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Class Inflight Tableware for Cathay Pacific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디자인 회사는 Milk Design입니다. Milk Design은 이름처럼 부드러운 느낌의생활 소품을 주로 디자인 하는 홍콩의 디자인 전문회사입니다.

MIIX by Milk Design (client : loveramics)

Milk Design의 설립자 치윙 리. 홍콩 폴리테크닉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후 주로 영국으로 유학을 가는 홍콩 학생들과는 달리, 프랑스의 ENSCI(Ecole Nationale Superieure de Creation Industrielle)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파리의 로레알과 이세이 미야케, 홍콩 필립스 등을 거쳐 1998년 Milk Design을 설립하였습니다.

한국에서 파리로 가는 에어 프랑스 기내식에는 꼭 한번 연어요리가 포함됩니다. 연어요리가 기내식치고는 고급요리인데다 꽤 맛이 있어서 에어 프랑스가 타 항공사보다 비행기표가 훌쩍 더 비싼데도 불구하고 제 주변에는 이 한끼의 기내식 때문에 에어 프랑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밖에 나가 제대로 된 연어 요리를 사먹으면 그만이지만 기내에서 나오는 식사는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와 비교할 수 없는 길고 지루한 비행 속의 특별한 이벤트와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에어프랑스가 미식가의 나라 프랑스의 항공사라는 점을 잘 활용한 예이기도 합니다.

캐세이 퍼시픽 이코노미석 기내식 용기. Feel “at Home”. 비행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집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이 회사를 소개해드리는 이유는 바로 캐세이 퍼시픽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이코노미석 기내식 용기세트 때문입니다. HKdc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한 이 프로젝트의 프로세스가 Milk Design 홈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되었습니다.

홍콩의 디자이너들은 전통과 문화에서 디자인의 소재를 찾는 노력을 많이 합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홍콩의 디자이너인 알란 찬, 스탠리 왕, 게리 창 등을 보아도 그렇고 젊은 디자이너들과 학생들도 아시아적인 것, 홍콩스러운 것, 다시 말해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내어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입니다. 그 속에서 다소 미숙하고 촌스러운 디자인들이 튀어나올지라도 근원을 알 수 없는 어설프게 서구적인 디자인은 찾기 힘들거나, 혹은 묻혀져 버립니다. 이런 시행착오가 중국이라는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한 홍콩 디자인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캐세이 퍼시픽의 이코노미석 기내식 용기의 소재는 바로 ‘쌀’입니다. 디자인을 맡은 회사는 물론이지만 아시아의 허브 홍콩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는 자사 항공을 이용하는 손님들로 하여금 기내식에서도 아시아의 문화와 미를 느끼게 해주겠다는 캐세이 퍼시픽의 세련된 마인드와 세심함에 감탄이 나옵니다.

‘Small and great, humble and sustainable’이라는 첫 문구가 바로 쌀과 이코노미석 기내식 용기간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설명해 줍니다. 국제적 항공사의 기내식 용기에 중국인들의 식탁에 매끼 오르는 ‘쌀’이라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문화적 코드를 부여하였습니다. 

쌀이 그려진 중국 민가에서 사용되는 전통 사기 그릇.

스터디에 사용된 다양한 중국 전통 그릇.

하나하나의 작은 쌀알들이 모여 패턴을 이루어 가는 드로잉. 쌀의 모티브는 힘, 자라남 그리고 역동성의 시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