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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호텔 in 베이징 (1)

지난 번 말씀 드린 대로 이번엔 베이징에 관한 얘기입니다. 처음 방문했던 10년 전의 베이징은 그야말로 과거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방문한 베이징은 거짓말 조금 보태서 곧장 미래가 되어있더군요. 지난 올림픽 덕분에 베이징의 외형적 발전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정확히 그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번 베이징 여행에서 제 개인적인 관심사는 다양한 건축물이었습니다. 올림픽 주경기장, 올림픽 수영장, 국가대극원, CCTV, 수도국제공항 제 3청사 같은 건축물들 말이죠. 하지만, 이곳들은 이미 매스컴 상으로 소개되길 반복, 재반복 한터라 여기에까지 그 스펙을 나열한 다는 건…





국가대극원 내부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저는 호텔로 눈을 돌렸습니다. 올림픽 같은 큰 건이 있으면 최우선적으로 확충/리노베이션 되고, 트렌드에 민감하기로 따지면 호텔만한 곳도 없잖아요. 베이징의 새로 지어진 호텔들 중 특히 디자인 오리엔티드된 핫한 부티크 호텔 네 곳을 소개합니다. 왜, 네 곳이냐구요. 제가 제 아내랑 베이징에 머문 시간은 4박 5일. 그 기간 동안 저희 부부가 묵었던 호텔이 모두 네 군데였거든요. 네, 매일같이 옮겨 다녔습니다.-_-;; 하루같이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거듭하느라 아주 고생이… ㅎㅎ. 그래도 이런 고생은 즐거운 고생이더군요. 매일 새로웠으니 말이죠.

더 엠페러 호텔(the Emperor Hotel), 호텔 지(Hotel G), 코뮨 바이 그레이트 월 켐핀스키 (Commune by Great Wall Kempinski), 그리고 아퍼짓 하우스(Opposite House). 모두 새로움 가득하면서도 시크함이 뚝뚝 듣는 그런 부티크 호텔입니다. (코뮨 바이 그레이트 월 켐핀스키는 지난 2002년에 오픈 했고, 다른 세 곳은 올해 오픈 했습니다) 먼저 더 엠페러 호텔부터.







더 엠페러 호텔 (the Emperor Hotel)

예나 지금이나 베이징의 가장 중심부는 황제의 거처였던 자금성입니다. 그 자금성 바로 곁에 붙어 있는 3층 짜리 관공서 건물을 개조한 이 호텔은 올해 4월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조용한 주변 환경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엠페러 호텔의 전경입니다.

호텔의 내부 디자인은 윌 스미스 Will Smith의 뮤직 비디오 세트 디자인, 브래드 피트 Brad Pitt의 헐리우드 집 등을 디자인 했고, 2004년 오픈한 베를린의 ‘호텔 큐 Hotel Q’로 전세계 부티크 호텔 씬의 수퍼스타가 된 독일의 건축가 그룹 그라프트 Graft가 맡았습니다. 벽이 의자로 변하고, 바닥이 침대가 되는 그들의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에어로다이나믹 (aerodynamic)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군요.





호텔 로비의 모습.





‘디자인 호텔 www.designhotels.com’에 등록된 더 엠페러 호텔엔 60개나 되는 방에 번호가 없습니다. 대신 재미있게도 중국 역대 황제의 이름을 붙여놓았습니다. 저희가 묵은 방은 '송태조'였구요. 룸에 들어서면 데스크 위에 도장이 하나 놓여있습니다. 돌을 깎아 투숙객의 이름을 새긴 이 인장은 호텔이 제공하는 선물입니다. 객실 내부는 자금성의 스카이라인을 흉내 낸 물 흐르는 듯한 라인을 그려놓았고, 건물 외벽에는 황제를 상징하던 오렌지 색을 군데군데 칠해 놓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중국의 역사에 지대한 관심을 지닌 호텔의 오너, 류샤오쥔 Liu Xhao Jun의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방문 앞엔 이런 식으로 역대 황제들의 이름과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습니다. 황제의 이름은 방번호를 대신하구요.






