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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예방을 위한 디자인

최근 몇달간 발생한 묻지마 살인과 살인예고 글들로 사회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 개인의 원한관계 등 특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아닌, 맥락이 없는 살인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공포가 극화되고 있다.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자리잡은지 오래되었고, 그에 따라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범죄자를 분석하는  프로파일러 양성, 범죄 발생률을 감소시키기 위한 공공의 환경요인 파악 및 예방 조치 등은 꾸준히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특정 시간, 특정 장소, 특정인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 무차별적인 범죄가 발생하는데에는 사전 조취를 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호신술이나 호신용품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다시한번 범죄 예방을 위한 장치나 조치, 시스템에 관심이 높아진것으로 보여 디자인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범죄 예방 시스템 및 디자인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방범용 CCTV, 민간 경비 시스템, 경찰이나 경비원 순찰은 가장 기본적인 범죄 예방 조치이다. 사람이 하는 경찰 및 경비원 역할에서 CCTV 설치로 잠재적 범죄자의 경각심을 주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CCTV의 사각지대를 줄이고자 지역 내 면적 당 CCTV 설치대수가 늘어났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적인 범죄예방 대책으로는 실시간 범죄 문제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등장한 것이 범죄예방 디자인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CPTED)이다.

 

범죄의 종류를 5대 범죄로 나누는데, 살인, 강도, 강간 및 강제추행, 절도, 폭력으로 구분된다. 2022년 통계청이 집계한 서울 5대 범죄 발생률은 폭력 46,783건(51.8%), 절도 37,579(41.6%), 강간 및 강제추행 5,816건(6.4%), 강도 117건(0.1%), 살인 104건 (0.1%)이다.

 

 

통계 출처: 통계청 (https://data.seoul.go.kr/dataList/316/C/2/datasetView.do)

 

 

근래에는 쇼핑몰과 같은 사람이 밀집된 장소 또는 개방된 장소에서 묻지마 살인이 대두되었지만 통계적으로 볼때 범죄취약 환경의 공통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노후됐거나 오래된 건물과 방치된 공간, 좁은 골목길과 부족한 주차 및 주민이용시설, 부실한 보안설비, 가로환경 및 시설이 미흡한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범죄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출처: 범죄예방디자인 연구정보센터 http://www.cpted.kr/?r=home&c=02/0201/020102

 

이러한 범죄 밀집 지역 또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핫스팟(Hot spot) 이라고 한다. 이러한 곳은 범죄유형별로 패턴이 다르게 나타나 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을 활용한 밀도 분석을 통해 핫스팟을 추정한다.

 

 

출처: Suzanne LaBaare, 2010 논문

 

 

이러한 장소를 대상으로 범죄예방 디자인으로 범죄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지역 내 주민이 아닌 외부인의 침입으로부터 발생하는 범죄가 예상되는 경우, 주거지역에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로 해당 지역의 도로를 변경하고 일방통행을 유도하여 보행자 안전을 지킴과 동시에 가로환경을 개선하여 강도범죄를 감소시킨 사례가 있다. (1970년대 초반, Connecticut State, Hartford city, Asylum Hill, Hartford Project 사례. 강도 범죄 183건에서 120건으로 30% 감소)


그밖에도 골목길이 많은 주택단지의 주변환경 개선을 위해 정원과 공용공간을 확대하고 건물외벽을 개선하여 강력범죄가 61.% 감소한 사례(New York state Clason Point Garden Project by O.Newman), 서울 염리동 소금길의 안전을 위한 시설 확충 및 사인판 및 시설 확보를 통해 범죄로부터의 안심을 느끼는 정도인 안심감을 56.5% 증가시킨 사례가 있다. 


2012년 서울시에서 프로젝트로 진행한 염리동 소금길은 좁고 어두웠던 길을 핫 스팟을 만들어 각각 핫스팟을 연결해서 걷고싶은 산책로로 탈바꿈한 사례다. 소금길 전체 지도를 통해 안내를 자세히 해놓고, CCTV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설 확보와 사각지대가 발생한 경우 안전한 모임 공간으로 유도해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하여 안전한 “안심감"이 드는 공간으로 바꾸는 프로젝트였다. 이를 시작으로 원룸이 많고 20~30대 1인 가구이자 여성이 많이 거주하는 관악구 행운동은 성범죄 우범지역으로 인식되던 공간을 위 사례를 통해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한 행운길'을 만들었다. 방범등, 반사경, 비상 버저와 경광등으로 밤길을 밝게 비추게 되었고, CCTV도 확대 설치하여 잠재적 범죄자의 심리적 위축을 목표로 했다. 또, 주택 건물 반지층 주차장과 같은 건물 사이사이 어두운 곳은 반사띠를 설치해 언제든 빛이 비출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중랑구 면목동과 면목시장에도 이를 적용하면서 시장의 좀도둑, 절도행위를 감소시키는데 기여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시장에서 CCTV보다 더 확실한 카메라를 설치하고 TV를 통해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개인의 얼굴이 모두에게 공개되지 않도록 과일 캐릭터로 가려놓는 등 범죄율을 감소시키고자 하는데서 발생할 수 있는 반사 효과인 개인정보 이슈를 해결하려고 애썼다. 이러한 사례가 모두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CPTED라고 할 수 있다. 

  

출처: 세계일보 기사 https://www.segye.com/newsView/20131020002909?UA=PC

 

각국의 여러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시범사업과 같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범죄를 줄이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범죄예방디자인은 감시 강화, 접근 통제, 영역성 강화, 명료성 강화, 활용성 증대, 유지관리라는 6대 원리를 적용하고, 감시와 접근통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공동체를 강화하는 효과를 만듦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출처: DACRC case study (https://files.cargocollective.com/c1114017/DACRC-Case-Study.pdf)

영국에는 1999년 Design Against Crime Research Lab(DAC)이라는 기관을 세워 디자인으로 범죄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 곳이 있다. 범죄가 일어나는 원인을 범죄자 및 이해관계자의 행동으로부터 파악된 심리를 분석하고, 환경을 분석하면서 ‘Design-led Research’ 방식으로 환경 및 시설, 도구를 디자인하는 design thinking driven 범죄예방디자인을 실행한다. 

 

출처: 범죄예방디자인 개념 http://www.cpted.kr/?r=home&c=02/020 

 

주변 환경이 사람의 인식을 변화하고, 범죄로부터 안전하다는 안신감을 느끼게 할수도 있으며, 범죄를 저지르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켜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을수 있다면 앞으로 범죄예방디자인 CPTED가 더욱 그 효과를 발현시키길 바래본다.  

 

계윤선(국내)
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대학원 지식재산 박사 수료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 석사 졸업
(현) 현대자동차 AI 연구소 서비스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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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예방 #심리디자인 #디자인씽킹 #design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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