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색에 대한 감정은 모두 조금씩 다르다. 그때의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같은 색이라도 조금씩 다른 느낌을 갖게 되며 각 색마다 가지고 있는 각각의 특징이 있어 우리는 이러한 색들을 정의 하기도 하며 또는 서로 간의 약속으로 사용 한다. 일례로 신호등을 보면 빨간색은 정지, 노랑색은 준비, 초록색은 안전 등의 정의를 통해 우리는 보다 윤택한 삶을 얻고자 한다.
그렇다면 색의 정의는 어떻게 내릴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녹색은 자연, 안전 등의 의미로 많이 사용되며 사물에 있어서는 청소에 관련된 혹은 청결의 의미로 사용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일까 사람들이 갖는 고정관념에 대한 색의 정의가 강하다 보니 쉽게 사물에 이러한 색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 예로 녹색은 우리나라에서 청소차에 사용된다. 그렇다면 외국의 경우는 어떠할까? 외국의 청소차는 녹색을 사용하기도 하나 녹색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어 같은 계열의 색상을 무궤도 열차의 색으로 사용해 일반 시내에서 너무나 쉽게 녹색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내가 처음 이태리에 와서 본 무궤도 열차의 녹색은 무척 낯설게 느껴 졌다. 그 이유는 아마도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던 청소차의 이미지가 너무도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고정 관념을 벗어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제품의 색상을 정하는데 있어 이미 상징화된 컬러를 이용하는 것이 약간 꺼려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제품의 색상을 정하는데 있어 색상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디자이너가 색에 대한 자유로움을 갖지 못한다면 그 또한 잘못된 생각일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국경의 의미가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색의 고정관념이 외국에서도 똑 같이 적용되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우리가 써서는 안 된다고 하는 색이 외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 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 예로 우리가 바다의 색을 보았을 때 파란 색으로 정의 하지만 남미의 경우 바다색을 녹색으로 정의 하는 것만 보아도 색에 대한 고정관념은 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됨으로 디자이너에게 있어 색상에 대한 고정관념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편협하게 하는 좋지 않은 요소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요즘 많이 사용되는 색상 중 흰색, 파랑, 오렌지 색의 색 적용을 통해 제품의 색상에 대한 정의와 연관성을 알아보려 한다.
White. 청순, 깨끗함, 순결과 더불어 공간을 크게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러한 특징을 잘 살린 제품으로는 부엌가구의 정돈됨을 보여주는 것으로 불투명 흰색유리 상판을 사용해 깨끗함을 돋보이게 한다든지 조명에서의 모던한 느낌, 그리고 전자제품에 있어서는 전원 스위치의 모던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등 흰색의 용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하게 사용 되고 있다.
Blue. 맑은 하늘, 바다, 평온, 신선함, 고급스러움 등을 상징한다. 그러나 채도나 명도의 차이에 따라 부엌가구의 상판에 이런 색을 사용한다면 아마 부엌에서 주는 편안함이, 안락한 느낌을 더해 보다 색다른 공간으로 연출될 수 있다. 또한 제품의 한 부분이나 혹은 액센트 색상으로 sky blue를 사용한다면, 내추럴한 느낌 속에 잘 어우러진 세련된 이미지로 변신하게 되어 제품의 멋을 더해 줄 것이다.
Orange. 감성, 따듯함, 에너지 등을 통해 차갑게 보일 수 있는 전자제품에 따뜻한 느낌을 줄 때 많이 사용될 수 있다. 특히 백색가전이라 할 수 있는 전자제품에 오렌지 색을 사용한다면 감성디자인이 돋보이는 시너지 효과를 안겨준다. 또한 실내인테리어에서 활력과 생동감을 주는 공간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액세서리 색상으로 오렌지 색을 사용한다면 집안의 따듯함과 포근함을 표현하기에 더 큰 만족감을 줄 것이다.
이와 같이 각각의 색이 갖는 다양한 느낌은 제품이나 공간의 새로운 활력을 주는데 도움을 준다. 그렇다고 너무 정형화된 색상을 사용한 고정된 배색은 디자이너에게 자신의 상상력을 옥죄는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색의 시도와 제품의 특성에 맞는 색상을 적절히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는 또한 기존 디자인이 갖는 평범함에서 벗어나 보다 개성 있는 좋은 디자인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