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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완성을 위한 디자인 혁신

‘4차 산업혁명’ 완성을 위한 디자인 혁신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웰니스융합기술개발단 단장 정경렬

  

추격자(Fast Follower)에서 선도자(First Mover)로 거듭나야 한다 

현대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을 불러올 만큼 변화의 방향이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하고 그 속도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우리는 그 동안 눈부신 성장기반을 바탕으로 국민소득 3만불 수준의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오랫동안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 문화적인 뒷받침과 추격형 성장 동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고 우리 앞에 놓인 난제를 해결하여 국민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리더십이 새롭게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산업사회의 육체적 노동 중심의 패러다임은 유효성을 상실했고 인간 가치 중심의 지식과 경험 기반의 새로운 융합 패러다임으로의 혁신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소위 ‘3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혁명을 이어나갈 ‘4차 산업혁명’을 완성시키기 위해 우리만의 ‘끼와 지혜’를 바탕으로 구체화된 디자인 중심의 혁신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디지털 기술이 확산됨에 따라 융합이 기술분야 전반에 본격화되었고, 기술 차원을 넘어 조직, 산업, 제도, 문화, 의식 등의 영역으로 파급되어 융합문명 패러다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노동가치가 중시되던 과거와 달리 상품의 가치가 생산 과정에서의 정보 및 지식의 양과 질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고, 이에 따른 복잡성, 부정형성, 비예측성, 돌발성과 유연성 등을 속성으로 하는 대안적인 문명양식의 도래를 알리는 징후가 나타난 지 오래다. 최근 모든 혁신적 논쟁에서 블랙홀처럼 언급되는 ‘4차 산업혁명’은 이와 같은 융합문명적인 기조와 디지털 혁명의 연장선상에서 인간중심 가치 즉 생명과 자연의 섭리에 충실하고자 하는 큰 흐름이라 볼 수 있다.


산업문명 패러다임의 유효성이 점점 약화되고 있으며 정보지식이 중요한 사회적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로 신융합산업은 구매 동기를 유발할 만한 서비스 사용가치가 충분하거나 소비자 중심의 콘텐츠 및 비즈니스 플랫폼을 주도하는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 소비자가치 기반의 융합산업은 선진국 원천기술의 위세와 후발 개도국의 추격 속에 있는 국내기업의 대외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차별화된 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융합연구에 대한 집중투자, 기술수준의 향상, 인프라 구축 등 융합기술 확보와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통해 각 분야별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었다.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제한된 대상에서의 정보통신기술융합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융합기술 수준은 전반적으로 초기 단계이며 선진국 대비 낮은 편이다. 추격자(Fast Follower)에서 선도자(First Mover)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디자인 혁신 기반의 융합이 필요하다

누구도 디자인 영역에서의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추진 방식의 강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디자인 혁신을 통해 미래수요 예측과 비전 실천에 적합한 개방적인 플랫폼을 갖춘 인프라 구축과 효과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곳곳에 산업시대의 패러다임이 아직 잔존하고 있어서 효율성 중심의 사고방식과 경직성 및 획일성, 단기에 완성하려는 조급증 등으로 가치창출을 위한 창의적인 융합 노력과 성과가 미흡한 상태다. 그동안 외형적으로는 관 주도에서 탈피하여 민간주도 사업추진의 전환과 개선작업이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규제와 관리중심의 관행은 여전히 남아있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과 산업 환경에서의 대응능력에는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추격형의 산업육성 전략에서 벗어나 과감한 도전과 실패가 허용되고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창의적인 디자인 융합 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디자인 중심의 혁신은 우선, 소비자(고객)가치 혹은 시장 지향적 목표를 지향하도록 역량을 통합하고 조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변신하기 위해 소비자의 잠재적 욕구를 읽어 내고 충족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발상과 신시장 개척을 위한 도전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산업융합 활동성과는 비교적 접근하기 쉽고 성과도출이 용이한 영역에 치우쳐 있으며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생태계 창출이 미흡하다. 단순한 나열형·복합형 기술개발이나, 기존 생태계를 바탕으로 부가서비스를 더하는 수준의 융합방식의 시장 확산에 머물러 있다. 


디자인 혁신 기반의 융합 활동을 통해 소비자 경험과 가치 만족을 추구하는 미래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새로운 플랫폼을 설계하여 신시장을 창출하고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기술중심의 융합이 아니라 시장과 고객가치 만족,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솔루션 지향적인 융합이 진행되어야 한다. 고객과 시장을 도외시한 공급자 중심의 기술개발, 단순한 기술융합과 제품 간 융합은 신시장 창출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해결책을 찾는 통찰력과 공감능력은 디자인의 강점이다

‘4차 산업혁명’의 미래 모습은 한마디로 디지털혁명의 연장선상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와 소비자 가치 지향적인 실천이라고 본다. 나아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고 지속가능한 환경 속에서 서로 공감하고 경험을 나누는 비전을 지향해야 한다. 이러한 인문사회적 변화, 기술과 산업측면에서의 큰 흐름 속에서 공감능력과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해 내는 통찰력을 갖추는 것은 어느 영역보다 디자인 영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시장의 기회를 창출하고 기존 시장을 고부가가치화 하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것들이 있다.


