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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포장, 특집 : 환경 디자인과 미래 설계 - 37호. 1978.04.30.

디자인포장

특집 : 환경 디자인과 미래 설계

37호. 1978.04.30.

한국디자인포장센터


목차

 

강건희, 우리 나라 환경 디자인의 문제점 및 그 대책

한도룡, 밝은 생활 공간 창조를 위한 환경디자인의 제문제

한창진, 환경 디자인과 미래 도시 설계

국남섭, 고속 도로의 환경 설계와 조경 사업

배종광, 생활 환경 개선과 농촌 새마을 운동

장윤우, 병·의원의 환경 조성을 위한 실내외의 디자인

차성철, Acion office 연구 자료 1

Action office의 대두

최정현, 호텔 내부의 공간 디자인과 그 실제

이창연, 쾌적한 실내 환경 조성을 위한 가구 디자인

명계수, 관광 산업 개발을 위한 환경디자인의 제문제

신상재, 디자인 칼럼/한국의 현대 디자인 교육

명태현, 전시 과학 1/디스플레이 계획

안대식, 계획 시리이즈 1 / 신제품 개발 계획

차성철, 일본 산업 디자인 개발과 사조의 흐름

임영주, 한국의 전통 문양/한국의 공예

미술/삼국 시대의 금속 공예 ③ 

노병식, 인쇄 디자인 5/동판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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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디자인과 미래 설계
편집자

 

1. 오늘날 인간은 '최초이자 최후의 부(富)'라는 인간 회복의 회귀점에 서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당면한 환경의 조화와 도시 문제에 대한 우리들의 구획이 분명할 때가 왔다.

갖가지 공해와 오염, 폭격을 맞고 일어서지 못한 것 같은 흉한 건물들과 헐벗은 산. 인간이 저지른 자연의 훼손 둥 당장 때려 부수고 헐어서 새 것을 세우고 싶지만, 그렇지도 못한 것이 새로운 모습의 과정이다.

“좋은 환경은 생명을 연장시킨다”는 말이 있다. 생명을 연장시키는 환경, 편리하고 보기 좋고 윤택한 환경, 이 환경은 누가 설계하고 꾸밀 것인가. 이는 바로 디자이너들의 책임이며 영역이라 하겠다.

 

2. "조형미 살린 도시 계획이 아쉽다.” 요즈음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새도시 건설에 하고 싶은 얘기다.

현대의 주요 이슈는 도시 문제•도시 건설로 집약되고 있다. 현대 건축이 Monumentality 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것보다는 기존 도시에 조화시키는 환경 보존이 더욱 필요하다 하겠다.

좁디 좁은 우리의 주거 공간에 햇볕과 녹지를 끌어 들이게 했으며, 디자인을 통한 내부 공간의 표현을 발전시켜 가고 있다.

도시적 차원으로 넓혀진 건축에 대한 관심과 디자인 계획, 건물•고가도로•터미널•운동장•공원•지하도•대교 건설 등에 시민의 관심은 집중되고 있는데, 그 관심은 좋은 환경, 새 도시의 건설을 요구하는 이 시대의 필연적인 관심이라 하겠다. 

 

3. 조경 디자인은 하나의 예술이다. 새로 건설된 건물 또는 도시 유물의 주변을 미화하는 작업, 작게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크게는 산업 관광지를 개발하고 보존하는 것은 우리의 생활 공간과 자연 환경 사이의 물리적 연관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대자연의 풍부하고 광대한 자연미와 자연 형태를 의식하며 사는 우리는 다행과 행복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므로 끊임 없이 개발을 계획하여 물리적 환경을 보다 뚜렷하게 이성적•과학적으로 해결하고 보존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4. 오랜 풍습과 인습으로 연관되어 무리 없이 조화를 이루어 은 것이 농촌의 자연 환경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농촌은 새마을로 변신되었으며, 가옥 개량 사업으로 인한 농촌미를 살린 새로운 건축과 환경물의 설치로 거기에 따른 환경의 내부 장치와 본래의 기본 설계에 의한 디자인 제도가 절대로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바로 새로운 도시 건설, 새로운 농촌 건설, 새로운 국토 건설이며, 문화 생활을 위한 환경 디자인의 개선이다.

