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 다과인 약과가 인기 디저트로 부상하고 있다. 약과를 전문으로 하는 맛집이 생겨나고, 약과와 결합한 새로운 디저트를 개발하는 등 더욱 인기를 실감 나게 한다. 또한 코로나 시기가 지나고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증가하면서 선물용으로도 인기를 끈다. 약과는 밀가루, 참기름, 꿀, 술 등을 섞은 반죽을 약과 판에 찍어서 무늬를 새긴 후, 기름에 튀겨 만든 과자이다. 과거에는 기름과 꿀이 귀해서 약으로도 취급되었기 때문에 ‘약’이라는 단어가 붙었다고 한다. 이러한 약과가 요즘에는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디저트 분야에서 급부상하고 있으며, 전통 시장을 비롯해서 온, 오프라인에 걸쳐 다양한 약과 관련 아이템들이 새로운 모양과 특색을 더해 차별화된 스타일로 선보이고 있다. 약과에 쿠키, 푸딩, 아이스크림, 빙수 등을 접목한 창의적인 퓨전 약과 메뉴를 개발하는가 하면, 약과 판매점 정보, 약과를 다양하게 먹는 법, 레시피 등을 SNS에 공유하면서 전통 디저트가 재미있는 문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약과의 인기가 증가하면서, 유통업계에서도 관련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3월, CU와 압구정로데오 인기 카페 ‘이웃집 통통이’가 협업하여 출시한 약과 쿠키는 출시 5일 만에 준비 물량 10만 개가 완판되었다. 얼마 전에는 브라우니 약과 쿠키, 약과 라떼를 추가로 출시하였으며, CU 자체적으로도 약과 아이스크림, 약과 타르트 등 관련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파리바게뜨는 ‘약과 타르트’를 선보였으며, 던킨은 ‘허니글레이즈드 약과’를 지난 설에 한정 판매용으로 선보였다가 인기를 끌면서 상시 판매용으로 전환했다. 

       던킨도너츠 https://www.instagram.com/dunkin_kr/

소문난 맛집의 약과를 구하려면 매장 오픈과 동시에 약과를 사기 위해 달리는 ‘약과 오픈런’,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구하듯 치열한 티켓팅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의 ‘약케팅(약과 티케팅)’이라는 신조어들이 생길 정도로 핫하다. 이처럼 뜨거운 약과 열풍, 약과 오픈런의 시작점은 ‘장인한과’라고 한다. 카페 문을 열기 전부터 생긴 줄이 한 시간 반 만에 품절이라는 공지와 함께 사라진다. 장인한과는 2021년 파지 약과(정품 약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깨지거나 일정한 규격에 어긋나 폐기할 수밖에 없는 약과)를 포장지에 담아서 제품화했다. 이는 못난이 약과로 소문나면서 성공적인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못난이 약과는 가격이 일반 약과보다 저렴하면서 맛있고 특이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못난이 형태로 차별화를 준 장인한과처럼, 프리미엄 한식 디저트를 선보이는 바오담에서는 개성의 방식 그대로 만든 전통 이북식 약과로 차별화했다. 일반적으로 약과라고 하면 원형의 약과를 떠올리게 되는데, 개성 약과는 밀고 접기를 반복해서 페이스트리처럼 결이 있다. 안녕인사동 1층에 위치한 한과미의식에서도 다양한 한과와 함께 페이스트리 같은 개성 모약과를 먹기 편한 작은 큐브 형태와 꽃 모양으로 만든 선물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약과의 모양과 토핑을 다양하게 적용하여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차별화된 패키지와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전통과 모던함을 믹스하여 더욱 고급화한 브랜드들도 있다. 올해 5월 말 오픈한 한남동 ‘골든피스(Golden Piece)’는 한국어로 ‘금쪽’, 아주 귀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단어를 활용한 프리미엄 약과 브랜드이다. 골든피스는 약과의 형태와 컬러를 연상시키는 한국적이면서도 멋스러운 인테리어부터 제품까지 브랜딩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약과를 형상화한 바(bar)의 형태부터 곳곳에 약과 오브제들을 배치하고, 약과에 사용되는 원료들을 진열해 두었으며, 패키지의 일러스트까지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틴 케이스에 담긴 약과들은 토끼 모양의 약과, 초콜릿, 라즈베리를 얹은 약과 등 퓨전 약과들이 재미를 더한다.    

생과방(Saint Gout de Pain)은 전통 제조 방식을 토대로 현대적인 해석을 더해 만든 프리미엄 수제 약과 전문점이다. 조선시대 왕실의 별식을 만들던 전각의 이름에서 브랜드 네임을 따왔다. 약과가 조선시대 왕실의 귀족들이 즐기던 귀한 별식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고급화 콘셉트로 선보이고 있다. 쇼룸은 안국역에서 가회동으로 이어지는 긴 골목길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한때 민가에서 약과를 생산하는 것이 금지되어 몰래 약과를 만들어야 했다는 점에 착안해서 생과방의 쇼룸을 찾기 어려운 곳에 만들었다고 한다. 약과의 종류 역시 원형의 약과에 바닐라빈, 초콜릿, 라즈베리, 녹차 초콜릿, 현미, 흑임자 등의 토핑을 올려서 퓨전 약과를 선보이고 있으며, 매난국죽(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을 상징하는 패턴이 그려진 패키지와 띠지, 노방 원단을 활용한 파우치 형태의 보자기 등으로 모던하고 고급스러움을 담은 전통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한식 디저트 카페 에움(aeum)에서는 샌드위치를 연상시키는 ‘결약과’ 메뉴로 신선한 아이디어를 더했다. 기존 약과와는 조금 다르게 약과 사이에 크림을 넣어서 고급 디저트 느낌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수제 쿠키를 전문으로 하는 쿠키샾(Cookie Shap)에서는 두꺼운 수제쿠키에 약과를 올린 약과 쿠키, 푸딩에 약과를 넣은 바닐라 약과 푸딩처럼 새로운 조합을 시도하기도 한다. 

지속되는 레트로 열풍, 전통의 재발견 등 우리의 옛것을 재해석한 아이템들이 젊은 세대들에게는 신선함으로, 기성세대들에게는 추억의 아이템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와 조합으로 더욱 진화해 나가고 있다. 

참고 자료

이웃집 통통이 : https://www.instagram.com/tongtonge_/

장인한과 : https://www.instagram.com/ujbjts/

바오담 : https://www.instagram.com/baodam.co.kr/

한과미의식 : https://www.instagram.com/joreuba2/

골든피스 : https://www.instagram.com/goldenpiece_korea/

생과방 : https://www.saintgoutdepain.com/

생과방 : https://www.instagram.com/saintgoutdepain.official/

에움 : https://www.instagram.com/aeum.seoul/

쿠키샾 : https://www.instagram.com/cookie._.shap/

서민정(국내)

mjseo@yonsei.ac.kr

연세대학교대학원 의류환경학과 석사 졸업

(전)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 분석 연구원 및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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