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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예술, 이제는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때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일상생활 속에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OO하기’ 라는 주제의 연구나 강연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인공지능이 다양한 창작활동에 활용되고 예술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AI)의 예술 창작활동은 미술 분야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통해 끊임없이 진화한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작품의 숨결 불어넣기
​2016년 전 세계인, 특히나 예술인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던 예술 프로젝트가 있었다. 미국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 대학교, 그리고 렘브란트 미술관에서 공동으로 진행해 온 ‘넥스트 렘브란트(The Next Rembrandt)’ 는 인공지능(AI)으로 렘브란트의 그림을 재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로써 2년여 간의 심도 있는 연구 끝에 완성되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작가의 화풍을 분석하기 위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로 작품의 특징을 파악해 낼 수 있다.|출처: https://www.guneysoykan.com/nextrembrandt

렘브란트가 남긴 작품 346점을 분석하여 2D 데이터를 생성하고, 디지털 스캔과 색채 등 150기가 바이트에 해당하는 데이터의 자료를 딥러닝(Deep Learning: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하여 학습하는 기술)을 통해 작품의 특징을 파악해 냈다.


인공지능을 통해 작가의 346점을 분석하여 2D 데이터를 생성한다.|출처: https://www.guneysoykan.com/nextrembrandt


유화의 질감과 붓의 터치, 밀도 등을 분석하여 작품을 최대한 원본과 유사하게 되살린다.|
출처: https://www.guneysoykan.com/nextrembrandt

인공지능을 통해 유화의 질감과 붓의 터치, 밀도 등을 분석하고 400년 전 잠들었던 렘브란트를 되살리는 놀라운 프로젝트였다. 페인트 기반의 UV 잉크를 사용하여 작가 특유의 작품 질감과 붓 터치를 재현하여 3D 인쇄를 통해 구현하였다. 또한 약 1억 4800만 픽셀 이상의 이미지를 13개의 레이어로 구성하여 깊고 풍부한 색감의 그림으로 완성했다.

인공지능(AI)은 어떻게 예술을 할까
2019년에 영국에서 개발한 에이다(Ai-da)는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Humanoid: 인간의 형태나 특징을 지니면서 인간이 아닌 실체) AI 아티스트’ 이다. 사람 형상을 한 얼굴에 몸은 로봇의 팔과 다리를 가진 에이다(Ai-da)는 눈에 장착된 안면 인식 기술이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이미지를 인식하고 AI로 분석한 뒤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다.


실리콘 피부의 얼굴에 로봇의 팔이 장착된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인간 에이다(Ai-da)|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Ai-Da

초기에는 간단한 스케치를 해내는 정도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다양한 색과 도구를 활용해서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그래픽 알고리즘은 옥스퍼드(Oxford) 대학의 AI 연구원들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로봇 팔은 리즈(Leads) 대학의 전자 및 전기 공학 대학원생이 개발했다고 한다. 에이다는 팔레트를 직접 들고 물감을 조합하여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9년 옥스퍼드대에서 첫 개인적을 시작으로 런던 디자인 뮤지엄, 베네치아 비엔날레 등에서 개인전을 열고 활발한 작가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에이다(Ai-da)가 펜과 물감을 사용해서 그린 자화상​|​출처: https://www.ai-darobot.com/artwork

이 외에도 2015년부터 구글에서 연구된 ‘딥드림(Deep Dream)’은 서로 다른 이미지의 패턴을 찾아 합성하여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는 방식으로 딥러닝(Deep Learning)의 기술을 발전시켰다. 새로 입력된 이미지에서 수많은 변수를 찾아내어 이전에 기계 학습을 통해 저장해둔 이미지들의 변수 조각과 연관된 것을 합성하는 인공 신경망 모델인 인셉션(Inception)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필자가 딥드림 제너레이터(Deep Dream Generator)의 텍스트 프롬프트 기능을 사용해 단순히 나열한 단어의 조합으로 생성한 이미지
(제시어: Van Gogh style, blue sky, little cat, tree and flower)

