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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그르칙 in 상하이

필립 스탁 Philippe Starck의 부부 스툴 Bubu Stool.




저는 의자를 무척 좋아합니다. 특히 잘 디자인 된 의자를 보면 환장(?)하는 수준입니다. 덕분에 이제까지 모은 디자이너 의자만 스무개가 넘습니다. 제겐 하나의 돈 드는 취미인 셈이죠. 제 집에 놀러온 친구들 중엔 의자 가격을 알고는 너 제대로 미쳤구나,라는 반응을 보이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아니 많습니다. 그들의 반응, 충분히 이해 합니다. ^_^ 하긴 의자 하나에 기십만원, 어떤 건 백만원 가까운 가격이 일반인들 보기엔 가당키나 한 얘기겠습니까. 이런 저도 그런 반응을 보인 때가 그리 오래지 않으니까요.

8년 전의 일이군요. 제가 뉴욕에서 학교를 다닐 때 하우스 메이트이던 일본인 친구가 하루는 MoMA에 다녀왔답니다. 집을 들어서는 그의 손에는 그리 크지 않은 물건이 하나 들려져 있었구요. 바로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의자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필립 스탁의 부부 스툴. 그거 뭐니,라며 시덥잖은 반응을 보이는 (당시만 해도 의자는 제게 그저 앉는 물건쯤 이었거든요) 제게 그 친구는 이게 말이지,로 시작하는 장황설을 토해냅니다. (이거 안물어봤으면 어쩔뻔 한거야@! -_-;;) 필립 스탁이 어쩌구, 모마 전시가 어쩌구... 어쨌거나 저쨌거나 제가 놀란 건 다름 아닌 MoMA 뮤지엄 숍에서 샀다던 그 의자의 가격이었습니다. 당시 우리 돈 30만원이 넘는!@ 미쳤군, 제대로 미쳤어. 지금 제 친구들이 저에게 보이는 반응과 똑 같이 제 몸과 정신은 반응을 하더군요.

그 친구 덕분이었을 겁니다. 애지중지 그 의자를 아끼는 그 친구의 모습이 뭔가 저를 자극하더군요. 별거 아닌 듯 한데 어찌 저리도 곰살맞게 굴까. 여자 친구도 아닌 의자 하나에 말야. 그 별것도 아닌데 말야,라던 제 반응이 음 별것 있나? 정말 별것 있나본데,로 점점 바뀌더니 저 역시 "디자이너 체어"교의 광신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니 그전까지는 그저 의자에 지나지 않던 한낱 의자들이 제게 구애를 하더라니까요, 정말. -_-;;

수업 중 앉는 의자는 임스 체어 Eames Chair였고, 도서관에서 책 볼 때 앉았던 의자는 글쎄 해리 버ㄹ토아 Harry Bertoia의 다이아몬드 체어 Diamond Chiar더군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인다더니 제가 바로 그 열병 앓는 얼치기 짝. 그 이후로, 제가 꽂힌 의자들을 하나 둘씩 틈날 때마다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색색별로 필립 스탁 Philippe Starck의 부부 스툴 Bubu Stool. 그 일본인 친구덕에 몇번 앉아보게 되었는데, 하루는 술 마시다가 사망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가분수스타일의 의자인데다, 지지하는 다리가 좁아 바닥에 닿는 면이 별로 없어 조금만 중심을 잃을라치면 그냥 미끄러져 버립니다. 자라 보고 놀란 그때의 기억때문에, 필립 스탁의 크리에이티브함은 존경하지만, 그의 물건을 돈 주고 사라면 전 아직까지 자신이 없습니다. 필립 스탁이란 이름을 Form Follows Function 이라는 디자인 명제에 대입시켜보면 음, 그의 팬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솔직히 답이 안나오니까요.




저의 all-time-favorite인, 찰스 & 레이 임스 Charles & Ray Eames의 라 셰즈 La Chaise. 상하이 비트라 Vitra 쇼룸에서 찍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임스 부부가 만든 심플하고 깔끔한 스타일의 의자들(DCM, LCM, 사이드 체어, 암체어 같은)과 장 프루베 Jean Prouve의 스탠다드 체어 Standard Chair. 그러던 중, 최근에 보자마자 꽃혀버린 의자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콘스탄틴 그르칙 Konstantin Grcic의 체어 원 Chair One입니다.




콘스탄틴 그르칙 Konstantin Grcic의 체어 원 Chair One. 제가 살고 있는 상하이 집 거실입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저희 부부가 했구요.





지난 2003년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매지스 Magis를 통해 처음 선을 보인 체어 원은 디자인 비평가들과 소비자들 모두에게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최소한으로 남긴 골격만을 이용해 완성품을 만든다,는 콘셉트는 정말이지 다시봐도 획기적입니다. '최소한'의 콘셉트는, 콘스탄틴 그 자신이 미니멀리스트로 불리는 이유이고, 모든 위대한 디자이너들이 그러하듯 그를 철학자로 만듭니다.




