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국민디자인단 활용에 대한 호평에 힘입어, 2015년에도 국민디자인단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2015년 3월,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국민디자인단 운영방식을 통해 정부3.0 대표과제를 수립하려는 기관의 참여 신청을 받았는데, 총 74개의 과제가 접수되었다. 행정자치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의 온라인 투표와 전문가 심사, 정책 디자인 발표대회를 통해, 지난 4월 15일에 20개 과제 중 10개의 집중육성과제를 선정했다. 나머지 10개 과제는 자율추진과제로 관리될 예정이다.
작년의 경우 정부부처에서 과제를 정해놓고 미리 섭외한 공무원과 국민, 그리고 조언을 해줄 서비스디자이너를 참여시켰는데, 올해는 온라인 정부부처 과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 어떤 정책과제 개발이 필요한지 국민이 직접 결정하도록 했고, 시민을 비롯 서비스디자이너까지 참여 의지가 있는 이들을 공개 모집해 선정했다는 점이 다르다. 올해의 경우 국민디자인단 지원자가 1,700명이 넘었는데, 정책 참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렇게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된만큼 보다 활력 넘치는 워킹그룹을 운영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올해 국민디자인단의 콘셉트는 ‘정책탐험대’다. 정책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재미있고 즐겁게 운영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작년의 경우 서비스디자이너가 조언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올해는 팀 리더 역할을 한다. 하나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워킹그룹에는 담당 부처 공무원, 국민, 서비스디자이너가 포함되는데, 서비스디자이너는 탐험전문가(탐험가이드), 공무원은 탐험공무원, 국민은 탐험대원, 그리고 전체 과제 총괄 디렉터 역할을 하는 텐지노그룹의 오영미 대표는 탐험전문가들을 위한 가이드, 탐험대장 역할을 하게 된다.
서비스디자이너는 ‘공감자’이자 ‘조율하는 사람’
국민디자인단 활동에서 서비스디자이너의 역할은 매우 크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민디자인단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텐지노그룹의 오영미 대표는 서비스디자이너의 역할을 “관련된 여러 분야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반영하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서, 통찰(insight)을 통해 문제 해결점을 찾아내고 뛰어난 ‘공감’ 능력을 발휘해 내외부의 수요자를 함께 아우르며 팀 활동에 영감을 불어넣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수요자 중심’의 진정한 의미는 그 사람의 입장에 서서 바라보고 공감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전문가들은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이 정책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정책개발의 초기 기획 단계부터 관여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두 번째로 시도되는 국민디자인단 활동에서 서비스디자이너와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의 역량이 얼마나 발휘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국민디자인활동이 아직은 초기 단계라 제약요소가 많다. 오영미 대표는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는 해당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매우 유동적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서비스디자이너의 경험 노하우와 충분한 조사 기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자원이 중요하다.
현재는 국민디자인단을 통해 서비스디자인의 잠재력을 알리는 단계이기 때문에 심도 있는 서비스디자인을 진행하기에 시간, 자원, 인적자원의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민디자인단 활동은 앞으로 단순한 ‘활동’이 아닌, ‘문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디자인단이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국민디자인단은 이제 첫걸음을 떼었을 뿐이지만, 디자인이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일에 기여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좋은 예가 되리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발행일 : 2015. 05. 28.
출처
글 전은정
오랫동안 다양한 잡지에 글을 썼고, 편집자로 단행본 만드는 일을 했다. 현재 생태전문 1인출판사 ‘목수책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 분야에 대한 글도 기고하고 있다.
제공 한국디자인진흥원
유형의 사물에서 무형의 경험까지, 생활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디자인의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본 연재는 네이버캐스트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