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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유리병의 새로운 변신

유리는 음식, 화학물질, 화장품 등의 보관 용기뿐만 아니라 전자기기의 디스플레이, 건축물의 유리창 등 다양한 도구 제작에 폭넓게 사용되면서 인류 문명의 발달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UN은 2022년을 ‘국제 유리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리의 생산에는 막대한 모래가 필요한데, 모래는 물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활용되는 천연자원이자 현재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천연자원 중 하나이다. 또한 유리를 매립하면 플라스틱보다 오염을 일으킬 가능성을 적지만, 흙으로 분해되는 데에는 100만 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수많은 유리병 중, 표준 용기에 맞게 제작된 유리용기는 분리수거 후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그 외에 화장품 용기, 수입 브랜드 주류병, 음료수병 등 비표준 용기는 재활용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발트글라스(BALTGLAS)와 리보틀(Re:Bottle) 프로젝트는 이러한 폐유리병을 활용하여 실용성과 예술적 가치를 더한 새로운 제품과 오브제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설립 3년 차를 맞이하는 스타트업 발트글라스(BALTGLAS, 대표 김두환)는 재활용이 어려운 병들을 활용해 컵, 꽃병, 화분, 캔들과 같은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고 있다. 브랜드 이름 발트글라스(BALTGLAS)는 캠페인 리더를 뜻하는 배너맨(BANNERMANS)과 재활용 컵을 의미하는 독일어 ALTGLAS를 합하여 만들었다. 특히 수입 공병이 사용 후 수거가 되어도 재사용이 힘들다는 점에 착안하여 와인병, 위스키병 등을 활용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s://baltglas.com/

이미지 출처 : https://baltglas.com/

공병을 수거하고 커팅, 가공하여 유니크한 디자인의 제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멸종위기 동물을 그리는 환경작가, 여러 환경 단체와 협업하고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한 구상나무의 멸종위기를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 상괭이 살리기 등 환경 보호 스토리를 담은 디자인을 통해서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를 알리고, 상품의 수익금 일부는 환경단체를 통해 기부된다. 또한 생수 브랜드 에비앙의 친환경 굿즈 패키지를 위해 에비앙 공병을 활용한 꽃병을 제작하거나, 샴페인 브랜드 페리에 주에의 공병을 활용한 캔들, 발렌타인 위스키병을 활용한 컵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리공예가 박선민 작가가 2014년 시작한 리보틀(Re:Bottle) 프로젝트는 버려진 유리병에 공예적인 터치를 더해 일상용품이나 오브제로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지속 가능한 공예 프로젝트이다. 작가가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Deux Layer(두레이어)는 둘을 뜻하는 불어 ‘deux’와 층을 뜻하는 영어 ‘layer’를 합쳐서 만든 이름으로 서로 투영하는 유리의 양면, ‘하나된 두 겹’을 의미한다. 리보틀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유리병은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는 비표준 용기들이다.


수집된 유리병들은 크기와 형태, 색상, 무게에 따라 재사용하는 부분들이 정리가 되어 있다. 가볍고 두께가 얇은 수입 맥주병, 음료수병, 각종 소스나 가공식품의 유리병은 주로 기능적인 부분을 새롭게 할 때 쓰이고, 무겁고 두께가 두꺼운 주류병은 오브제 제작에 사용한다. 유리 소재를 중심으로 활용하지만, 도자기, 금속 등을 결합한 오브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폐유리가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은 많은 단계를 거친다. 수거한 유리병의 라벨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세척한 후에 형태, 컬러, 용도별로 분류한다. 작품이나 오브제 제작에 적합한 높이로 절단한 후, 거친 면을 부드럽게 갈아내는 연마(cold working) 과정을 거친다. 연마의 과정만 다시 여러 단계로 나뉘는데, 절단으로 거칠어진 표면을 여러 각도에서 갈고 닦아 매끈하게 만든다. 필요에 따라 형태를 변형하기 위한 블로잉(blowing), 광택의 유, 무를 위한 샌드블라스팅(sandblasting) 작업이 이루어지며, 조각들을 이어 붙이거나 표면에 인그레이빙(engraving) 기법으로 공예적인 외관을 더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버려진 유리병은 멋진 일상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머그잔, 화병 등의 제품으로 구성된 리앤티크 시리즈(Re:Antique series)는 병의 주입구 부분을 잘라서 손잡이를 만들었으며, 가장 많이 수거되는 병의 컬러 3가지를 활용했다. 컵의 하단에는 기존 유리병의 특징을 살린 요철감 있는 외관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샌드블라스팅 과정을 통해 무광 표현으로 질감의 변화를 주어 차분하고 고급스럽게 디자인했다.


기업들의 ESG 경영과 맞물려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록시땅 등의 화장품 공병을 활용한 제품 및 오브제를 제작하거나, 주류 브랜드 봄베이 사파이어의 공병을 재활용한 제품을 제작하여 팝업 스토어, 전시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참고 자료
발트글라스 : https://baltglas.com/
발트글라스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baltglas_official/
re_bottle_maker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re_bottle_maker
deux_layer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deux_layer/?hl=en





서민정(국내)
연세대학교대학원 의류환경학과 석사 졸업
(전)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 분석 연구원 및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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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글라스 #리보틀메이커 #업사이클링 #폐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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