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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차 산업혁명과 디자인경영

제 4차 산업혁명과 디자인경영 

 

정경원 박사 
(카이스트 명예교수/세종대 석좌교수)

 

새로운 산업혁명의 도래

최근 제 4차 산업혁명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실의 삶과 가상의 세계가 결합된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 CPS)이 구축되면서 인류의 삶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먼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급속한 발전이 가져온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 대결은 AI의 가능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알파고의 핵심은 다음에 돌을 놓을 여러 경우의 수를 제시하는 정책망과 그중 가장 적합한 한 가지 예측치를 선정하는 가치망을 결합한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Monte Carlo Tree Search: MCTS) 알고리즘이다. 이 알고리즘과 딥 런닝 알고리즘이 결함되어 학습능력을 갖춘 알파고는 대국 중에도 상대의 수를 정확히 읽고 전략적으로 대응한다. 알파고가 창의력 있는 기사로 정평이 난 이세돌 9단을 꺾음으로써 구글은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의 능력을 한껏 과시했다. 
곧 이어 불어온 ‘포켓몬 GO’ 열풍은 폭우를 무릅쓰고 속초, 양양 등 동해안 행 고속버스 표의 매진 사태로 이어졌다. 포켓몬 GO는 구글의 사내 스타트업 컴퍼니이었던 나이앤틱이 개발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모바일 게임이다. AR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므로 현실감이 월등히 높다.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출시도 되지 않은 포켓몬 GO가 그토록 빨리 큰 화제를 몰고 왔다가 이내 시들해지는 듯한 현상은 비즈니스 모델의 디자인이 정교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최첨단 ICT와 제조기술의 융합으로 촉진되고 있는 제 4차 산업혁명은 삶의 양상을 크게 바꾸며 기존 직업의 존폐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암기와 기억력에 의존하여 호황을 누렸던 일부 인기 직종들이 곧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전망 속에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산업혁명과 디자인의 관계

디자인은 산업혁명과 어떤 관련이 있나? 제 1차 산업혁명으로 태동한 디자인이 제 2-3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어떻게 번창하였으며,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갈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자.
1700년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제 1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사람의 노동력을 기계의 힘이 대체한 것이다. 커다란 공장들이 생겨나서 농민들이 유입됨에 따라 도시가 형성되어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로 바뀌었다. 응용미술이나 장식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디자인 분야가 생겨난 것도 이 무렵이다. 신흥 부르주아들은 기계로 제조하는 섬유, 도자기 등 공산품을 아름답게 만들려면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조형물을 재현하거나 섬세한 문양으로 꾸미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식의 범람으로 기계 생산을 배척하고 수공업을 옹호하는 미술공예운동이 일어났으며, “장식은 죄악”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제 2차 산업혁명은 전기, 내연기관, 합성수지 등의 발명으로 산업화가 가속된 19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되었다.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으로 대량생산되는  제품의 디자인은 외관에 치중하는 스타일링 위주로 전개되었다. 1920년대 중반부터 가열된 포드와 GM 간의 자동차 스타일 전쟁은 디자인이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930년대에는 자동차 스타일에서 유래된 유선형이 연필깎이나 토스터 등 속도와는 관련이 없는 공산품의 디자인에 까지 파급되기도 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제 3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사고력을 컴퓨터가 대체하는 디지털 혁명이었다. 정보통신, 신소재, 재생에너지 등을 기반으로 공장자동화와 인터넷 소셜 네크워크 시스템(social network system: SNS)이 확산되면서, “무엇이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3A 시대”가 열렸다. 퍼스널 컴퓨터나 스마트 폰처럼 복잡 다양한 제품들의 출현에 따라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가 디자인의 주요 이슈가 되었다.


제 4차 산업혁명은 2010년 경 독일 정부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인더스트리 4.0.’ 정책에서 비롯되었다. 인더스트리 4.0정책은 센서, 로봇, 혁신 제조공정, 물류 및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CPS,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지능형 공장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4차 산업혁명은 AI, AR 등을 활용하여 현실의 삶과 가상의 세계의 융합을 도모하고 있다. 따라서 디자인은 아름다움과 유틸리티를 융합하는 이른바 “뷰틸리티(Beautility: Beauty+Reality)의 주역으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1)     

 

 

(그림1) 
 

디자인경영: 애자일 플랫폼의 주역

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디자인 분야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먼저 생산 방식이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을 거쳐 변 품종 변량생산으로 바뀜에 따라 “개인별 맞춤형 디자인”(Customized design)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은 이미 맞춤 운동화 디자인의 주문을 늘려가고 있다.   또한 3A 시대의 특성에 맞추어 웨어러블 디자인(Wearable Design)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등 갖가지 모바일 기기들을 항시 휴대하며 언제든 편히 쓰게 해주려는 것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을 안경, 시계, 팔찌 등 착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형 부터 직물/의류 일체형, 신체부착형,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생체이식형으로 발전해가므로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3D 프린팅 등 래피드 프로토타이핑 기술 덕분에 래피드 디자인(Rapid Design)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래피드 디자인은 “보다 더 빠르게, 더 단순하게, 다 함께”를 지향하며 디자이너의 발상이 곧바로 모델링으로 이어지는 등 디자인 프로세스를 바꾸고 있다.


디자인의 민주화라고 불리는 코-디자인(Co_Design)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디자인이 디자이너 등 일부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사용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동참하는 민주적인 과정이 되게 하려는 코-디자인은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디자인 과정을 개방하는 것이다. 코-디자인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커미티 디자인(Committee Design)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디자인과 비즈니스 융합을 위한 촉매자로서 디자인경영은 이상 네 가지 디자인 활동들을 신속하게 주도하고 융합하여 시너지를 내기 위한 애자일 플랫폼(agile Platform)을 제공한다.(그림 2)

(그림2) 
 


디자인경영의 성공 전략

고도의 창의성으로 혁신을 이끄는 디자인은 제 4차 산업혁명으로 그 역할의 폭과 비중을 넓혀가게 될 것이다. 아무리 AI가 발전해도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제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자인경영의 성공을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디자인도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 남들의 디자인을 베끼거나 모방하려 하지 말고 디자인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트렌드 세터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글로벌 디자인 역량과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디자인 수준은 세계 10위권이라지만, 국제적으로 저명한 디자인상의 수상실적은 터키, 홍콩, 중국보다도 뒤지는 실정이다.  

   
셋째,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의 내실화와 특성화가 절실하다.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한 세계 30대 디자인 교육기관에 우리나라에서는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가 유일하게 포함된 것은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져준다.


끝으로 정부부처별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디자인 진흥활동을 통합⦁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기업의 디자인 활동이 코퍼리트 아이덴티티의 정립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훌륭한 디자인 자산을 형성하려면 구심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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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디자인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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