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830년대부터 크고 작은 실험을 통해 전기를 저장하는 축전기가 발명되고 전기 모터도 개량되면서 전기 자동차는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가솔린이나 증기 자동차와 비교해 냄새와 진동, 소음이 적고 무엇보다 운전 조작이 간편했기 때문이다. 1912년에는 전기 자동차가 그 어떤 방식의 차량보다 많이 팔리며 생산과 판매의 정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드자동차의 대중차인 ‘모델 T’가 내연기관의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미국 텍사스에서 대량의 원유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수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한편 동력원인 석유마저 저렴해지며, 가솔린 자동차는 규모의 경제에 다다르게 된다. 결국 가솔린 자동차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무거운 배터리 중량과 충전 소요 시간 등의 문제로 전기 자동차는 순식간에 자동차 시장에서 증발해버렸다.
자동차란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사륜차’라는 정의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단단히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친환경’이란 이름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이용 장려를 위한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더해지면서 전기자동차는 다시 우리 눈앞에 출현했다.
21세기의 전기 자동차
전기자동차의 정의는 전기를 에너지 삼아 전기 모터를 돌리는 자동차를 뜻한다. 그래서 영어로는 Electric Vehicle의 약자인 EV로 통칭되는데, 업계에서는 전기 자동차의 기능을 부분적으로 차용하는 경우도 EV에 포함하며 그 범위를 다소 넓혔다. 국제 에너지기구(IEA)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2020년을 기점으로 기존 내연기관차의 판매량이 감소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2050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14%까지 급격히 하락한다. 그 감소 지분은 PHEV와 EV, FCEV가 나누어 가진다.
EV : 순수전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