위와 유사한 방식으로 2016년에 유행했던 ‘프리즈마(Prisma)’는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원하는 이미지를 유명 작가의 화풍으로 새롭게 바꿔주어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프리즈마’의 필터는 피카소, 반 고흐, 모네, 뭉크, 칸딘스키 등 유명 화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필터와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패턴 및 장식 등 30가지 이상의 필터를 제공한다. 사진 위에 필터를 덧씌우는 방식이 아니라 인공신경망의 사용으로 이미지를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이다. 단 몇 초 만에 내가 찍은 이미지가 전혀 새로운 느낌의 이미지로 변형되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애플이 선정한 올해의 아이폰 앱으로 선정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인공지능(AI)이 그린 그림, 예술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예술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고 그만큼 접근성이 높아졌다. 각종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예술품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AI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로 예술가의 작품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빠른 시간 내에 도움을 주며, 창작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또 다른 창작의 방식이라는 생각으로 AI와의 협업을 통해 작품을 만든다면, 작업이 한층 수월해거나 예상 밖의 새로운 결과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협업 과정이 반복될수록 AI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사용자와 동일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맞춤형 아이디어를 제공하여 보다 수준 높고 다채로운 작품활동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LG의 인공지능 아티스트 ‘틸다(Tilda)’와 박윤희 디자이너의 협업을 들 수 있다. 이 둘은 함께 대화를 통해  의상 컨셉을 디자인하고 뉴욕 패션 위크에 작품을 선보였는데, 이 과정을 그린 캠페인이  ‘AI와 인간의 협업 가능성’을 보여준 우수한 작품으로 당선되어 세계 3대 광고제인 뉴욕 페스티벌에서 금상과 은상을 수상했다.
인공지능 아티스트 ‘틸다(Tilda)’가 사람들이 피부를 통해 기후 위기를 직감할 수 있도록 ‘기온이 올라가면 지구의 환경이 금성처럼 변할 것’ 이라는 상상을 하며  ‘금성에 핀 꽃’이라는 아이디어로 옷 패턴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여 둘 간의 협업이 진행되었다.


틸다와 박윤희 디자이너의 소통 과정을 그린 캠페인 영상|출처: https://www.youtube.com/@LGSTORY


성공적으로 뉴욕 패션 위크를 마친 틸다와 박윤희 디자이너|출처: https://www.youtube.com/@LGSTORY


‘금성에 핀 꽃’ 컨셉으로 만들어진 옷 패턴 이미지|출처: https://www.youtube.com/@LGSTORY

하지만 이러한 순기능만 있을까.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간단한 작업물은 AI로 대체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예술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AI 예술의 저작권 관련 법률이 아직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문제가 매우 크다. 기존 예술 작품을 토대로 학습하여 예술품을 생성해 내기 때문에 유사성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유사성이 발견되었을 때 어디까지를 창작의 영역으로 인정해야 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학습에 사용된 작품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도 충분한 논의와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

작년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이르(Johannes Vermeer, 1632~1675년)의 유명한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Girl with a Peal Earring)’ 을 두고 미술계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원작을 소장하고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이 원작을 대여해 준 기간동안 이를 대체할 오마주 작품 공모전을 진행했는데, 당선작 5점 중 하나가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미드저니(Midjourney)와 포토샵을 활용해서 만든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것이다. AI 작품이 예술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다른 유서 깊은 명작과 함께 나란히 인쇄물의 형태로 걸려도 무방한 것인지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일어났다. 이것은 엄연히 작가의 저작권 침해 문제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Julian van Dieken,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A Girl With Glowing Earrings) Courtesy of the artist.
귀에 걸린 장신구는 전구처럼 빛을 내고 있고 매끄러운 피부결과 선명한 눈동자는 원작과는 많이 다르게 보인다.

애초에 작가 작품의 패러디와 오마주를 공모 이벤트의 주제로 삼았으니 문제없다는 의견과 함께 사람이 그리지 않은 조합된 이미지로 생성된 작품은 원본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다. 새로운 이미지의 창조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신선할 수 있으나 원본과는 너무 다른 이미지로 인해 자칫 의도한 바와는 다르게 위험한 상황으로 빠질 수 있을 염려도 놓쳐선 안될 일이다.  

잘 활용한다면 든든한 조력자가 될 AI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예술 작품은 창작물로 보기보다는 수많은 양의 학습된 결과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하지만 수차례 모방의 과정을 거친 학습을 통해 새로운 창조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잘 다듬어지고 만들어진 빅데이터를 내 것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잘 선별해서 받아들일 눈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예술은 현재의 미술을 대신하거나 예술가의 영역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공존을 통해서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예술을 함께 창조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에게 참신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제공해주고 새로운 미술 도구가 되어주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완전히 새로운 예술 형식의 출현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류인혜(국내)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실내디자인 석사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실내디자인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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