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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쓰레기 대란은 거대도시로부터 - 윤대영

경기도 인구가 2022년 6월 말 기준 1400만 명에 근접했다. 2009년경에는 서울과 엇비슷하게 1000만 명이었다. 그 후 서울 인구는 꾸준히 줄어들어 2020년에 1000만 아래로 떨어지더니 지금은 경기도에 사람들이 40%가량 더 많이 살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5184만 명을 정점으로 매년 약 5만 명씩 줄어들 것으로 통계청은 예측했다. 출산율 감소, 전출인구 초과로 인구소멸 시대를 걱정하는 지자체가 늘어가는 가운데 유독 경기도만 매년 2~30만 명씩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기도가 살기 좋아지고 있나 보다. 그렇다면 서울은 상대적으로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인지. 

 

 

 

서울과 경기도는 경인매립장 사용시한 종료를 앞두고 대안을 모색중이다. 사진=윤대영

 

 

영국 도시계획가 페트릭 게데스(Patrick GEDDES)는 하나의 도시가 성장해 시가지가 팽창하면서 주변 중소도시와 들러붙어 점차 팽창해 가는 현상을 ‘도시연담화(Conurbation)’라고 불렀다. 도시연담화가 너무 어려운 용어라면 ‘위성도시 확대’라고 바꿔말하면 된다.

서울 집값이 비싸니 인근 도시에 집을 구하고 먼 거리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났다. 도시철도와 광역버스는 이들을 실어나르는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서울과 경기도의 철도와 버스 환승 체계는 편리하기로는 세계적이다. 하지만 가사와 육아에 쓸 시간을 길거리에 뿌리고 있는 젊은 부부들, 그들을 기다리는 조부모와 아이들에게까지 자랑거리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울 도심공원에서 멀리 본 청량리역 모습. 65층 높이 11개동 건물이 서울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있다. 사진=윤대영

 

 

런던 경제대학교와 독일 알프레드 헤어하우젠 협회가 공동으로 2010년에 ‘Endless city’라는 도시 연구보고서를 펴냈다. 확대되는 세계 거대도시의 현황과 미래를 다룬 책이다. 1900년에는 세계 인구의 10%가, 2007년에는 50%의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았는데, 2050년에는 약 75%의 인구가 도시에 몰려 살게 된다고 예측했다. 

오늘날 거대도시 주민들은 1인당 녹지비율이 적어 대기질이 나쁘고, 교통이 번잡하여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고, 신선한 음식과 깨끗한 물을 제때 공급받기 어려운 악조건에서 살아간다. 의식주 생활 유지와 개선을 위해 투입되는 세금이 많아지는 만큼 비례하여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는 데에 따른 시민들 불만이 커지고, 정부는 빈부격차 심화와 범죄율 증가로 고민한다. 

 

 

 

저층 주거지가 사라지고 고층 아파트로 바뀌는 도시는 건축폐기물을 대량 생산한다. 사진=윤대영

 

 

완벽하게 계획된 도시가 아니고서야 대부분 도시는 몰려드는 사람들에 따라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무계획한 행정과 법적 규제를 악용하는 자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시구조는 뒤틀리고 삶의 질은 떨어지게 된다. 

거대도시의 부작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드넓은 국토를 가로지르는 길이 170km에 달하는 세계 최대 초고층 미래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네옴시티라고 명명한 이 도시가 계획대로 2030년에 완공된다면 달에서도 관측 가능한 최초의 건축물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자그마한 언덕에 올라 동서남북을 둘러보면 온통 아파트 숲이다, 손바닥만한 빈 땅도 찾기 어려워진 요즘 서울은 수직 상승을 꾀하고 있다. 마침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은 주거용 건축물 35층 제한을 폐기했다. 서울 도심 스카이라인이 더 높이 뻗어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첨단 기술과 과학, 상업과 산업이 빚어낼 거대한 계획도시에서의 삶은 과연 행복할까? 그 삶의 질과 미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불투명하고, 수십 년 뒤 엄청난 양의 건축·상업·산업폐기물이 나오리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물건을 사용하다가 낡으면 버리고, 새로운 물건으로 대체하는 삶의 방식을 너무 오랫동안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에 완벽한 자원순환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늘어나는 쓰레기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거대도시는 대량소비와 대량폐기가 일어나는 곳이자, 기후 위기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발생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Tag #영국#쓰레기 대란#인구

 

글 : 윤대영 서울디자인재단 수석전문위원

중국디자인정책 박사. 한국디자인진흥원 국제협력업무, 서울디자인재단 시민서비스디자인 개발 등 공공디자인프로젝트 수행,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본부장, 서울새활용플라자 센터장, 독일 iF선정 심사위원 역임. '쓰레기는 없다'(2021. 지식과감성)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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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섬유신문(http://www.ktnews.com) https://www.k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6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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