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갓생 살기'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갓생'은 '갓(God, 신)'과 '인생'의 '생'을 결합한 신조어로 말 그대로 타의 모범이 되는 바른 생활을 뜻한다. 그러므로 '갓생 살기'는 매일 특정한 계획에 맞춰 바른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을 뜻한다. 단어의 뜻을 보면 거창하기 그지 없지만, 사실 갓생 살기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매일 30분씩 걷기, 하루에 영어 단어 10개 외우기 등과 같은 소소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루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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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이와 같은 자기개발 트렌드는 있어왔다. 멋진 몸매를 만들고 바디 프로필을 찍어 이를 자랑하거나, 본인의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다양한 자격증을 따는 것이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런 자기개발의 특징은 타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내는 것에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자기 자신에게 혹독할 수 밖에 없는 일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갓생 살기는 이와 달리 본인의 만족감과 성취감을 우선시한다. 이는 자신의 개성을 중요시하고 이를 존중받는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도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팬데믹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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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 간의 교류가 줄어들면서 이로 인해 무력감,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자기 관리'였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아 성취의 욕구를 해소하면서 우울감을 극복했다. 이렇게 몸에 배인 습관은 팬데믹이 종료되었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남아 갓생 살기를 이어나가게 하고 있다. 사람들은 부담스럽게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하루하루 몸에 익숙해진 루틴을 이뤄나가며 성취감을 누리고, 이런 소소한 성취를 통해 더 나은 삶이 이어지길 바란다. 불안한 사회 및 경제 상황 속에서 개인의 몸과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갓생 살기는 기존의 자기개발과 확연히 다른 결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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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 살기는 요즘 세대의 '인증'과도 연관성이 있다. 이중적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은 혼자서만 갓생을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자신에게 맞는 목표를 정해 성취감을 얻으려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를 공유하고 응원받기를 원한다. 자신이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드러내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그로 인해 갓생 살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오운완 (오늘 운동 완료)'이나 '#미라클모닝'이란 해시태그와 함께 갓생 살기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거지방' 또한 이런 흐름에 연관된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갓생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기 관리와 습관 형성을 도와줄 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미라클 모닝을 도와주는 앱 '알라미', 갓생 살기에 빠져 제대로 잠을 못 자는 사람들에게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앱 '미라클 나잇', 스스로를 RPG 게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게임처럼 갓생 살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앱 '갓생 살기 대작전',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며 다이어트를 즐길 수 있는 '다이어트 킹' 등, 정말 다양한 앱들이 사람들의 일상을 돕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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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앱들 중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앱은 '챌린저스'라는 앱이다. 아침 기상, 운동, 책 읽기, 취미 연습 등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여느 관리 앱과 비슷하지만, 이 앱에서는 무려 '참가비'를 낸다. 이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목표를 실천할 동기를 부여한다. 목표를 실천하고 인증 사진으로 남기면 참가비가 환급되며, 지키지 못했을 경우 벌금이 되는 구조를 통해 갓생 살기를 독려하고 있다. 목표 달성률이 85% 이상이면 참가비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으며, 100% 실천했을 경우에는 추가 상금까지 받을 수 있어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파고다어학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 instagram.com/pagoda_official/ 

스스로 바른 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의 성향은 마케팅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외국어 학습 관련 인터넷 강의 플랫폼 1위인 파고다 인강은 오롤리데이(oh, lolly day)와 협업을 진행해 '갓생 박스'를 선보여 사람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 박스 안에는 수강생들의 계획적인 학습과 시간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티커 팩, 다이어리, 펜, 습관 형성을 돕는 위클리 플래너와 트래킹 스티커 등이 들어 있다. 파고다 인강 뿐만 아니라 요즘 브랜드들이 나서서 '갓생'을 중심으로 한 상품들을 선보여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중이다.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을 홍보하는 모델 또한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며 건강한 삶을 사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이 맡는 경우가 늘어났다. 스프라이트는 가수, 프로듀서, 사업가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는 가수 박재범을 모델로 기용했으며, 풀무원 다논은 세계적인 배구 선수 김연경을 브랜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선수는 굽네몰의 브랜드 전속 모델로 발탁되며 브랜드의 이미지 향상에 기여했다. 자기 관리를 생활화하는 트렌드가 계속 되면서,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이 트렌드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정(국내)

11010design@naver.com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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