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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바꾸는 디자인] 지도 디자인

생활을 바꾸는 디자인

지도 디자인

도시 생활자를 위한 인포그래픽 도시 가이드

 

 

‘지구 표면의 상태를 일정한 비율로 줄여, 이를 약속된 기호로 평면에 나타낸 그림’을 의미하는 ‘지도’는 이제 ‘길 찾기’라는 말과 동의어가 된 듯하다. 새로운 지역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지도 검색. 바로 길 찾기다.

과거, 한정된 크기의 종이에 그려진 지도에서 목적지를 찾기 위해서 ‘지도 읽는 법’을 배워야 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GPS를 기반으로 한 앱을 실행하기만 해도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덕에 더 이상 지도를 읽을 필요가 없다. 동서남북을 맞춰 종이 지도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길을 찾는 대신 지도 앱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축척에 따라 넓은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소축척 지도에서 지역을 자세히 볼 수 있는 대축척 지도까지, 어떤 지역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책 한 권의 모양을 지녀야 했던 지도는 이제 손가락 하나로 쥐락펴락할 수 있는 앱으로 대체됐다.

전 세계가 손안에 들어왔다고 본다면, 지도는 엄청나게 방대한 정보의 집합체다. 따라서 이런 정보를 체계적으로 디자인하지 못한다면 길 찾기 미션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게다가 종이에서 벗어난 지도는 단순히 위치 정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교통정보와 대중교통 길 찾기, 실제 거리 이미지까지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복잡해졌다.

스마트폰으로 들어간 지도 앱 덕분에 종이 지도를 들고 다닐 일이 거의 없을 것 같겠지만, 데이터 로밍 없이 해외여행을 한다면 여전히 종이 지도는 필수다. 앱부터 종이 지도까지, 가장 효율적인 인포그래픽으로 지리적인 정보부터 각종 교통수단을 바탕으로 한 길 안내까지, 도시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다양한 지도를 소개한다.

 

 

복잡한 도시 쉽게 이용하기: ‘시티매퍼(Citymapper)’


 

구글 지도와 도시 정보를 연결한 지도 앱 ‘시티매퍼’(www.citymapper.com)는 런던, 뉴욕, 파리, 베를린, 워싱턴DC, 마드리드, 보스턴, 바르셀로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밀라노, 로마 등 현재까지 전 세계 주요 23개 도시의 정보를 제공한다.

 


시티매퍼는 각 도시에 최적화된 교통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여행객뿐만 아니라 현지인에게도 유용하다. 기본적으로 버스, 지하철, 기차, DLR 등의 대중교통을 바탕으로 한 길 안내는 물론이고, 도보, 자전거, 택시를 이용할 경우의 옵션도 다양하게 제공한다. 택시의 경우 모바일 차량 예약 이용 서비스 우버(Uber)와 연동시켜 앱의 장점을 십분 살렸다.

 

 

특히 런던의 경우, 매일 아침 뉴스에서 지하철 운행 상황을 알려줄 만큼 연착이나 사고가 빈번한데, ‘시티매퍼’는 런던교통국(Transport for London)에서 제공하는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버스나 지하철 도착 예정시간은 물론이고 운행 상황까지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시티매퍼’의 디자인을 이끈 길버트 웨담(Gilbert Wedam)은 ‘시티매퍼’의 성공 요인으로 ‘겟 미 홈(Get me home)’ 기능을 꼽는다. 도시 어디에 있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집으로 가는 최적의 길을 알려주는 이 기능은 크고 복잡한 도시에서 무엇보다 유용하다. “도시를 더 이용하기 쉽게 만들자!”라는 미션 아래,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도시를 위한 교통 앱을 만들어가는 ‘시티매퍼’는 지난해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선정하는 2014년 올해의 디자인 수상작에 오르기도 했다.

 

 

접었다 폈다, 줌인 줌아웃 되는 종이 지도: ‘맵스퀘어(map²)’

 

디자이너 안네 슈타우헤(Anne Stauche)가 선보인 ‘맵스퀘어’(www.thezoomablemap.com)는 전자 지도의 편리함에 밀려 종이 지도가 점차 사라지는 상황에서, 종이 지도의 한계를 넘어 접고 펴는 방식으로 지도를 확대, 축소할 수 있도록 만든 종이 지도다.

 

 

‘맵스퀘어’에서 슈타우헤는 디지털 지도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줌인, 줌아웃 기능을 아날로그에 적용했다. 가로, 세로 10cm로 접은 종이 지도를 한 번 펼치면 지하철 노선도가 보이고, 또 한 번 펼치면 시내 전체 지도가 나타난다. 그리고 또 한 번 펼치면 지도의 특정 영역을 더 크게 볼 수 있다.

확대된 상세 지도에는 뮤지엄이나 갤러리 등 도시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소들이 표시돼 있으며, 여행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지하철 노선도를 포함한다. 현재까지 런던과 베를린 지도가 출시됐다.

 

 

젖거나 구겨져도 걱정 없다: ‘구겨진 도시(Crumpled City)’


새로운 여행지에서 길을 찾느라 종이 지도를 들고 다니다 보면, 접었다 폈다 하면서 금세 헤지기도 하고 혹여 비라도 오면 젖고 찢어져 중요한 정보를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펼치면 큼지막한 지도를 아무 곳에서나 펴 보기도 쉽지 않다.