이 건설에는 근본적으로 디자인 계획이 채택되어야 한다. 또한 이 디자인 계획에는 자연적 • 인공적 환경 조성과 장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의 환경 디자인의 현황과 문제점은 무엇인가? 또한 새로운 도시 설계와 미래상은 어떤가?

'환경 디자인과 미래 설계'를 이번 호의 집중 기획으로 삼고, 오늘의 환경 디자인에 대한 전반 문제와 그 실태를 정리하여 한데 엮어본다.

 

 

우리 나라 환경 디자인의 문제점

강건희 홍익대 이공대 학생 처장

 

도시 전체의 환경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 넣으려는 노력에는 보다 획기적이면서 과감한 기법이 시도되어야 하며, 순수 미술을 제외한 건축 디자이너, 도시 디자이너, 조경 디자이너, 실내 디자이너, 상업 디자이너들의 상호 긴밀한 협조와 참여가 이루어질 때 우리들은 보다 쾌적하고 안전하며 창조적인 공간속에서 생활을 향유하게 될것이다.

 

머리말

 

현대 사회의 모든 환경(Human Environment)은 우리가 예기할 수 없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 디자이너가 과거의 단순하고 단일 목적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하던 과학 기술은 오늘날의 복잡하고 다목적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데에는 적용될 수 없는 측면이 많게 되었다.

인간이 그들의 환경에서 과연 무엇이 필요로 하는가를 명확히 하려고 하는 새로운 시기가 왔다. 즉, 인간 환경을 이해하려고 하는 종합적인 노력은 환경의 기능, 환경을 콘트롤할 수 있는 요소, 각 요소의 상호 관계 등이 포함되어야 하며, 이들에 대한 노력은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 강하게 인식되고 있다. 급속한 인구 집중과 도시 지역의 확대, 그리고 무모한 건설에 의한 환경 파괴는 인간 생활 환경의 질적인 저하는 물론, 투자의 낭비라는 것을 실감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본고는 이러한 모든 환경 결정 요소 중에서 '건축'이나 도시설계' 또는 '조경(造景)' 등과 같이 디자인 기법(技法)으로서 콘트롤 혹은 문제점의 보완이 가능한 요소들을 살펴보고, 우리 나라에서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대책 방향에 관해 개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환경의 기능과 디자인 요소

 

도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의 기능과 디자인으로 콘트롤이 어느 정도 가능해질 수 있는 환경의 변수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기능은 첫째 가정생활, 둘째 학교 교육시설, 세째 구매 행위(Shopping), 네째 통근(通勤), 다섯째 작업(Work), 여섯째 만남(Contact), 일곱째 레저와 레크레이션(Leisure & Recreation), 여덟째 자연의 경험 등이다.

이러한 기능은 단순한 양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복합적으로 거의 동시에 나타나게 되므로 환경 디자인에 있어서는 우선적으로 개발해야 할 수단에 대해서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으로서 콘트롤이 어느 정도 가능한 환경 요소들이 파악되어야 할 것인바, 그 변수(變數 ; Matrix)에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중요시된다.

첫째, 기후(대기), 둘째, 물, 세째, 고체 폐기물, 네째, 소음, 다섯째, 프라이버시, 여섯째, 밀도(密度)와 배치, 일곱째, 시각적 환경, 여덟째, 심리적 환경(안전•쾌적 등) 그리고 이러한 환경의 변수들은 지속 기간과 빈도수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지게 되며, 기능과 변수와는 다이내믹하게 관계를 맺고 상호 작용을 한다. 특히 도시 지역은 이러한 환경 요소 들이 복잡다기하게 나타나게 되며, 현대에 있어서 도시 설계의 궁극적 목표는 도시 내 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창조적 환경을 조성해 주는데 있다. 각기 다른 감정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양성 있는 활동의 선택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도시 환경은 위와 같은 환경 결정의 기본 요소들이 상호 유기적 인 관련을 갖고 있을 때 가능해 진다. 즉, 총체 적 환경 디 자인 (Total Envi ronmental Design) 은 실내 • 건축 • 조경 • 도시둥 각 분야별 디자이너들이 일관성 있는 노력을 기울일 때 성공될 수 있다.