우선 디자인의 의미와 디자이너의 역할, 그리고 디자인 생태계에 대한 숙고와 혁신이 필요하다. 디자인 중심 혁신을 위해 디자인의 개념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전통적인 스타일링 중심 디자인, 사용자 중심 디자인 등 그동안 기업들의 디자인을 통한 차별화 시도가 있었고 많은 성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정 산업에서는 급진적인 신기술 접목을 통해 기능과 실행 면에서 급속한 변화, 기술적 문제 해결에 몰두해 왔다. 기술이 상대적으로 쇠퇴하면 혁신가치가 소멸되고, 일반화되면 일부 산업영역에서는 디자인을 통한 점진적인 혁신을 이루어 갈 수도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혁신과 더불어 디자인적 사고에 의한 새로운 의미의 발견을 통해 혁신적 결과를 도출해 갈 수 있고, 기술과 내재적 의미의 재발견이 조화되어 문제의 해법과 새로운 가치창출이 매우 급진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동안 다양한 디자인 혁신 전략이 추진되어 왔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내재적인 문제점과 혁신성공의 핵심니즈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기득권, 적폐적 요소에 대한 지적에 솔직해야 하고 모두의 지혜를 동원할 수 있도록 개방·융합적인 사고와 전략, 그리고 실천이 필요하다. 실천 주체가 디자이너만이 할 수 있다는 오만과 편견도 버려야 한다.


디자인은 인간 중심의 전 산업 분야를 잇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한편, 디자인이란 ‘그리는 것’이 아닌 ‘기획하고 관리’한다는 개념 변화가 필요하다. 표현방식과 방법론에 집중하기 보다 경영 개념이 일상화될 수 있도록 세상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표현하기 어려운 무형의 가치를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형상화할 수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구성요소인 인간을 중심으로, 환경과 기술, 사회를 연결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나아가 디자이너로서의 기본적인 소양과 경험, 철학과 해결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개방적 사고와 융합적인 통찰력은 꾸준히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바탕으로 성숙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디자인 혁신은 집단과 조직의 동질성 또는 기득권의 타성을 극복하고 내실 있고 진정성있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산업화 시대에 성공신화를 거두는 과정에서의 일사 분란한 조직과 효율성에 대한 향수, 타성이 남아 있어 불확실성 속에서 경계가 애매해지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스로 안정을 추구하고 싶은 성향과 기득권 집단과의 타협, 혁신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반론과 토론을 통한 공동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조율과 통합의 경험을 갖춘 디자인 중심의 개방적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해 ‘충족되지 않는 욕구(Unmet needs)’ 를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디자인 활동에서의 대상에 대한 관점과 내용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특정 제품 또는 서비스가 대상이었다면 이제 사람과 어우러지는 생활 속의 모든 것이 대상이 된다. 즉, 사람이 구성 중의 하나가 되고 사물과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통합체가 다루어지는 대상이 된다. 고객과 주요 이해관계자의 내재화된 동기,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찾아내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과거 소비자 수요 예측 방법도 재검토해야 한다. 현재 사용 중인 어떤 물건을 예로 들어 ‘이것을 사용하는 데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 식의 질문으로는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한 근원적인 솔루션을 찾을 수 없다. 고객과 이해관계자로 하여금 생각의 범위를 기존 체계에 국한시키게 되고 내재된 동기로부터 찾아낼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멀어지게 만든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에는 인간의 가치를 지향하는 가상과 현실, 사물과 사람, 아날로그와 디지털 등의 세계가 뒤섞여 있는 융복합 시스템이 대상이다. 디자인의 역할은 이들에 대한 범위와 속성에 대한 이해, 공감을 새롭게 해야만 한다. 새롭게 정의된 디자인 활동에는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디자인 주도형 ‘4차 산업혁명’을 완성시키자

세 번째로는 디자인 주도 혁신 패러다임을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디자인과 기술 융합형 대형 프로젝트 발굴을 통해 성공 사례를 확보하고 확산시킴으로써 산업사회형 디자인에서 융합 문명을 선도하는 디자인 주도형 ‘4차 산업혁명’을 완성시키는 데 모두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차원의 대형 이슈를 발굴하고 선제적인 범부처 기획 연구와 실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구습과 적폐를 동시에 해소하고 기득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직 체계를 먼저 정한 뒤 해당 조직별로 해야 할 일을 배정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문제해결이나 새로운 솔루션을 찾기 위한 비전과 궁극적인 목표, 추진 내용 중심으로 전략적 콘텐츠를 정한 뒤 해당되는 업무수행에 적합한 추진 인력이나 기관을 선정하는 것이 순서다. 또한 인력이나 조직(기관)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참여폭을 대폭 개방하여 자율적인 분산형 조직체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민간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민간·시장 주도의 신시장 창출 또는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육성하는 정책과 정부 주도의 공공성과 안전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및 인프라를 구축해 가는 정책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디자인 혁신 기반의 융합 활동은 소비자와 시장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향해야 할 가치와 구체적인 대상의 경계가 명확치 못한 상황에서 융합 활동은 민간 주도의 자율적 실천이 전제되어야 지속가능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신산업 육성을 위해 민간주도 활동이 장려되어야 한다. 과거 정부주도의 산업육성 전략은 급변하는 시장과 산업 환경, 획기적인 기술발전 및 현장에서의 역동성에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산업사회에서의 패러다임과 관 주도의 추격형 산업육성 전략의 전폭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또한 신산업의 경우 과감한 네거티브 규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정책적 결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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