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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중독의 시대

최근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는 '도파민 중독', '도파민 디톡스'라는 단어와 이에 대한 밈(meme)이 쏟아져 나왔다. '도파민(Dopamine)'은 뇌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보통 기쁨이나 행복, 성취감을 느낄 때 분비된다. 그래서 '행복 호르몬', '쾌락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이 호르몬은 무언가에 몰두할 때 늘어나며,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 medium.com/@rogusblogus/discovering-the-dopamine-release-in-response-to-various-stimuli-e-g-food-drugs-etc-b2f318db5630 

 

우리의 주변에는 수시로 우리의 관심을 이끌고 이에 중독되게 만드는 것들이 즐비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소셜 미디어는 물론이고 짧은 시간 안에 흥밋거리를 던지는 동영상들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홀린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OTT 서비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유행 아이템은 우리의 자제력을 잃게 만든다. 하지만 눈 앞에 지나가는 흥밋거리를 그대로 놓쳐도 된다. 붙잡지 않아도, 보고 즐길 콘텐츠들이 끝도 없이 있기 때문이다.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는 스마트폰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현대인들의 도파민 생성에 스마트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 pxhere.com/en/photo/1451619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보는 건은 이제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책 한 페이지를 읽으려고 해도 수시로 울려대는 알람 소리에 집중할 수 없으며, 평온한 휴식은 언제 올지 모르는 메신저, 메일을 기다리느라 오롯이 즐기기 어렵다. 공부를 하려다가, 일을 하려다가, 또는 지루한 상황을 버티기 위해서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무언가를 보려고 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정작 무엇을 봤는지는 기억하지 못한 채, 우리는 우리에게 중요한 집중력을 수시로 잃는다.

 

이 단어와 비슷한 결로 '스몸비(Smombie)'가 있다.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스마트폰만 보고 주변 상황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마치 좀비처럼 보인다고 해서 생겨난 단어다. 도파민 중독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이전부터, 아니, 스마트폰이 출현하면서부터 이 기기에 빠져드는 상황에 대해서 우려의 의견이 나왔었지만, 대중적으로 이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필수품으로 하는 현대인은 불가피하게 도파민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 pixabay.com/illustrations/ai-generated-man-phone-smartphone-8575629/ 

 

문제는 도파민을 자극하는 행동이 지나치면 점점 쾌락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처음에 느낀 것과 같은 쾌감을 느끼려면 보다 더 많이, 더 자주 스마트폰을 봐야 한다. 스마트폰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에 어려움 느끼거나, 더 자극적인 영상을 찾으며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은 서서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폰과 미디어에 의존하게 된다. 여유로운 일상, 지루한 순간을 잠시도 버티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 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621022 

 

2023년을 뜨겁게 달군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Johann Hari)는 미국의 10대들이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하며 직장인들조차 집중하는 시간이 평균 3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한 연구조사 결과, 학생들의 읽기 기초학력 미달률이 13년 새 3배 증가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 결과 집중력의 부족은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수면 부족, 독서량 부족, 멀티태스킹,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과도한 각성 상태, 테크 기업의 전방위적인 감시와 조작 등으로 인해 벌어졌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집중력 문제는 개인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현대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사회적 유행병'이라 주장하고 있다.

 

또한 요한 하리는 이런 현상이 현대 사회의 비만율의 증가와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영양가 없는 정크푸드를 중심으로 한 식품 공급 체계와 생활 방식의 변화로 인해 비만해진 사람들이 늘어난 것처럼, 현대 사회의 시스템으로 인해 망가져버린 집중력과 자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변화가 일어나야 하며, 방치할 경우 사회 전체의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유튜브에서 '도파민 중독' 검색 결과 화면

ⓒ youtube.com

 

도파민 중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에는 개인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도파민 디톡스가 유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카페인, 정크푸드에서부터 게임, 소셜미디어, OTT 콘텐츠, 스마트폰 등의 중독에서 벗어나는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는 도파민 중독인지를 간단하게 테스트해 볼 수 있는 방법부터 도파민 디톡스를 돕는 다양한 방법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도파민 중독의 대표격인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북 카페, 프라이빗 공간 등이 선보여 사람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알람, 소셜미디어, 숏폼 등과 같이 짧지만 강렬한 자극을 선사하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더 많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 pexels.com/ko-kr/photo/1196338/ 

 

디톡스를 시작하려면 가장 먼저 자신이 중독에 빠져있는지를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물건이나 행동이 중독의 원인이 되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체재를 통해 그동안 중독에 영향을 미친 행동을 그만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 잠시 멀어지기 위해 도예, 서예, 독서 등과 같은 취미활동을 즐기는 것,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앱 자체를 삭제하는 것, 아침에 마시던 커피를 마시지 않는 행동 등이 도파민 디톡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도파민은 몸에 해로운 물질이 아니다. 중독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목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며 생존에도 꼭 필요한 물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도파민을 끊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중독과 시간 낭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도파민 디톡스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도파민이 생성되는 모든 것을 단절하는 극단적인 시도보다는 작은 실천을 통한 성취감으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조언했다.



박민정(국내)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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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라이프 스타일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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