각 공간의 디 자인은 상호 조화되 어 야 하며, 강력한 유기적 결합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도시 전체가 질서 있는 패턴을 유지 할 때 기본 계획의 처리도 유리해지며, 디자인에 있어서도 통일된 조화(Hamiony)와 균형(Balance), 그리고 변화(Variety) 가운데서 질적으로 수준 높은 도시 환경의 연출이 가능해지게 될 것이다.

 

2. 우리 나라 환경 디자인의 문제

 

우리 나라는 근년에 들어 수차의 경제개발계획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하여 산업화와 공업화(Industrialization & Urbanization)가 이루어짐에 따라 인구의 도시 집중을 초래하였으며, 이에 따른 과밀 현상(過密現象 ; Over Crowding)은 환경 악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보기 드문 건설 붐을 맞아 건축계에서는 많은 창작 활동이 이루어졌으며, 세계 무대에 관심을 돌려 가는 과정에 있다. 공공 건물• 박물관• 대규모 호텔 등이 설계되어 도심지에 시공되고 있으며, 이들 건축물들은 현대적 건축 개념들을 표현하려는 건축 디자이너들의 개성(Characterist)을 나타내고 상징성을 과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건설들은 점점 대규모화• 고층화되는 경향이 있어 도시 경관 상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으며, 역사적 유물•고적, 그리고 자연 환경과 도시의 오픈 스페이스는 점점 도시민의 시야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도로변의 각종 가로 시설물(Street Furniture), 상업 건축의 간판 • 진열장 • 조명 등의 혼란은 보행자의 피로감을 더해 주고 있다. 도시의 녹지를 대표하는 공원에는 산책과 휴식을 하러 찾아오는 시민들을 가려 줄 녹음수(綠陰樹)를 찾아보기가 어려우며, 벤치나 퍼어걸러(Pergola), 음료수대 등 이용자의 편의시설은 부족하거나 부적당한 장소에 배치되어 있는 예가 많다. 보행자들이 가볍게 앉아 담소할 수 있는 거리의 광장들은 자동차들의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삭막한 보도는 친밀감이 결여되고 있어 보행자에게 거리감을 준다. 어린이들이 어린이 놀이터가 없어 길에서 위험스럽게 놀다가 맨홀에 추락하거나 교통 사고를 일으켜 인명을 빼앗기는 문제들이 신문 지상에 자주 오르내린다.

과도한 이윤 추구로 건물을 많이 배치하기 때문에 주택 단지에는 오픈 스페이스가 부족하며, 특히 고층 아파트 단지 같은 경우에는 공간상의 압도감을 주게 된다. 건축가 린치(Kevin Lynch)는 융적률이 100% 이상이 되면 공간상의 압력을 받게 되어 심리적으로 위압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주거 환경을 보완하는 기능을 갖는 조경 시설(造景施設)은 소극적이므로 효과가 별로 없다. 수많은 건물에 둘러싸이거나 구석의 조그마한 녹지에는 빈약한 2, 3년생 나무 몇 그루가 자랄 뿐이며, 쇼핑 시설이나 단지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은 규모가 작다.

도시의 외곽을 보면 랜드마크가 되고 전체 도시 경관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할 고지(高地)나 주요 간선 가로의 모서리에는 고층 호텔이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서 시야를 가리거나 주유소가 들어서기 때문에 도시경관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교통 혼잡을 유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지방 도시에서도 비슷하다. 따라서 이러한 도시 환경 문제들은 도시 규모나 도시 성격을 막론하고 사회 문제로 대두되어 하나의 건축물은 물론 수개의 건축물이 이루는 군(群)

은 도시 설계(Urban Design)적인 측면에 서 검토되어야 하며, 환경디자인 작업은 근본적으로 도시 계획(Urban Planning)과 유기적 결합을 가져 야 한다는 것은 이미 일반화되고 있다.

