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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사람, 그리고 자연과의 공존

유럽연합(EU)에 따르면 섬유 소비는 식량, 주택, 교통수단에 이어 네 번째로 기후 변화와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며, 수질과 토양 오염 및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한다. 유럽연합(EU) 환경 위원회는 의류 업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지속가능한 관리 시스템을 지원하고, 향후 섬유 제품 생산자들이 제품이 수명을 다한 이후 처리 과정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입을 모아 강조한다. 

 


이미지 출처: http://www.nytimes.com/2022/11/25/opinion/warehouse-fastfashion-return.html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 가운데 패션과 사람, 그리고 자연과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대표적인 섬유 기업으로 효성(Hyosung)과 한섬(Handsome)의 행보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효성 그룹의 대표적인 ESG브랜드 RE:GEN(Replay To Every Generation’s Future, 이하 리젠)은 패션은 소비재가 아닌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으로 바라보고,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고자 만든 효성의 철학이 담긴 브랜드이다. 최근 약 16개의 친환경 중소 협력업체들과 친환경 협의체인 ‘리젠 얼리아언스(RE:GEN ALLIANCE)’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http://blog.hyosung.com (효성 미디어 홈페이지)

 

효성티앤씨의 글로벌 재생 섬유인 리젠은 세계 최초로 글로벌 리사이클 표준 인증(GRS)을 획득한 페트병 리사이클 섬유로, 버려진 페트병을 세척한 후 작은 조각으로 분쇄하고 플레이크 칩으로 만든 후 원사를 뽑아내어 리젠 폴리에스터를 만든다. 일반 섬유보다 발색이 우수하고 섬유 굵기가 일정해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제품을 만들기에 적당하다. 

최근에는 반도체 공장에 약 30만개의 폐페트병을 재활용하여 만든 리젠 섬유로 방진복과 방진모를 만들어 공급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작업복도 친환경적이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였다.  

효성은 리젠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구축하기 위해 할리케이, LAR, 프리츠마마 등 스타트업 회사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제품군을 확장시키고 소비자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들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폐기물에 섞여있는 소재를 분리하고 세척하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제공하여 중소기업들이 소재를 연구하고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활로를 터주는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효성티앤씨 X 할리케이(HARLIE K)
​할리케이는 대구에 본사를 둔 ‘업사이클링’ 전문 사회적 기업이다. 버려진 청바지, 원두 포대, 에코퍼, 한지가죽 등을 활용해 원단을 가공하고 디자인하는 전 과정에서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여 친환경 제품을 생산한다. 
제품의 몸통은 폐기되는 커피자루를 재가공하여 빈티지한 스타일의 매력을 더하고, 손잡이와 바닥 부분은 친환경 소재인 ‘한지가죽’으로 보강되어 내구성까지 고려한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내구성이 강하고 생활 방수가 가능하며 폐기 시 생 분해되고 태워도 독성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자연 친화적 소재이다. 업사이클 제품의 특성상 똑같은 디자인이 없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가방을 소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커피자루와 한지가죽을 재활용하여 제작된 할리케이(HARLIE K) 비건 토트백|똑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지 출처: http://smartstore.nsver.com/harliek


할리케이
(HARLIE K) 비니 미니 토트백|최근 영부인이 들고 다니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미지 출처: http://smartstore.nsver.com/harliek

할리케이에서 생산한 마레백 역시 4종의 친환경 소재로 제작되며 오션블랙은 폐어망, 마리나블루는 폐페트병, 인디고는 리사이클 데님, 레더블랙은 한지가죽을 재활용해서 만들어진다. 효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마레백은 매끄러운 광택이 특징이며, 스크래치에도 매우 강하다. 이미 품절이 되어 살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고 최근 영부인이 자주 들고 다니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친환경 가방에 대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자연에서 재료를 얻거나 쓰임이 다한 제품에 세척과 가공의 작업을 거친 후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여 재탄생 시킨다. 이미지 출처: http://smartstore.nsver.com/harliek

효성티앤씨 X 플리츠마마(PLEATS MAMA) 
​플리츠마마는 효성티앤씨와 함께 지역의 페트병을 수거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지역 자원 순환 프로젝트를 수년간 함께 진행해오고 있다. 플리츠마마는 효성의 친환경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을 사용해 자투리 원단이 발생하지 않는 제작 방법으로 의류, 백, 파우치, 모자 등 친환경 패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내가 버린 페트병이 가방으로 탄생한다’ 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홀가먼트 니팅(Wholegament Knitting) 기법’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숄더백 한 개를 만드는데 평균 500ml 생수병 16개가 사용된다고 하니 재활용의 가치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폐페트병으로 친환경 가방을 만드는 플리츠마마(PLEATS MAMA)의 대표적인 제품|이미지 출처: https://pleatsmama.com/

또한 로컬 프로젝트 상품으로 수산업이 활발한 부산과 목포에서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리츠백을 선보여 많은 이목을 끌었다. 국내에서 처리할 방안이 없는 폐어망은 소각하거나 매립해서 처리할 수밖에 없어 어민들에게는 골칫거리였으나, 이를 활용해서 가방을 만들어보겠다는 플리츠마마의 아이디어로 새롭게 재탄생했다. 
폐어망을 재활용하여 생산한 나일론으로 해양 폐기물의 심각성을 알리는 동시에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추구하는 만큼 평생 무상 AS서비스를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쓰임을 다한 폐어망을 재활용하여 디자인과 기능성,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까지 담았다.|이미지 출처: https://pleatsmama.com/ 

한섬(Handsome) X 세진플러스(SEJINPLUS)
​한섬은 매년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재고 3년이 지난 의류는 소각해서 폐기해 왔으나, 최근 ‘친환경’ ESG 경영에 힘쓰고 있다. 기후 위기에 대한 패션업계의 책임론이 떠오르고 있는 데다가, 의류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부터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의류 산업의 엄청난 규모가 온실가스 배출과 수질 오염, 자원 소비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섬은 폐섬유 재생기업인 세진플러스와 손잡고 섬유 업사이클링에 나섰다. 세진플러스가 한섬의 폐의류를 받아 섬유 패널로 제조하여 인테리어 마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성형한다. 기능을 다한 의류 외에도 옷을 만들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자투리 원단을 활용하는 비중도 아주 높다.
섬유 패널(명칭: 플러스넬)은 접착 성분이 없이 섬유 자체의 특성을 이용하여 섬유를 겹겹이 쌓아 고온, 고압으로 성형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고 단열과 흡음 효과에도 뛰어나 한섬 브랜드 매장의 인테리어 내장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 외에도 건축물의 내외장재, 마감재, 단열재로 쓰일 수 있다. 


성동구 공유 오피스 HELLO SEONGSU 내장재로 활용된 섬유 패널| 이미지 출처: http://www.sejinplus.co.kr/ 


삼성물산 비이커 한남점 디스플레이 플랫폼으로 활용된 섬유 패널
| 이미지 출처: http://www.sejinplus.co.kr/ 
 
이들 제품들은 '친환경'만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그에 앞서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우선으로 꼽는다. 친환경이라는 희망적인 의미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소유하고 싶게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버려진 것을 아름답게 만들어 새로운 쓰임을 찾아내고 오랫동안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기업들의 행보를 살펴보면서 이들이 앞으로 제작하고 생산하게 될 제품들이 더욱더 궁금해진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과의 협업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하여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류인혜(국내)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실내디자인 석사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실내디자인 졸업
(현)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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