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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자인 2023>가치 있는 동행, 지속가능한 미래

서울의 디자인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디자인 축제 <서울디자인 2023> 1024일부터 112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K-디자인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로 어느 때보다도 크고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진행된 이번 행사는 가치 있는 동행: Valuable Life”라는 주제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DDP 디자인 축제를 알리는 건물 파사드 ©류인혜

주제 전시, 해외 트렌드 전시, DDP 디자인 론칭 페어, 기업+영 디자이너 브랜드 전시, 제로 웨이스트 파빌리온, 반 시게루 재난주택 모듈과 같은 7가지 콘텐츠의 전시들, 트렌드를 선도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에 함께 하는 국내외 기업들과 디자이너, 소상공인 등이 참여하여 전시, 컨퍼런스, 마켓,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023년 글로벌 이슈인 ESG를 다룬 전시 행사인 만큼 행사장 곳곳에서 친환경 및 재활용 가능한 자재를 사용하여 전시를 구성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필자는 DDP에서 준비한 콘텐츠 소개와 더불어 ESG 측면에서 전시를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여 젊은 세대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면서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지 중점을 두고 살펴보고자 한다.

 


주제 전시 및 DDP 디자인 론칭 페어로 행하는 아트홀 입구 ©류인혜

아트홀로 향하면 DDP 디자인 론칭 페어와 주제 전시가 기다리고 있다.

 DDP 디자인 론칭 페어는 소상공인과 디자이너 매칭을 통해 개발된 182점 중 우수 제품으로 선정된 60개 제품과 국내와 디자인 스튜디오 12개사가 새롭게 출시하는 론칭 제품을 선보인다. 2019년부터 제조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디자인산업 진흥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 사업으로, 디자인 제품 개발, 마케팅, 판로 개척을 열어 우수 디자인 스튜디오를 발굴하는 국내 최대 플랫폼이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반투명한 현수막에 전시를 알리는 그래픽이 프린팅된 벽을 마주하게 되는데,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거나 아니면 이미 재활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기본 액자 프레임과 같은 사각의 틀을 제작해 두고 앞에 그래픽 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패브릭 천에 그래픽을 인쇄하여 전면만 탈부착해서 얼마든지 다음 전시에 재활용을 할 수 있도록 계획된 구조물이었다

 

지속가능성, ESG 주제에 맞는 파티션 월  ©류인혜 

  

<디자인 론칭 페어> 전시 전경소상공인과 디자이너 매칭을 통해 우수 제품으로 선정된 60점의 제품 소개 ©류인혜 




조명 구조물 및 작품 선반을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로 구현한 전시장 전경 ©류인혜 

 

소상공인을 활로를 열어주고 디자이너의 아이디어 확장 및 제품 실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치 있는 지원 사업이어서 관심 있게 전시를 보기도 했지만 제품을 테이블 위에 펼쳐 놓고 보여주는 방식 또한 의미가 있었다.

재활용이 가능한 동일한 크기의 목구조틀을 켜켜이 쌓아서 제품의 테이블로 만들고 조립과 해체가 용이한 스틸 구조물로 전체를 잡아주는 형태가 개방감과 활용성 측면에서 아주 좋았다. 시공도 용이하고 전시 종료 시에 폐자재가 전혀 남지 않아 현명하게, 소중하게, 오래도록을 강조하는 전시 주제에 부합하는 연출이었다.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니, 빨간 카펫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명한 동거라는 주제로 아티스트, 디자이너, 공직자 등 24명이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해 온 애장품과 그에 얽힌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었다. 애장품의 종류도 아주 다양했는데 의류, 가구, , 자전거 등 24명의 유명 인사들이 가치있게 생각하고 오랫동안 동행해온 소장품들의 스토리가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

 

<주제 전시: 현명한 동거> 전시장 전경 ©류인혜

 