 

3. 대책 방향

 

복잡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신의 개념은 도시 설계이다. 도시 설계는 지구(地區)의 특성에 맞는 형태와 밀도를 주고, 도시 경관을 계획적으로 구성하는 기법이다. 물론 참신한 도시 설계는 미적 요구만 충족시켜서는 의미가 없으며, 미(美)와 기능이 동시에 만족되어야 한다.

즉, 주택과 사람, 건물과 도로, 수목과 물, 자동차와 사람, 가로 시설물 등은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본적 요소이며, 이들은 형태와 기능면에서 상호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여기서 어느 도시이든, 도시 규모가 크든 작든, 어느 시기든 간에 도시의 시각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불변의 인자가 되는 디자인 요소와 방향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도시 환경의 디자인 요소는 도시 공간 내에 놓이는 위치와 수행하는 기능에 따라 도시의 바닥을 형성하는 것, 제 3 차원적인 것, 가로의 장치물, 수경(水景)과 수목(樹木) 등이다.

첫째, 도시의 바닥은 보행자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표면 처리에 신중해야 한다. 포장의 질감은 보행자의 활동이나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고, 진로의 통제나 보행 속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여 질감을 아름답게 하거나 착색하는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도시에는 볼라드 (Bollards), 울타리(Fences), 건물이나 기타 구조물의 벽(Walls) 등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수직적 건축 요소로서 인간 척도(Human Scale)에 부합되도록 하고 주위 건물 및 환경에 어울리도록 해야 한다.

세째, 가로의 장치물(Street Fumiture)이다. 도시에서 요구되는 가로 시설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이들은 각 그 특성에 맞는 장소에서 기능을 만족시켜야 한다. 교통 신호 • 소화전(消 火栓) • 방향 표지판 • 벤치 • 가로 조명 • 신문 판매대 등은 그 형태나 위치가 도시인들의 활동에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네째, 수목과 수경(水景 ; Water-Scope)인데, 도시 환경 조성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것들이다. 이러한 것들이 도시민으로 하여금 자연과의 접촉을 유도하게 함으로써 정감있는 경관을 형성하고, 딱딱한 콘크리이트의 도시 구조물들의 고체 질감(固體質感)을 없애주기 때문이다. 도시 내의 녹지대, 가로수가 우거진 거리, 소도시 공원 • 분수대 • 벽척 등은 전체 도시의 질감을 부드럽게 해줄 수 있다.

다섯째, 건물(Buildings)인데 , 특히 고밀도의 도심 치역에서는 공간을 형성하고 환경을 창조하는 가장 중요한 형태이다. 건물의 설계는 건축가가 하지만 이러한 건축물의 도시 경관 내에서의 위치 • 규모 • 재료 • 색채 등은 지구(地區;District)와 가로 (街路), 스카이라인, 그리고 오픈스페이스 시스템과 연관시켜 고려해야 한다.

여섯째, 가로(Streets)이다. 이것은 도시환경 구성에 있어서 건물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그것은 포장 상태, 가거(街渠), 가로시설물들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며, 사람과 가장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라는 점에서 오히려 건물보다도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일곱째, 도시 경관의 이미지 부각에 있어서는 비스타와 더불어 랜드마크(Landmark)가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도시의 랜드마크는 대체로 건물•표지판•상점•고층건물 • 전망탑• 아아치 등과 같이 단순하고 확실한 물리적인 대상물이 된다. 랜드마크가 보다 쉽게 식별되고 보다 관찰자에게 강한 이미지를 주려면 보다 분명하고 독특한 형태를 가져야 하며, 배경과 대조(Contrast)의 미가 있어야 하고 공간 배치상 우월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또한 랜드마크는 도로나 지구(地區)의 결절점(結節點 ; Node)에 위치함으로써 관찰자에게 지구의 인식이나 방향 지시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에는 연속적 변화(Sequence)가 이루어져야 하며, 구조적 특징(Structural Characteristics)이 있어야 함은 물론 전체로서 조직이 짜여져야 한다. 도시 전체의 환경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 넣으려는 노력에는 보다 획기적이면서 과감한 기법이 시도되어야 하며, 순수 미술을 제외한 건축 디자이너, 도시 디자이너, 조경 디자이너, 실내 디자이너, 상업 디자이너들의 상호 긴밀한 협조와 참여가 이루어질 때 우리들은 보다 쾌적하고 안전하며 창조적인 공간 속에서 생활을 향유하게 될 것이며, 미래의 학문으로서 토털 디자이너(Total Designer)의 교육 과정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밝은 생활 공간 창조를 위한 환경 디자인의 제문제

