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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발자국 줄이기

 


ⓒ stock.adobe.com/photo/298615644/

기업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ESG(환경 · 사회 · 지배구조) 경영이 떠오르면서 전 세계의 모든 기업이 자신들의 사업 분야에서 ESG 경영을 실천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ESG 경영이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을 하며 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경영을 일컫는다. ESG를 강조하는 기업의 변화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디자인 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러한 활동은 폭넓고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점차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각 미술관·박물관마다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운영과 전시, 교육, 홍보, 시설의 전반적인 면에서 각 분야의 실무자들이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근본적인 문제들까지 점검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22년 4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미술관이자 생태 미술관’을 미술관의 중장기 비전과 중점 방향으로 발표했다. 2014년부터 매년 꾸준히 진행한 ‘다원예술’ 프로젝트의 작년 주제도 <미술관-탄소-프로젝트>로 정해 지속 가능한 미술관과 전시를 탐색했다.

다원예술 2022 <미술관-탄소-프로젝트>는 미술관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단순히 산술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와 연관된 복합적인 문제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이로부터 다양한 논의와 프로젝트를 이끌어내고자 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2022 <미술관-탄소-프로젝트> |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아르코 미술관은 지난달 기후 변화, 탄소 저감에 대응하는「지속 가능한 미술관 매뉴얼」을 공개했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산하 근현대미술관위원회(CIMAM)의「미술관의 지속 가능한 환경 실천을 위한 툴킷(2021년)」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그린뉴딜 가이드북(2021년)」 등을 참고하여 자체 매뉴얼을 제작하는데 초석으로 삼았다.
지속 가능한 미술관 운영 매뉴얼은 총 19가지로, 하나의 전시를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생산·소비되는 불필요한 자원들을 줄이고 재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있다.


아르코 미술관 <지속 가능한 미술관 운영 매뉴얼> 첫 페이지 | 출처: 아르코 미술관 홈페이지


아르코 미술관 <지속 가능한 미술관 운영 매뉴얼> 을 바탕으로 재편집 | 출처: 아르코 미술관 홈페이지, 편집: 류인혜

대표적인 사립기관인 리움 미술관도 이러한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여 ‘탄소 발생 감축, 행복한 동행, 투명한 책임경영’ 등 3대 핵심 전략을 수립하고 미술관 운영 전반에 걸쳐 탄소 발생을 줄이는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다양한 기관의 실무자들과 ESG 포럼을 열어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여 ESG 관련 정보와 활동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미술관 박물관들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각자 기관에 맞는 방식으로 운영 방향성을 잡아 구체화하는 과정에 있다.

앞선 아르코 미술관의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미술관 매뉴얼」은 우리에게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각 기관의 실무자들이 사소한 것에서부터 실행에 옮겨 나가고 있다. 일단 가장 손쉽게 변화를 끌어 낼 수 있는 부분은 시각적으로 보이는 인쇄물 전반의 것들이다. QR 관람권, QR 리플렛, QR 캡션 등을 적극 활용하여 종이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QR코드를 인식하는 방식으로 전시 입장권과 전시 설명을 대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쇄 수량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 또한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의 디지털 가이드 디바이스를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음으로써 보다 풍요로운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초대장, 대형 현수막, 포스터 등의 인쇄물을 줄이고 웹 또는 문자 서비스로 배포하는 방식을 택하며, 도록 제작도 필요 수량만을 사전에 확정 짓고 소량만 인쇄한다.

UWB(Ultra Wide Band) 기술이 탑재된 리움 미술관 3세대 버전의 디지털 가이드

미술관에서는 전시 폐막 후 약 5톤 이상의 쓰레기가 나온다. 왜 그렇게 많은 양의 폐기물이 나오는지 의문이 들겠지만, 공간을 나누기 위해 세워진 여러 가벽과 각종 구조물, 집기류들을 전시 폐막과 동시에 폐기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양이다. 매번 전시의 기획과 주제가 달라짐에 따라 작품의 배치와 동선이 바뀌고 전시 연출물, 쇼케이스 등의 제작 사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번 새롭게 공사를 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시장 계획 시에는 작품을 걸거나 구획을 나누는 가벽의 양을 최소화하여 설계하고 이전 전시에서 사용했던 구조물, 집기, 쇼케이스 등의 자재를 다음 전시에서 재사용하거나 또는 약간의 변형을 통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끊임없이 소비되는 보양재들은 이전 전시의 폐자재에서 가져다 쓰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전시 공간 설계 시 조금만 더 면밀히 확인하고 고민하면 자원과 비용,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부분은 너무나 많다.


리움 미술관 <조선백자 군자지향> 전시 쇼케이스 재활용 사례 ⓒ 류인혜 | 아르코 미술관 <일시적 개입> 전시 종료 후 목재 테이블 기부, 출처: 지속가능한 미술관 운영 매뉴얼 

앞서 소개한 기관들은 친환경 매뉴얼을 만들거나 관련 전시 및 프로젝트를 매년 꾸준히 실행하고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해당 기관들은 모두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전시를 기획하여 토론의 장을 만들었고, 전시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재활용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전문가들은 미술관의 ESG 경영은 기업의 ESG처럼 표준화, 제도화 절차를 거치는 대신 미술관 간의 연대나 자율 실천을 통해 확산하리라 전망한다. 급진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실무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실천 가능한 것들을 찾아 실행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이다.




류인혜(국내)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실내디자인 석사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실내디자인 졸업
(현)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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