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디어 아티스트인 미구엘 슈발리에(Miguel Chevalier)의 전시, 디지털 뷰티(Digital Beauty) 시즌 2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이다. 미구엘 슈발리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활용하여 다양한 가상 세계와 디지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자연과 기술의 관계,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네트워크와 정보 흐름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작품을 기획하고 있으며, 방대한 규모의 외부 미디어 파사드 설치 작업으로 유명하다. 얼마 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진행된 서울 라이트 DDP 2023에서도 디지털 자연을 주제로 한 ‘메타 네이처 AI(Meta-Nature AI)’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미구엘 슈발리에의 개인전은 2023년 1월 18일부터 7월까지 진행한 시즌 1에 이어, 8월 1일부터 시즌 2로 재개관하였으며 최신작 4점과 신규 드로잉 작업들이 추가되었다. 작가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에서 차용한 컴퓨터 모델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기적이고 추상적인 형태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들어 낸다. 또한 제너러티브 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가상 현실 등을 활용하여 관람객들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어트랙터 댄스’를 포함한 작품 4점은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들이다. 관람 순서는 지하 1층부터 지하 4층까지 내려가면서 순서대로 감상한 후에 5층에서 진행 중인 미구엘 슈발리에의 상설전 ‘프랙탈 플라워’를 관람한 후, 1층에서 전시 중인 미구엘 슈발리에 작품과 로봇 예술가 패트릭 트레셋의 작품까지 관람하는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지하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작품 ‘그물망 복합체(Complex Meshes 2023)’. 제너러티브 인터랙티브(Generative Interactive) VR 설치 작품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네트워크의 흐름을 디지털 아트로 구현했으며, 다면체를 이루는 꼭짓점, 모서리, 면의 집합으로 구성된 다각형 그물망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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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작품 ‘그물망 복합체’에서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는 공간에는 로봇이 네온 펠트펜을 사용하여 그린 디지털 작품 ‘그물망 드로잉(Complex Meshes Drawing, 2023)’이 전시되어 있다. 물결치거나 진동하는 것 같은 선들의 반복으로 구성된 다양한 패턴들이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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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 실과 UV 라이트로 구성된 발광 설치 작품 ‘그물망 복합체의 벽(Complex Meshes Strings Wall, 2023)’은 VR 작품인 ‘그물망 복합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형광 양털실은 벽에 있는 작은 못에 매달려서 거대한 그물망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다양한 색상의 빛과 복잡한 네트워크를 보여준다. 어둠 속에서 형광 양털실이 자외선에 반응해 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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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매달린 조각 설치 작품 ‘라이좀(Rhizomatic 2023)’은 VR 그물망 복합체를 실제 그물망으로 표현했다. 다양한 색상의 1,500개 강철 막대와 UV 라이트로 구성된 발광 설치 작품으로 우주를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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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퀴드 픽셀 (Liquid Pixels 2023)’은 관람객의 움직임이 디지털 페인트 붓이 되어 역동적인 빛의 회화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잭슨 폴락, 구타이 그룹의 카즈오 시라가, 피에르 솔라주와 같은 1950년대 액션 페인팅 기법에서 영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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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렉티브 설치 작품 ‘세상의 기원(The Origin of the World 2023)’은 생물학과 미생물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서 세포가 증식, 분열하는 모습을 디지털 아트로 구현했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세포의 형태가 흐트러지고 서로 혼합되면서 사이키델릭한 모습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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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 ‘어트랙터 댄스(The Attractors Dances 2023)’는 미구엘 슈발리에와 로봇 예술가 패트릭 트레셋(Patrick Tresset)의 협업 작품이다. 다섯 개의 팔을 가진 드로잉 로봇이 참신한 안무로 자유로운 드로잉을 만들어 낸다. 어트랙터 댄스를 통해 탄생한 드로잉들은 다양한 컬러와 형태로 벽면에 전시되고 있다. 한 작품을 그리는데 보통 2-3시간이 소요되며, 드로잉 로봇의 댄스는 30분마다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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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지 어트랙터(Strange Attractors 2023)’는 추상적 수학 주제인 ‘스트레인지 어트랙터(Strange Attractor)에서 영감을 받았다. 