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회사들이 패션계에 진출하는 것이 유행이라면, 패션업체가 전자제품에 관심을 갖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스포츠웨어와 일반패션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진 독일의 보그너사는 세계 최초로 회전하는 플라스마 화면기기인 ‘보그너 비젼’을 개발했다.

* 여러대의 ‘보그너-비젼’이 모여주는 영상쇼


보그너 사가 GTG사와 함께 개발한 이 회전스크린인 ‘보그너 비젼’은 작년 8월 뒤셀도르프 패션박람회(cdp)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기존의 가로로 긴 사각형 형태의 텔레비전과는 달리 보그너-비젼은 화면의 그림 내용에 따라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플라스마 스크린 자체가 회전을 하며 화면내용을 보다 더 생생하고 역동감있게 전달해준다. 컴퓨터의 도움으로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타고 경사진면을 내려오는 모습에서는 스크린도 같이 움직여 기울어짐으로써 마치 화면 속의 움직임이 기기를 움직이게 한 듯한 느낌이나 플라스마 스크린이 살아서 화면에 따라 움직이는 것 처럼 느껴진다. 회전수와 속도를 조절하면 여러 가지 재미난 영상화면을 만들어낼수 있다.

* 회전수와 속도를 조절하여 스크린을 돌릴수 있는 ‘보그너-비젼’


모델이 화면 한쪽끝에서 다른쪽으로 걸어가면 플라스마 스크린도 같이 기우뚱하고 움직이고, 좌우로 흔들리는 가방이 나오면 그 움직임에 따라서 스크린도 같이 흔들흔들 한다. 스키선수가 활강을 해 공중제비를 돌면 스크린도 같이 한바퀴를 돌고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들이 흔들릴땐 스크린도 같이 흔들흔들 한다. 여러대의 보그너-비젼을 미리 프로그램하여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으로 동그란 공 같은 보그너 로고가 통통 퉁겨나가거나 미끄러져 넘어가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패션쇼장면은 멀리서 잡은 화면이 가로로 나오다가 모델에 클로즈업 되면 모델의 모습을 더 잘보여줄수 있는 세로화면으로 스크린이 돌아가기도 한다.

* 화면내용에 따라 회전하는 플라스마 스크린 '보그너-비젼'. 세계 특허권과 판매권이 보그너에 있다.

* 화면내용에 따라 회전하는 플라스마 스크린 "보그너-비젼". 세계 특허권과 판매권이 보그너에 있다.

이처럼 살아있는 재미난 보그너 프리젠테이션은 바로 보그너의 경영자인 빌리 보그너의 손을 통해 만들어졌다. 빌리 보그너는 브랜드 창립자인 아버지처럼 스키선수 출신일뿐만 아니라 영화제작자로도 유명하다. 특히 스포츠인 답게 ‘Fire and Ice’처럼 겨울 스포츠나 자동차경주를 내용으로 자연속에 어우러진 스포츠 장면을 잡아낸 영화가 그의 전문분야이다. 영화에 대한 그의 애착이 이처럼 화면에 따라 움직이는 프리젠테이션 매체를 만들어 내게까지 되었다. 보그너는 독일 국가대표선수단의 유니폼 제작을 바탕으로 성장한 브랜드로 현재까지 스포틱하고 활동적인 옷들로 유명하다. 이런 브랜드 특성에 맞는 생생한 프리젠테이션은 실제로 소비자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두배이상이나 끌어낸나고 한다. 현재 이 보그너-비젼은 베를린의 보그너 매장 쇼윈도우에 전시되어 있는데, 빙빙 돌아가는 ‘보그너-비젼’ 덕분에 쇼윈도우 앞에 서는 사람과 서있는 시간 그리고 결국 매장에 들어오는 사람의 수가 배가 늘어났다고 한다.

* 빌리 보그너와 아내 소냐 보그너.


이처럼 보그너-비젼은 우선은 보그너 제품 이미지 쇼나 매장 전시물로 사용되고 있는데, 원칙적으로는 일반 판매도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4만유로짜리 플라스마 스크린을 소지한다고 해서 모든 영상물이 자동적으로 회전하는 텔레비젼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영상에 따른 스크린회전정보까지 같이 전달되는 보그너-비젼에 맞춰 제작된 영상물과 프로그램이 함께 있어야만 살아있는 화면을 즐길수 있다. 방송사들이나 영화제작자들이 스크린 회전정보까지 담긴 영상을 전송하거나 만들게 될 때까지는 보통 사진이나 컴퓨터 그래픽으로 된 동영상 화면을 띄워 재미난 연출을 하는데 쓰일수 있다.

(사진제공 : 보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