그럼 수많은 잡지와 화보에서 얼굴을 내밀고 또 내민 그의 대표작 패밀리 원 Family One 시리즈를 보실까요. 물론 의자, 바 스툴, 벤치, 테이블 등등을 시리즈로 묶은 패밀리 원 Family One 시리즈의 간판인 체어 원 Chair One (2003)부터.

위에서 보시는 체어 원은 다이캐스팅한 알루미늄 위에 폴리에스테르 파우더를 입혀서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비바람에 강하고, 또 여러개를 쌓아서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야외용으로 아주 그만입니다.




체어 원 Chair One의 옆 모습.




테이블 원 Table One (2005)과 체어 원의 조합.




콘크리트 베이스의 체어 원 (2004). 콘크리트와 스틸이 무척이나 잘 어울립니다.




금년 처음 론칭된 체어 원 포스타 Chair One 4Star. 포스타 베이스로 회전이 가능한 의자입니다. 가장 최근작이어서 그런지 무게감이 느껴지는군요.




체어 원 퍼블릭 시팅 Chair One Public Seating (2005). 이런 벤치를 공공장소에 내어놓을 수 있는 수준의 클라이언트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이 의자 무척 편합니다. 예상외로 말이죠. 독특한 디자인 덕에 우리 집을 방문하는 친구들 마다 이 의자 어디 것이냐고 묻습니다. 디자이너들에게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하는 그런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단점이 있으니, 겨울철 엉덩이가 무지 시렵습니다. -_-;;; (여름철에는 장점이지만) 그래서겠죠. 사진과 같은 앙증맞은 쿠션이 제작된 이유가요. 쿠스치니 원 Cuscini One이라 이름 붙은 이 쿠션은 두가지 디자인에, 천과 가죽 두가지 재질에, 일곱가지 색상이 있습니다.




등받이 패드까지 있는 또다른 디자인의 쿠스치니 원.




스툴 원 Stool One (2006). 67cm 높이와 77cm 높이 두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스툴 원의 옆 모습.




바에서 사용할 수 있는 테이블 원 비스트로 Table One Bistro (2006). 높이가 다른 두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매지스의 로고.





그동안 이런저런 수입상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던 매지스 Magis가 중국시장에 공식적으로 론칭을 했습니다. 론칭쇼는 저번에도 소개드린 상하이의 디자인 리퍼블릭 쇼룸에서 있었구요. 그런 이유로, 매지스의 영업이사와 콘스탄틴 그르칙이 직접 상하이를 들렀구요.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아트 포 더 매시스 (Art for the Masses)" 전이 열렸던 와이탄의 디자인 리퍼블릭 쇼룸입니다.




들어서는 입구에는 이렇게 매지스의 로고가.




이것은 프론트 Front 디자인 팀이 모오이 Moooi를 위해 만든 호ㄹ스 램프 Horse Lamp. 처음엔 이거 뭐야, 완전 악취미인걸,하며 놀랬었는데, 자꾸 보니 넓은 거실에 하나 떠억 하니 들여놓으면 멋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_-;;;




역시 모오이 Moooi에서 나온 베르티얀 포트 Bertjan Pot의 논 랜덤 라이트 Non-Random Light. 워낙에 히트를 친 완전 동그란 랜덤 라이트 Random Light 후속작으로 살짝 타원형입니다.




쇼룸 내에는 이런식으로 콘스탄틴 그르칙 Konstantin Grcic의 "패밀리 원"의 의자들을 배치해 놓았습니다. 처음엔 다들 저 플로어 위로 올라가는 것조차 꺼리더니 술 한잔 씩 하고 나서는 너나할 것 없이 앉아버리더라는. ^_^




입구 한켠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매지스가 발간한 여러 카탈로그가 올려져 있습니다.




포장 박스 채 전시되어 있는 체어 원.




역시 블랙 칼라의 체어 원.




점령된 의자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날 아주 많은 디자인 관련종사자들이 모였습니다. 역시 콘스탄틴 그르칙은 지금 현재 블루칩 중 하나임은 틀림이 없나봅니다.





전시장에 가득한 사람, 사람들.





저와 사샤 실바 Sacha Silva입니다. 사샤는 지난 번 소개드린 얼반 호텔 Urbn Hotel의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했던 몬트리올 출신의 건축가입니다. 홍콩과 상하이 두곳에서 주로 활동을 하는데, 상하이에서 가장 핫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중 한명입니다.