인테리어를 맡았던 그라프트 베이징의 대표인 호하이젤 Hoheisel은, 서구권에서는 비싼 재료값이나 인건비 때문에 절대 불가능한 표현이 중국에서는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경험이 없는 중국 일꾼들 덕에 고생 꽤나 했다고 하는군요. 덕분에 호텔 구석구석 둘러본 느낌은 아이디어는 좋으나, 무언가 디테일 처리에서 실패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이건 분명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못뽑아준 게 분명해,라는 그런 느낌이요. 그렇다고 해도, 사람이 들었다 나면 발자국이 심하게 남는 로비의 검은 색 인조대리석 바닥은 재료선택의 잘못, 즉 디자이너의 실수이겠죠. 사람들 뒤를 일일이 따라다니며 물걸레질을 하는 스태프가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오래된 건물이어서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점도 이곳의 단점입니다. 엘리베이터를 만들려면 객실을 한 층에 하나씩, 총 세 층, 세 개의 객실을 없애야 해서 오너가 계단을 고집했다고 합니다. -_-;; 아무리 비즈니스적 문제라 해도 보다 고객지향적인 서비스를 장점으로 내세우는 부티크 호텔에 장애인 손님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무거운 제 수트 케이스를 계단을 통해 끙끙대며 올려주던 벨보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디자인 호텔" 멤버임을 알리는 사인물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이 호텔에선 이런 계단을 통해 객실과 옥상 테라스로 갈 수 있습니다.





옥상 테라스의 모습.





옥상 테라스에 서면, 이렇게 자금성이 바라 보입니다. 이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인 셈이죠.

객실 밖, 복도의 모습입니다.





객실 내. 찰스 앤 레이 임스 (Charles & Ray Eames)의 의자는 비트라 (Vitra)의 오리지널.





냉장고는 이렇게 놓여져 있는데, 열이 빠져나갈 곳이 없어 저 나무 뚜껑이 뜨거울 정도입니다. -_-;; 다만 와인 포함한 모든 음료가 공짜. @_@

침대. 연두색 헤드 부분은 인조 스웨이드입니다.





욕실. 욕실 제품은 모두 로카 (Roca).





가지런히 비치된 욕실 용품들.





호텔의 야경입니다. 어찌, 고즈넉한 분위기가 느껴지시나요.

지하층에 있는 부속 레스토랑, 셔(食)의 모습입니다. 숙박료에 포함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저녁엔 바로도 이용할 수 있구요.

레스토랑 구석에는 이런 식의 시크한 공간도 있어, 와인 혹은 칵테일 한 잔 하기에는 아주 좋습니다.





호텔 건물을 나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거리 풍경입니다. 자금성과는 이 길을 마주하고 있구요.






호텔 지 (Hotel G)

올해 5월에 오픈 한 110개 객실의 ‘호텔 지’는 '꿍티'라는 힙 플레이스에 위치해 있습니다. 베이징의 유명한 클럽들은 죄다 이곳에 몰려있더군요. 그런 만큼 이곳은 베이징의 트렌드세터 / 셀레브리티 들만을 위한 부티크 호텔로 특화했다고 합니다. 대만 타이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국인 건축가/인테리어 디자이너 마크 린토트 Mark Lintott가 담당한 이곳의 인테리어는 1960년대 뉴욕 레트로 시크를 콘셉트로 하고 있습니다.





'호텔 지'의 로비.

로비 한 켠에 전시된 미술품.





객실 내부.





웰컴 프룻 배스킷은 그렇다 치더라도, 마케팅 매니저가 직접 쓴 웰컴 메모 편지. 아, 제대로 감동.





60년대 스타일의 레트로 시크함이 느껴지시는지!

이곳의 부속 레스토랑인 ‘25 디그리 25 Degrees’는 헐리우드의 루즈벨트 호텔의 바로 그 ‘25 디그리’의 분점입니다. 꼭대기 층에 들어선 ‘길트 바 Guilt’는 필립 스탁이 밀고 있는 모로코 출신 프랑스 디자이너인 이마드 라무니가 인테리어를 맡았구요. 호텔 스태프들의 유니폼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나비부인’ 의상을 담당한 바 있는 중국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한펑이 직접 디자인할 정도로 디테일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객실 구석구석.






조명 역시 무척 신경을 쓴 부분인데요. 객실 외부 유리창의 조명 역시 여러 가지 형광칼라로 번쩍입니다. 물론 투숙객이 직접 객실의 스위치를 이용해서 원하는 칼라로 바꿀 수 있구요.

뭐니뭐니해도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여느 호텔과는 다른 넓은 객실 크기입니다. Good, Great, Greater, Greatest라고 카테고리를 나눈 객실은 중국답게 하나같이 넓습니다. 베이징의 젊은 거리인 싼리툰이 바로 주변에 있어 위치와 디자인에 신경 쓰는 이에겐 최적의 호텔이 아닐까 합니다.

칼라를 내 맘대로! 객실의 스위치를 이용해서 윈도우의 칼라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욕실의 모습.

욕실 용품은 모두 록시땅 제품입니다.






이 두 곳의 느낌도 아주 좋았지만, 앞으로 소개할 두 곳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글이 좀 긴듯하여 다음 글에서 계속 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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