 

 

디자이너 에마누엘레 피촐로루소(Emanuele Pizzolorusso)가 ‘구겨진 도시’(www.palomarweb.com)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지도는 이런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종이 대신에 부드러우면서도 찢어지지 않는 방수 소재로 지도를 제작해, 비가 오는 날에도 젖을까 걱정하지 않고 가방에 아무렇게나 넣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다.

 

 

이 지도는 무게도 20g으로 가볍다. 지도의 주목적은 정보 전달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휴대성 또한 중요하다는 점에서, 단순히 보기 좋은 그래픽 이상으로 지도의 사용성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겨진 도시’는 런던, 파리, 뉴욕, 로마, 베를린의 다섯 가지로 출시됐다.

 

 

지역 아티스트와 함께 도시 아이덴티티를 담는다: ‘유즈-잇(Use-it)’


 

‘유즈-잇’(www.use-it.travel)은 유럽 30개 이상의 도시에서 제공되는 ‘젊은 여행자를 위한 지도’다. 호스텔이나 관광 안내소에서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이 지도는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제작된다.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도시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 특징. 매년 새로운 판을 출시해, 뻔한 관광 정보가 아닌 진짜 그 도시를 느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유즈-잇’은 각 지역에서 대부분 독립 제작되며, 프로젝트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지역 기관의 후원을 받는다. ‘유즈-잇 오슬로’는 노르웨이, ‘유즈-잇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후원을 받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 유럽이 연합체인 것처럼 모든 지도는 ‘유즈-잇 유럽’ 하나로 묶여 있다.

사실 ‘유즈-잇’의 역사는 꽤 길다. 1971년 코펜하겐에서 젊은 여행자들을 위한 저예산 정보 안내소로 시작된 ‘유즈-잇’은 이후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등으로 퍼져나갔다. 본격적으로 지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2005년 벨기에 겐트에서 발행한 지도가 인기를 얻으면서부터다.

 

 

2008년 각 도시의 지도를 만들어 더 많은 여행자를 돕기 위해 유즈-잇 유럽을 설립했으며, 이들은 새로운 지역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콘텐츠와 디자인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도록 돕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모든 지도 이미지를 제공하여 직접 출력할 수 있게 하였으며, 최근에는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도 출시했다.

 

 

현지인에게서 얻은 정보로 채웠다: ‘허브 레스터(Herb Lester)’


지도가 꼭 도시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모든 정보를 담기에 지도는 너무 한정된 공간이기도 하다. ‘허브 레스터’(www.herblester.com)는 누구나 다 아는 관광지를 안내하는 대신 새로운 관점에서 다른 여행지와 구별되는 장소를 소개한다.

‘허브 레스터’는 지도에 넣을 정보를 찾아내는 방식에 있어 다소 옛날 방식을 추구한다. 특정 지역의 친구들이나 운전기사, 호텔 안내원 등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에게서 카페, 바, 식당, 갤러리, 공원 등 지역에서 즐길 수 있을 모든 것에 관한 정보를 얻는다.

 


‘허브 레스터’는 한 도시의 지도를 여러 가지 버전으로 출시한다. 런던의 경우, 전반적인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모음 가이드(Collected Guide)’, 영국에서 꼭 가봐야 하는 펍을 경우에 따라 나눠 소개한 ‘모든 상황을 위한 런던 펍(A London Pub For Every Occasion)’, 런던에서 가장 흥미로운 식품 가게들만 모아 소개한 ‘런던의 식품 저장실(London’s Larder)’ 등 다양한 버전이 있다.

 

 

‘허브 레스터’는 인터넷 검색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알짜배기 정보를 담고 있다. 이런 지도라면 현지인의 안내가 따로 필요 없을 듯하다. 또한, ‘허브 레스터’는 웹사이트의 ‘저널’ 섹션을 통해 자신들이 꼽은 장소를 소개한다. 지금까지 런던, 파리, 뉴욕, 베를린, 시카고,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지금까지 46개의 가이드가 출시됐다. 각 도시에 어울리는 콘셉트에 접으면 딱 엽서 크기가 되는 디자인으로, ‘허브 레스터’는 여행을 추억하는 좋은 기념품이 되기도 한다.

 

 

지도, 세상을 보는 시각을 담다


지금까지 살펴본 지도 디자인에서 알 수 있듯이, 보기 좋게 정리된 정보만이 지도 디자인의 모든 것은 아니다. ‘어떤 정보를 어떻게 보여줄까’하는 것은 단지 지도 디자인의 시작일 뿐이다. 스마트폰으로 들어간 지도 앱, 그리고 여전히 종이에 그려지는 지도까지 결국 지도를 만드는 일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담는 일이 아닐까 싶다.

 

발행일 : 2015. 06. 18.

 

출처

  • 김영우

    대학에서 실내 건축을 전공하고 월간 <디자인>에서 기자로 일했다. 현재 영국에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 컬처에 대해 공부하며 월간 <디자인> 영국 통신원으로 디자인에 관한 글을 계속 쓰고 있으며, 한국 음식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 ‘헬로 레시피(www.hello-recipe.com)’의 영국 컨트리뷰터로 활동하고 있다.

  • 제공 한국디자인진흥원

    유형의 사물에서 무형의 경험까지, 생활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디자인의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본 연재는 네이버캐스트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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