子), Copyright © Shan Li Retreats

 

 

쓰팡즈(石放子), Copyright © Shan Li Retreats

 

 

이제 중국인들도 그들 지역의 고유 역사와 전통문화를 융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레저 문화와 함께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향후 이러한 움직임들이 중국의 새로운 문화로 보존되어 제2의 만리장성을 만들것이라 기대해 본다.

 

 

참조 사이트 :

http://commune.sohochina.com/

http://www.shanliretreats.com/

 

 

리포터 소개 |

 

리포터 최미도는 중국 베이징의 LENOVO 본사에서 CMF 디자이너로 근무 중이다. 베이징에서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시작한지 1년 반 남짓한 시간동안 겪은 디자인과 관련된 일상들과 함께 중국의 변화되는 모습을 함께 디자인 리포팅을 통해 전하고자 한다.

Tag
#Commune by the g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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