IDEO 출신의 영국인 사장이 설립한 '아센티오 디자인 Asentio Design'의 브랜드 디자인팀장인 승헌씨와 제 아내 서영씨 그리고 사샤입니다. 사샤는 서영씨가 아트 디렉터로 있는 아이엘엑스 미디어 그룹 ILX Media Group의 인테리어를 맡기도 했습니다. 광고회사 TBWA와 같이 쓰는 그 건물은 80년된 오랜 공장 건물을 개조한 곳으로 이미 여러 세계적인 인테리어 잡지를 통해 소개된 바 있구요.




퍼피 Puppy 위에 올라탄승헌씨.




엘르 Elle 차이나, 바자 Bazaar 차이나, TBWA 등과 관련해서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포토그래퍼 광택씨. 찾아보면 상하이의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진출해 자리잡고 있는 한국분들이 은근 많이 있습니다.




아, 사진의 이 건물이 사샤가 디자인을 했고, 서영씨가 일을 하고 있는 ILX 미디어 그룹 건물입니다. 이런 분위기의 사무실, 디자이너의 능률이 높을 것 같지 않나요.









중국 본토의 디자인 업계에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오늘 론칭 파티의 호스트 '디자인 리퍼블릭'. 그곳에서 브랜드팀 팀장으로 일을 하시는 애쉴리 정씨. 역시 한국분입니다.




홍콩대학 University of HK에서 건축을 가르치면서 그 자신 건축가인 뉴욕 출신의 조나썬 Jonathan과 뉴욕의 한 아트관련 잡지의 아시아지역 담당 에디터인 비비안 Vivian.




이미 소개 드린바 있는 100% 디자인 상하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애릭 천 Aric Chen (왼쪽)과 100% 디자인 상하이를 태어나게 한 장본인인 디자인 저널리스트 앤드류 양 Andrew Yang (오른쪽).




앤드류와 조나썬. 전시된 모자를 쓰고 익살맞은 표정.




사샤와 친구들.




이에로 아르니오 Eero Aarnio의 퍼피 Puppy 위에서 잠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화이트 와인을 홀짝이는 나쁜 어린이, 저입니다. -_-;;




퍼피 Puppy는 매지스의 어린이 라인 '미 투 콜렉션 Me Too Collection'의 간판 아이템입니다. 네가지 종류의 크기로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도 아주 인기가 높았답니다. 어린시절 목마를 타고 이랴,하던 느낌이랄까요. 보기만큼 불편하지도 않구 말이죠. 와인/칵테일 한잔씩 하시고, 너나 할것없이 앉아보던 어른들이란, 참... ^_^




이렇게, 어두운 밤 조명으로도 사용 가능한 버젼도 있구요.




카탈로그에서 훔쳐온 사진입니다. 어찌, 아기들이 보자마자 사달라고 졸라댈 것 같지 않나요. 하하.




드디어 콘스탄틴 그르칙이 등장했습니다. 그를 소개하는 맨 오른쪽의 인물이 이곳 "디자인 리퍼블릭"의 CEO이자 "네리 앤 후 Neri & Hu"라는 가구브랜드의 디자이너인 린든 네리 Lyndon Neri입니다. 언제 그를 소개드릴 기회가 생길텐데, 하버드 건축학 석사인 그는 파트너인 로재너 후 Rosanna Hu 와 함께 "짝퉁"으로 대변되는 중국 디자인 시장에 과감히 오리지널로 승부를 걸어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중국 디자인계에서는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맨 오른쪽의 여자분이 로재너 후. 프린스턴에서 석사를 받았다는 군요.




콘스탄틴과 저와 승헌씨. 노란 피부색의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 뭔가 합성한 듯한 티가... -_-;;;




콘스탄틴과 대화 중인 승헌씨.




이날 쇼룸에 전시되었던 패밀리 원 제품들은 25% 할인된 가격에 판매가 되었는데요. 삽시간에 동이 나고 말았습니다. 역시 중국 부자들은 그저 부자가 아니라는.

이미 체어 원 블랙 하나와 스툴 원 블랙 하나를 가지고 있던 우리 부부는 안그래도 스툴 원을 하나 더 갖고 싶었거든요. 저와 서영씨도 운좋게 하나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콘스탄틴에게 직접 사인을 받을 수도 있다니요!




사람들이 구입해서 배달을 기다리는 의자들.





쇼룸을 가득 메운 사람들.





행사날 구입했던 화이트 칼라의 '스툴 원 Stool One' (77cm 높이)이 도착했습니다. 집 베란다에 놓고 한 컷.




그날 받은 콘스탄틴 그르칙의 사인입니다. (오, 예! -_-;;)




흑백톤을 사랑하는 아내 서영씨 덕분에 집이 온통... 이번에 구입한 화이트 스툴 원과, 작년에 구입했던 67cm 높이의 블랙 스툴 원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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