한도룡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장

 

환경을 개선하고 가꾸는 일은 표면 장식이나 화장술이 아니라, 보다 인간 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조건으로서 들 수 있는 안전성 • 보편성 • 효율성 • 쾌적성은 인간의 생명을 모든 시설의 완비로 안전하게 지켜 줄 수 있어야 하고, 공해로 인한 육체적 • 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보건 문제의 해결과 보다 능률적이고 쾌적한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근래 환경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환경 공학의 발달은 인간과 인간, 자연 환경과 인공 환경의 관계를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 개선이라는 궁극의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인간이 태초에 하늘과 땅을 쳐다보고 자신과 환경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오늘날 현대 문명을 이루기까지 환경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원시 시대 때 인간이 자연과 적의 침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거의 본능적으로 만들었던 움막에서부터 시작하여 현대적 초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보다 편리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창조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현대 도시 문명이 제 2의 자연으로서 우리들 인간을 둘러싸고 있으며, 우리 인간에게는 자신 이외의 모든 것들이 환경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도시라는 인공적 환경에 둘러싸여 있으며, 도시는 마치 자연을 파괴하고 인공적 구축물로 정글을 이루고 있는 것과 같다. 환경 과학의 측면에서나 인간의 미래 생활을 염려하는 모든 사람들은 도시 환경의 개선과 자연 환경의 회복을 갈구하고 있다.

우리들 인간은 그 행동의 대부분이 환경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환경에 따라 지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이와 같이 환경이 인간의 행동 방식에 영향을 미치듯 인간이 또한 환경을 지배하고 창조할 수도 있다. 환경이 인간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무엇 때문에 환경은 개선되어야만 하는가 하는 문제가 분명해진다.


환경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넓다. 그런데 여기에서 오늘의 시점에서 한국인의 생활과 환경에 대한 몇 가지 문제점들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우선 크게는 국토만 하더라도 고대로부터 우리 나라를 금수강산이니 화려 강산이라 일컬어 왔다. 지하 자원의 결여와 농경지의 부족면에서 보면 보잘 것 없는 국토이지만, 자연 경관의 아름다움으로 금수강산이라 불리어 왔다. 그러나 산업화와 근대화의 댓가와 희생으로 인해 공해로 황폐해 가고 있다. 당국과 온 국민은 국토 자연 환경의 보존과 국토 조경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자연 보존 캠페인도 연속성 있는 운동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며, 일반 국민의 애국심과 교양으로 몸에 배어 아끼고 가꾸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온 국토가 공원화 될 때 우리 나라를 찾는 관광객은 더욱 급증하게 될 것이며, 도시 근로자의 여가를 더욱 즐겁게 해줄 것이다.

비좁은 우리 국토를 보다 유용하게 개발하는 문제는 경제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2만평방킬로미터 위에 3천7백만의 인구가 모여 살기에는 너무나 비좁다. 지금 세계에서 자유 중국 다음으로 인구 밀도가 높은 우리 나라는 도시와 농촌의 기능이 복잡해 감에 따라서 더욱 절실하게 국토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국토의 개발과 능률적인 관리 및 생활 환경을 개선시키는 일이 바로 환경 디자이너가 할 일이요 과제이다.

