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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라 한인 전시회를 찾아서


이태리에는 한국사람이 그리 많지가 않다. 독일이나 영국의 경우 교민사회가 잘 형성되어 있는 반면 이태리는 교민의 수가 적고 유학생이 많아 전체 이태리 한인 규모의 대부분을 유학생이 차지하고 있다.

밀라노에는 대사관에 등록된 한국인이 천명정도 있는데 이 숫자는 타 국가의 유학생이나 교민 수에 비교해 본다면 그 수가 얼마나 작은지 짐작할 수 있다. 이태리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의 전공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패션과 성악이다. 성악은 전통적으로 이태리가 오페라의 본고장이므로 많은 학생들이 성악을 공부하기 위해 이태리를 찾고 있으나 그 수가 요즘들어 많이 줄은 반면 패션의 경우 파리와 함께 세계 패션을 이끄는 이태리의 감각을 배우기 위해 이태리 북부, 특히 밀라노를 중심으로 패션 유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상태이다.


* 전시장 가는 길에 본 하트모양의 크리스 마스 장식. 밀라노는 각각의 거리마다 장식모양이 틀리다.



이 밖에도 디자인과 건축, 미술, 요리 등을 배우기 위한 학생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단체 중 하나가 밀라노 국립 미술원 ‘아카데미아 디 벨레 아르티 디 브레라 아 밀라노’ (ACCADEAIA DI BELLE ARTI DI BREA A MILANO)에 다니는 학생들의 모임이다.

국립 미술원 브레라에는 현재 한국 학생들 31명이 회화(삐투라 PITTURA), 종교미술(아르테 사크라 ARTE SACRA), 조각(스쿨투라 SCULTURA), 무대미술(쉐노그라피아 SCENOGRAFIA), 장식미술(데코라지오네 DECORAZIONE) 등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들이 지난 12월 12일부터 2004년 1월 10일까지 밀라노하이약 국립 미술학교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교차점 동-서’(INTERSEZIONI ORIENTE-OCCIDENTE)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시회를 열었다.


* 전시장 입구의 전경.



이번으로 2회째를 맞이하는 ‘브레라 한인 청년 작가전’은 매년 브레라 재학중인 한인 학생들이 한해동안 작업한 작품을 전시하는 뜻 깊은 자리이다. 특히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들의 의식 속에 자연스레 한국의 것 즉, 한국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멀리 타국인 이태리에서 또 다른 문화를 체험하면서 얻은 새로운 예술적 성장과 변화를 통해 두 문화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 또 그것을 접목시킨 새로운 예술의 장이라 할 수 있다.

전시회를 통해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외국 속의 한국을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으며 그들이 이룬 전시회가 이태리 밀라노에서 한국의 미와 예술을 알리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작품 하나 하나가 모두 새로운 시도와 한국의 멋이 배어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어 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의 한명으로 자부심과 함께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 회화를 전공하는 황인선씨의 '김치,숲'이라는 제목의 작품. 한지 케스팅 위에 염색을 해 표현했다.


* 무대미술을 전공하는 김교선씨의 작품. 베르디의 오텔로의 무대를 만든 모형으로 실제 공연이 자주 열리는 베로나 원형 경기장의 무대를 재연하였다.


* 조각전공의 강신욱씨와 무대미술의 천재현씨가 만든 '피할 수 없는...'이라는 제목의 작품.


* 장식미술을 전공하는 김주일씨의 '빛, 바람 그리고 형태'라는 제목의 작품. 도자와 홍합껍질을 이용해 만든 작품으로 모든 형태가 빛과 바람의 인위적인 방법으로 인해 시각적 차이를 느끼는 것처럼 우리의 삶의 모습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나타내고 있다.


* 조각을 전공하는 박홍필씨의 '무제' 작품. 태운 나무와 철사를 이용한 작품으로 먼 곳에서 바라보면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 조각을 전공한 황인경씨의 "심포지움"이라는 작품. 술 항아리와 코르크 마개를 통해 모든 것은 시간에 따라 흐르며 그곳에 추억의 잔재가 남는다는 것을 표현했다.


* 회화를 전공하는 이서령씨의 '존재'라는 제목의 작품. 아크릴 판화지에 먹물을 사용했다.


* 조각을 전공하는 심난영씨의 '편지'라는 제목의 작품. 마른 나뭇가지와 인조 나뭇잎을 사용해 제작하였다.


* 종교 미술을 전공하는 박주희씨의 '승천'이라는 제목의 작품. 아크릴 물감과 지점토를 사용했다.



우리는 유학생이기에 한국에서 느끼고 배운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와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은 예술 뿐 아니라 디자인을 배우는 우리에게도 무척이나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외국에서 공부한다고 그곳의 문화가 모두 옳고 좋은 것은 아니다. 분명 그곳에서 배울 것과 우리 것의 우수한 점을 잘 이용해 새로운 시도와 표현으로 우리가 갖는 창조성이 더욱더 빛을 발하는 것이다.

처음 유학 후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한국에서 배운 것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고집하고 새로운 배움과 시도에 대해 두려워 했었고 이것을 극복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는 한국인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표현하지 않으려 해도 잠재의식 속에서 그것이 나타나고 표현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그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가진 상태에서 새로운 것을 덧붙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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