불규칙하고 복잡한 혼돈 속에 모종의 안정성이 들어 있는 카오스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으로, 무한히 변형되는 철사 모양의 다양한 형상들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교란되기도 하고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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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아트센터의 독특한 공간 구성으로 지하 1층에서부터 내려다볼 수 있는 작품 ‘디지털 무아레 (Digital Moires 2023)’. 지하 3층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높은 벽면을 통해 보여진다. 두 패턴 사이의 공간 간섭 현상인 무아레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층층이 겹쳐진 기하학적 프레임들은 음악의 주파수와 진폭에 따라 형상이 변화한다. 마치 키네틱과 옵아트를 연상시키는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관람객의 발걸음에 따라 바닥에 투사된 영상이 변화하는 대형 인터렉티브 작품 ‘매직 카페트(Magic Carpets 2023)’는 픽셀 등 수천 개의 디지털 모티브와 기하학적 패턴으로 이루어진 그래픽 장면들은 마치 바닥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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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탈 줄기(Fractal Arborescences 2023)’는 리히텐베르크 도형(Lichtenberg's figure)에서 영감받은 작품이다. 리히텐베르크 도형이란 방전이 일어난 경로나 발생한 이온의 분포를 나타내는 도형으로, 전자가 지나다니는 경로인 전류의 흐름을 나뭇가지 모양으로 나타난다. 마치 관람객의 움직임이 전자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나무뿌리, 혈관, 신경망을 연상시키는 프랙탈의 형태가 드러나고 변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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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에서 진행 중인 미구엘 슈발리에 상설 전시인 ‘프랙탈 플라워(Fractal Flower 2022)’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인공 시대의 가상 자연의 모습을 표현했다. 여덟 개의 꽃송이를 영상과 3D 프린팅 조각품으로 표현했는데, 작가는 이를 통해서 인공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유전자 조작과 같은 인공 자연의 번식에 대한 위험성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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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 전시를 본 후, 마지막 1층 전시장으로 향하면 또 다른 인터렉티브 작품인 ‘기계의 눈(The Eyes of the Machine 2023)’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얼굴 인식 기능이 있는 감시 카메라를 이용하여 생성된 관람객들의 초상화가 5개의 스크린을 통해 보여진다. 관람객이 스크린 앞에 서면 실시간으로 분해되고 변형되는 수천 개의 다각형 그래픽으로 추상적인 형태의 초상화가 나타난다. 또한 작품 기계의 눈과 같은 원리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큰 사이즈의 스크린을 통해 디지털 초상화를 만나 볼 수 있는 작품 ‘머신 비전(Machine Vision 2023)’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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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구엘 슈발리에와 협업을 진행한 로봇 예술가 패트릭 트레셋(Patrick Tresset)의 설치 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 패트릭 트레셋은 현대 프랑스 예술가로 컴퓨터 시스템, 로봇 공학, 전통 미디어를 활용하여 다양한 퍼포먼스 설치물, 드로잉, 제너러티브 컴퓨팅 작품을 제작한다. 작품 ‘휴먼 스터디 #1’은 사람이 배우가 되는 설치 작품이다. 관람객이 모델이 되어 앉아 있으면, 펜을 잡은 로봇이 스케치를 한다. 벽면에는 로봇이 그린 인물 드로잉이 전시되어 있다. 로봇 초상화 드로잉 체험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15분 혹은 30분 세션 중 선택할 수 있다. ‘휴먼스터디 #2’는 예술의 바니타스 장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삶의 덧없음과 죽음의 필연성을 상징하는 해골, 시계, 모래시계 꽃 등의 사물을 그린 것이 대표적인 바니타스 정물화로 16-17세기의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었다. 패트릭 트레셋의 작품에서는 해골, 새, 다람쥐, 로봇, 시계 등의 오브제를 로봇이 스케치하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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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기간 : 2023년 8월 1일 - 2024년 2월 12일

전시 장소 : 아라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26)

관람 시간 : 10:00 - 19:00 (입장 마감 18:00, 매월 세 번째 월요일 휴관)

티켓 : 성인(만 19세 이상) 20,000원, 청소년(중, 고등학생) 15,000원, 어린이(36개월 - 초등학생) 13,000원, 36개월 미만 무료

참고 자료

아라아트센터 : https://aacexhibition.com/

아라아트센터 기획전시 : https://www.instagram.com/aac.exhibition/

서민정(국내)

mjseo@yonsei.ac.kr

연세대학교대학원 의류환경학과 석사 졸업

(전)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 분석 연구원 및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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