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질문에 대한 대답부터 보고서, 논문 작성까지 뚝딱 만들어 준다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IT업계나 스타트업에 몸담고 있지 않은 분들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Open AI에서 세상에 선보인 지 단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모았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어마어마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는 국내에서도 점차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영역에 스며들고 있는데요. 그중 콘텐츠 제작은 챗GPT의 활용이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벌써부터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이나 콘텐츠 제작, 카피 라이팅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죠. 이번 글은 챗GPT의 사용을 마냥 권장하는 글은 아닙니다. 상세 페이지를 위한 챗GPT 활용 솔루션을 전문가처럼 소개하기 위함도 아니에요. 하지만 챗GPT를 내 업무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분들, 상세 페이지 제작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챗GPT를 조금 먼저 업무에 활용해 본 사람으로서, 챗GPT의 상세 페이지 제작 활용 팁들을 담아 봅니다. 이 거대한 AI가 정녕 저와 같은 콘텐츠 기획자들의 직업을 빼앗아 갈 것인지에 대한 소소한 생각들과 함께요.

챗GPT 사이트에 접속해 회원가입을 하면 대화창을 마주하게 됩니다. 챗GPT와 기존 검색엔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화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채팅창에 대화를 시작하면,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대화 맥락을 기반으로 답변을 받습니다. 한 주제로 나눈 기록은 차곡차곡 기록되었다가, 나중에 다시 돌아와 대화를 이어갈 수도 있고요. 대화를 기반으로 답변하기 때문에 똑똑하게 질문해야, 똑똑하게 대답합니다. 단순 검색이나 단답형 질문으로만 챗GPT를 사용했다면, 생성형 AI를 전혀 활용하고 있지 못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챗GPT와 함께 상세 페이지 작성을 해보기로 했다면, 다음의 접근법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Step 1. 맥락 형성하기

본격적인 질문을 시작하기 전, 배경과 상황을 설정하여 대화의 맥락을 형성해 주세요. 내가 누구이고,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챗GPT에게 알려 주는 것이죠.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예시: 나는 아웃도어 브랜드 마케팅 콘텐츠 담당자야. 이번에 새로 론칭하는 신제품인 기능성 티셔츠의 상세 페이지 제작이 필요해.

USP와 함께 제품 정보 제공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가 갖고 있는 제품 특징을 전달하고, 해당 제품의 상세 페이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주는 거예요. 마치 콘텐츠 제작자에게 상세 페이지 기획을 의뢰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제품의 특징을 챗GPT가 인지하고, 이에 맞는 답변을 제공하도록 맞춤 학습시키는 과정이죠. 이때, 맥락을 형성하면서 듣게 되는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질문을 이어가세요. 지금 단계에서 나누는 모든 대화는 더 정확한 답변을 얻기 위해 사전 세팅을 하는 과정이니까요.

Step 2. 질문하기

맥락을 형성했다면 본격적인 질문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질문할 때는 열린 질문보다는 닫힌 명령문, 지시문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티셔츠 상세 페이지 아이디어 알려줘’와 같이 대답의 범위가 넓은 지시보다는 ‘티셔츠 상세 페이지 메인 카피로 사용할 문구 3개 추천해 줘’와 같이 구체적인 질문이 좋습니다. 너무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서 질문하는 것보다, 명확한 동사를 사용해 단순하게 지시하는 것이 답변 제공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면 질문을 바꾸거나 고도화해 가며 대화를 이어가도 좋습니다.

상세 페이지 기획을 위한 질문은 이렇게 접근해 보세요. 먼저, 챗GPT와의 연속적인 대화는 상세 페이지 타깃 분석과 공감대 형성, 방향성 아이데이션에 활용해 보세요. 콘텐츠를 같이 고민할 동료가 없는 1인 기획자, 늦은 시간 홀로 야근하는 상황에 단비와 같은 아이디어와 가이드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내 제품을 필요로 할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 이들과 공감대 형성을 하려면 어떤 스토리텔링이 필요할지 질문해 보세요. 예를 들어 ‘땀이 많은 사람 외에 어떤 사람이 내 제품(기능성 티셔츠)에 관심을 가질지 타깃 고객을 더 알려줘’라는 질문에, 챗GPT는 아래와 같은 답변을 주었는데요. 만약 기능성 티셔츠의 타깃을 구체화하기 어려워 고민하고 있었다면, 이 답변을 바탕으로 상세 페이지의 타깃을 확정하고 타깃 페르소나를 설정하거나 콘텐츠 방향성을 기획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질문: 땀이 많은 사람 외에 어떤 사람이 내 제품에 관심을 가질지 타깃 고객을 더 알려줘

답변: 땀이 많은 사람 외에도 다양한 타깃이 내 제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웃도어 브랜드의 기능성 제품은 액티브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건강과 웰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 등 다양한 타깃이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제품의 두께가 있어 비침이 없다는 점과 데일리로 입기 좋다는 점에서, 기능성 티셔츠를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남녀공용으로 디자인되어있기 때문에, 성별에 상관없이 다양한 타깃이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중간에 답이 끊기면“continue”또는“계속”이라는 명령을 입력해, 챗GPT가 대답을 이어가게 할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OpenAI ​>

가벼운 시장 조사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단,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이나 가장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된 내용은 아닐 겁니다. 현시점의 챗GPT는 2021년 데이터를 학습하여 작동된다고 하니, 2023년 1월에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시장 조사를 해주기는 어렵거든요. 하지만 브레인스토밍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의 활용은 가능합니다. 예컨대 기능성 티셔츠를 구매하는 기존 고객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불편점)를 탐색하려면, 다양한 포털과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검색하고, 경쟁사의 사이트에 들어가 후기를 읽으며 고객 반응을 수집해야 하는데요. 챗GPT를 활용하면 대략적인 시장 조사를 빠르게 진행하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Step 3. 콘텐츠 의뢰하기