어울림 광장으로 나와보니 ESG 가치 실천에 앞장서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내외 대표 기업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홍보 전시와 굿즈 팝업 마켓이 성대하게 열리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제로 웨이스트 파빌리온>이다. 이번 디자인 축제의 공간 큐레이터 유이화(ITM건축연구소대표가 감독을 맡아 설계하고 한솔제지, 구정마루, 한솔홈데코가 협력하여 전시 후 모든 재료가 재활용 및 재사용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한솔제지의 종이 전사지를 감은 롤지는 기둥과 의자로 사용되었고, 펄프지는 켜켜이 쌓여 벽과 데스크로 조성되었다. 종이를 아끼는 생활 속 다양한 실천 방법들을 재미있게 전시해 두었는데, 아래 나열한 내용과 같이 손쉽게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제안하고 있었다. 

 

- 고지서, 청구서, 명세서 등은 이메일이나 문자로 받기

- 기분이 안 좋을 때 쇼핑 대신 산책과 운동하기

- 손수건에 애정 줘보기

- 리필 가게에서 알맹이만 사보기

- 손에 물기 털고 티슈 한 장만 써보기

- 아이스크림은 컵 대신 콘에 받아서 끝까지 먹기

- 배송 에어캡, 아이스팩 재사용하기

- 포장 음식 대신 도시락 싸보기

- 안 쓰는 물건은 중고거래로 새 주인 찾아주기

- 한 번 읽을 책은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 보기 


어울림 광장에 조성된 <제로 웨이스트 파빌리온>  ©류인혜 


롤지와 펄프지를 이용해 공간을 조성한 <제로 웨이스트> 파빌리온 ©류인혜



 

글로벌 ESG 트렌드 마켓과 디자인 리퍼브 마켓이 열리고 있는 어울림 광장의 활기찬 모습 ©류인혜

 

 

아기자기한 제품들을 구경하면서 팔거리를 거닐다 보면 2014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던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 반 시게루(Shigeru Ban)의 재난주택 모듈을 만날 수 있다. 

종이를 비롯한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건축으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재난, 분쟁 지역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현명한 주택 문제 해결로 큰 공을 세운 건축가이다. 

 

 

반 시게루의 <재난주택 모듈> 전시 외관 ©류인혜 

 

 

올해 9월 서울디자인국제포럼을 통해 반 시게루(Shigeru Ban) 건축가의 <인도주의적 활동과 건축 활동 간의 균형>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후쿠시마, 뉴질랜드, 네팔, 모로코 지진 등의 세계 각국의 재난 상황에서 목재, 종이관, 패브릭 등의 친환경 자재를 활용해 임시로 지은 성당, 재난주택, 학교 등의 다양한 시설들이 결국 상설 건물로 가치 있게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임시 건물과 상설 건물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봐야 한다는 의견에 적극 공감했다. 단순히 구조물의 설치 방식을 제안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재난 지역의 건축대학 학생들과 협업해서 재난 주택을 짓는 것에도 아주 큰 의미가 있었다. 한 건축가의 인도주의적 건축 활동의 결과물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귀한 순간이었다.

 

 

반 시게루의 <재난주택 모듈> 전시 내부 ©류인혜 

 

추후 이설 및 유연성을 고려한 설계로 쉽게 분해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영구적으로 설치할 건물의 용도가 아니기 때문에 기초는 막걸리 상자로 만들어져 있다. 또한 모듈형 벽체와 기둥을 추가하여 필요에 따라 주택의 길이를 연장할 수 있어 공간 확장이 가능하다. 한국의 재난주택으로 제안하는 디자인은 모든 재료를 100% 종이로 제작하여 종이집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최대 규모의 디자인 마켓 체험 행사 <서울디자인 2023> ©류인혜

 

 

어울림 광장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활기찬 기운과 더불어 평소 갖고 싶었던 예쁜 소품을 구매하고 충북 충주에서 올라온 진한 사과즙의 맛도 느끼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빠져나왔다. 내년에도 사회적 이슈와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하여 기업과 디자이너, 소상공인 청년이 함께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동행의 자리를 마련하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이 또 한 번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류인혜(국내)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실내디자인 석사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실내디자인 졸업
(현)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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