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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지구 (Earth from the air)’ 사진전을 다녀와서

* 사진설명 : 이번 전시회의 메인 사진. 프랑스의 뉴 칼레도이나(New Caledonia)라는 곳에서 촬영한 것으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하트모양이 숲이, 지구와 자연에 대한 사랑을 담은 전시회 테마와 어울린다.


관광객 수입이 국가재정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영국인 만큼, 런던의 관광명소를 꼽자면 지면을 꽉채우고 남을 것이다. 그 중에서 디자인 관련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지역으로 사우스 켄싱턴(South Kensington)을 꼽을 수 있다. 화려한 외관과 조명으로 유명하지만, 소유자인 알 파예드의 아들과 다이애나비의 스캔들로 더욱더 유명해진 해로즈(Harrods) 백화점이 근처에 있는데다가, 과학 박물관(Science Museum), 자연사 박물관(Natural & History Museum),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V&A)이 한곳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각 건물에서 판매하는/전시하는 내용도 볼거리지만, 오래된 건물에서 느껴지는 웅장함과 아름다움에서 받는 감동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은, 주로 현대와 미래의 디자인을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 뮤지엄(Design Museum)에 비해, 고시대의 예술공예품부터 월리엄 모리스의 작품 등의 근세시대까지의 디자인 작품들을 보존해 놓은 곳이기에, 이곳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사 박물관의 야외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하늘에서 본 지구(Earth from the air)’ 사진전시회는, 우연한 기회에 한국에서 오신 분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몇 달 전부터 그 근처를 지나다니면서 사진들이 설치되어있고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전시회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저게 뭘까?’ 하는 생각만 했을 뿐 실제로 가볼 생각은 못하고 있었는데, 무료인 만큼 별거 없을 꺼야(???^^)라고 생각한 나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특별한 전시회였다.

그 이후로 전에 제대로 보지 못한 것들을 다시 보고싶어 친구들과 다시 한번 전시장을 찾았고, 얼마 전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의 고딕(Gothic) 양식 특별전시회를 보러 갔다가 나오면서 바로 옆에서 열리는 사진전에 또 가게 되었으니, 한달여만에 세 번이나 가본 셈인데, 보면 볼수록 혼자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과 우리나라에서도 방문 전시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진설명 : 자연사 박물관 앞에 설치된 ‘하늘에서 본 지구’ 전시회 모습


런던 자연사 박물관 앞에서 이번 여름부터 ‘하늘에서 본 지구(Earth from the air)’ 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사진전은, 프랑스 사진 작가인 얀 아르튀스-베르트랑(Yann Arthus-Bertrand)의 자연에 대한 특별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1946년 3월 13일생인 그는 일찍부터 자연의 아름다움에 심취하게 되었으며 30세에는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 마라 동물보호구역에 들어가 사자의 행태를 연구하는 도중, 하늘에서 본 지구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되었다.

특히 항공사진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어서, 그가 찍은 사진은 파리 마치, 피카로 매거진, 스턴, 지오, 에어원, 라이프,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세계적으로 유수한 잡지에 실린 바 있으며, 특히 그가 만든 이미지 뱅크 '고도(altitude)'는 항공 사진 및 전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찍은 자연 사진 자료의 보고로 여겨진다고 한다.


밀레니엄을 몇 년 앞둔1994년,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은 지구상의 환경과 자연 상태에 대해 기록을 남김으로써, 지구의 생태계와 인류의 발자취를 한눈에 조망하고, 훼손되기 쉬운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회를 가져보자는 목적에서 이 프로젝트는 기획하였는데, 첫 시작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스폰서를 구하는 200여 통의 편지를 여러 단체에 보냈지만, 대부분 거절 당하고, 후에 유네스코의 지원과 후지(Fuji)사의 필름/현상 무료 지원,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자금을 대출 받아서야 겨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시간이 흐르고 결과물들이 알려지게 되면서부터, 외부에서의 관심을 받게 되어 지난 10년간 100여 개국이 넘게 을 돌아다니며 나라에서 수천장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경비행기와 헬기를 타고 전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찍은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가득 담고 있는 이 프로젝트를 여느 자연관련 사진전들과 달리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로는 그속에 담긴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방법을 꼽을 수 있다.

사진자체에서, 그리고 사진에서 보여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오는 감동도 있지만, 환경전문가가 의해 적절하게 쓰여진 사진 옆의 소개 글은 각각의 사진이 전달하는 이야기를 한층 확실하게 해 준다. 전시회 담당자와의 인터뷰에서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은, “ 이 두가지(사진과 관련캡션)가 함쳐져서 여러가지 질문을 이끌어내는 유니크한 스토리를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면, 인간활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 있는가? 후손들에게 어떠한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어떻게 하면 황폐해진 지구를 되살리고 보존할 수 있을까? 같은 주제에 대해서요.” 라고 말함으로서, 이번 전시회가 갖는 스토리텔링 요소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항공사진들은 인공위성 이미지처럼 매우 높은 고도에서 촬영되었거나 아니면 지상바로위에서 촬영되는것이 보통인데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의 사진은 그 중간에 해당한다. 어떤 사진들에서는 사람들의 얼굴표정까지 볼 수 있는데, 여기서 그가 나타내고자 한 것은 자연은 과 인류는 서로 다른 두 개념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이다.

내러티브 패널과 대규모의 사진이미지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가 전달하려는 메세지는 간결하지만 의미심장하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곤충, 지구, 나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 균형을 깨려 한다면 이는 전 인류를 위험에 몰아넣는 것입니다.”


* 내러티브 패널 중 하나. 각 이미지마다 관련 패널을 설치하였다.












* 사진설명 : 이번에 전시되었던 사진들. 실제 전시에는 각각의 내러티브 패널을 달아 사진이 전달하는 의미를 한층 돋보이게 하였다.


이번 런던전시회가 43번째인 ‘하늘에서 본 지구’전은,1999년 파리에서 전시된 이래로 이미 천만명 이상이 관람한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 전시회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는, 항상 야외장소에 설치된 무료전시여서 일반인의 접근이 쉬었다는 점이다. 처음에 파리의 박물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시하러 했으나,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자 파리의 룩셈부르크 광장 한복판에 전시를 하게 되었고, 오히려 이로인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길거리에 전시를 함으로써 박물관과 갤러리에 관심이 없었던 일반 사람들의 관심을 끌여들여, 소수 특정 관람객층이 아닌 일반대중에게 사진을 보여주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번 런던전시회는 ‘하늘에서 본 지구’ 프로젝트를 담은 100,000여장의 사진중에서 아르튀스-베르트랑이 그의 비젼을 전달하기 위해 손수 선정한160 장의 이미지로 구성되었다. 상공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신비로운 패턴과 색상들. 인류의 생활과 관련된 농장, 공업, 거주와 관련된 것들, 아름다운 자연 자체를 주요 주제로 한 이 들 이미지 중 어떤것도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기에 사진에서 받는 감동은 더욱더 대단하다.



*원래 2004년 1월까지 예정되었던 이번 전시회는 기대이상의 호응으로 5월까지 연장되었으며 ‘하늘에서 본 지구’ 프로젝트는 관련 웹사이트(www.earthfromtheair.com http://www.yannarthusbertrand.org)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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