어쩌면 많은 분들이 가장 기다렸던 활용법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가장 많은 현업 종사자들이 두려워하는 활용법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콘텐츠 업무를 의뢰받아 작업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말이죠. 챗GPT에게 질문하고, 그대로 상세 페이지에 사용할 수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상세 페이지의 키 카피, 제품명, 별명, 해시태그, 하단에 들어갈 FAQ 질문 리스트 등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해 보세요. 답변으로 제공받은 카피는 그대로 사용해도 좋지만, 제품과 내가 원하는 보이스 앤 톤(voice and tone, 글의 목소리와 말투)으로 변형하여 활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료출처=OpenAI>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콘텐츠를 의뢰하는 지시를 할 때는 글자 수, 꼭 들어갔으면 하는 단어 또는 콘셉트, 결과물 개수와 같이 구체적인 조건 값을 사용해 주세요. 내가 원했던 답변과 전혀 다른 엉뚱한 답변을 듣지 않으려면 두루뭉술한 질문은 피하는 것이 좋아요. ‘글자 10자 이내의 키 카피를 작성해 줘’, ‘OO 키워드가 꼭 들어갔으면 좋겠어’, ‘해시태그 10개 추천해 줘’와 같은 구체적인 명령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만약 감도 있는 카피 라이팅을 원한다면 ‘은유적 표현을 사용한 카피 문구’를, 톡톡 튀는 후킹이 필요할 때 ‘B급 유머가 담긴 카피’를 요청해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자신 없는 스타일의 작문이나, 카피 라이팅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SOS를 청해 보세요. 챗GPT가 그 누구보다 빠르게 해결해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추상적인 단어를 구체화하거나, 제품 특징을 시각화할 때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상세 페이지를 준비하다 보면 ‘편하다’와 같은 추상적인 느낌을 시각 자료로 보여주거나, 너무 뻔하지 않은 말로 표현하기 위한 고민을 종종 하게 되는데요. 역시 여러 타사 레퍼런스를 살펴보고 아이디어를 짜낼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AI의 힘을 빌려보셔도 좋습니다. ‘상세 페이지에 티셔츠 제품의 편안함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줘’, ‘땀이 잘 말라 시원하고 편안하다는 특징을 상세 페이지에 시각화할 방법을 알려줘’, ‘OOOO 문구 바로 아래에 들어갈 사진 추천해 줘’ 등의 지시를 내려 보세요. 물론 더 좋은 질문이 있다면 적극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AI에게 추천받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촬영을 준비하고, 일러스트 디자인을 마련하면 콘텐츠 완성까지의 소요 시간을 최소 반나절 이상 단축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Step 4. 무궁무진하게 활용하기

챗GPT의 프롬프트(prompt, 결과물을 얻기 위해 입력하는 명령어)를 고도화하면 무궁무진한 세상이 펼쳐집니다. 텍스트뿐 아니라 사진을 제공하거나, 디자인 레퍼런스를 보여주는 등의 용도로 챗GPT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돕기 위해, 외부의 프로그램을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거나, 영문 기반의 챗GPT 사용이 속 시원한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해도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발 빠른 국내 IT기업, 스타트업들이 상세 페이지 제작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툴을 이미 선보이고 있거든요. 이커머스 및 콘텐츠 데이터 분석 플랫폼 <판다랭크>에서는 키워드 분석과 찾기 기능을 통해, 검색과 유입을 부르는 제품명 및 카피 라이팅을 해볼 수 있습니다. AI 콘텐츠 생성 플랫폼 <뤼튼>에서는 키워드를 입력하여 완성도 높은 텍스트 및 이미지를 생성할 수도 있고요. 이 밖에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생성형 AI를 경험해 볼 수 있으니, 나에게 가장 편한 AI를 찾아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사람’이 필요합니다 

폭발적인 챗GPT열풍과 확장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나라에서는 챗GPT를 금지하고, 실리콘밸리의 리더들과 여러 지식인들이 AI 개발중단 서명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AI라는 신기술이 없던 시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거라는 점입니다. 인공지능이 보편화되면서 상세 페이지 제작이라는 일도 머지않아 변화할 것입니다. 그동안 콘텐츠 제작에 핵심적인 역량 중 하나였던 카피 라이팅, 데이터 분석, 콘텐츠 제작은 언젠가 AI가 대체하겠지요.

하지만 AI에게 특정 콘텐츠를 만들어 달라고 지시하는 역할,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들과의 접점을 찾아 노출하는 일은 사람의 영역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AI가 상세 페이지 기획과 제작을 완벽하게 대행해 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챗GPT를 효과적으로 잘 다루는 콘텐츠 기획자들이 몸값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실제로 챗GPT의 프롬프트에 따라 결과물의 퀄리티와 정확도가 바뀌기 때문에 프롬프트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도 하나 둘 생기는 추세라고 합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연봉이 하루하루 최고 금액을 찍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려오기도 하고요. 결국 앞으로 가장 중요한 건 ‘질문하는 사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빠른 대답보다는 좋은 질문을 해야 살아남는 시대를 맞이할 준비,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면 서둘러 시작해야겠습니다. ​ 

글 : 이은아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

출처 : 패션포스트 fpost.co.kr

원문 : 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special&wr_id=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