다음엔 오늘의 도시 환경을 둘러보자. 현대는 도시의 시대로 모든 문명이 도시에 모여 있으며, 도시와 함께 발달해 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수도 서울은 현대 세계의 대도시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

한국적인 여건과 사정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서울에는 신속한 해결을 기다리는 많은 문제들이 쌓여 있다. 해방 후 1970년대 초반까지는 대도시의 이상 비대가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적인 성격 때문에 인구가 집중하여 도시의 형성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비대화에 정비례하여야 할 주택•도로•상하수도•공원 등 생활 환경의 조성이 잘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도시는 동맥 경화의 징후를 나타내기 시작하였으며, 마침내 정부의 도시 정책에 큰 전환점을 가져오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지방으로 산업과 인구의 분산을 추구하게 되었고, 무질서한 도로를 정비•확장하고 주택의 대량 공급과 주택 생활을 개선하며, 의료•통신•교육 등 생활의 편익을 위한 정책으로 내실을 기하고 있다. 도시 공해의 원흉인 공장은 도시에서 떠나야 하며, 교통 체증의 해소를 위해 도로율의 확대와 지하철을 비롯한 대량 교통 수단의 개선이 하루 바삐 이루어지고 아파트 단지와 단독 주택의 대량 공급으로 주택난을 해결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이다.

최근 수출 1백억달러 달성과 더불어 국민 소득의 향상으로 생활 수준은 급격히 향상되고 있다. 한편 새마을 운동의 성과로 농촌과 도시의 생활 수준이 평준화되고 있다. 영국의 사학가 토인비 박사는 20세기 물질 문명을 논하면서 그 나라 국민들이 선진국에 사느냐 후진국에 머무르냐를 가려 보는 척도로서 편의상 다음과 같은 10개의 사항을 들 수 있다고 한다. 주택•수도•연료•도로•전기•통신•가정 전기 제품•자동차•의료 등 사회 보장•엥겔 계수 등을 든다.
 

오늘날 한국인의 문화 생활은 이 척도에 견주어 어떠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가? 주택은 종래의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에서부터 핵가족 제도로 생활 양식이 바뀌어 감에 따라 그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에 아직도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공급으로 인하여 부동산 투기 붐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현대적 설비를 갖춘 아파트는 생활의 편리성으로 인기가 높아 상승적인 전매업자까지 생기게 되었다. 최근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로서 부동산 투기 억제법을 발동시켰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은 보다 많은 주택 건설에 힘을 기울여야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농촌의 주거 환경도 많이 개선되었다.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도로 확장과 정비, 주택 개량 등 농촌 종합 환경이 개선되고 정비되어 오랫 만에 모국을 찾는 동포나 외국인은 한결 같이 이 발전상에 놀라고 있다. 최근에는 특수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수도물로 고생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고지대에서 물지게의 행렬로 온 동네가 난리를 치던 일은 옛날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연료 문제는 아직도 가장 값싼 무연탄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실정인데, 새로운 연료 개발이 신속히 촉진되어야 하겠다. 우리 한국의 재래 고유의 온돌방 생활에 있어 취사와 난방을 겸할수 있는 연탄 온돌 아궁이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겠으나, 흔히 일어 나는 가스 중독 사고와 탄재 처리 문제도 시급히 해결책을 강구하여야 할 문제들인 것이다.

도로는 경제 성장과 산업 발달을 위한 동맥으로서 가장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았다. 경부 고속 도로를 비롯한 고속도로는 전국을 1일 생활권에서 이제는 실질적인 시간 생활권으로 진전시키고 있다. 또한 새마을 운동의 성과로 도로 확장과 포장이 잘 되어 특수 벽촌이나 독립 가옥을 제외하고는 승용차가 들어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도시에 있어서 인구에 비례하여 자동차는 적고 자동차에 비해 도로율은 부족한 형편으로 이 문제도 시급한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가로의 풍경 가운데서도 우리들의 눈을 거슬리게 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도시 미관을 그르치는 존재로서 제각기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산만하고 조잡한 간판을 들 수 있다.

도시 생활에 중요한 관련을 가진 게시물로서 안내판•교통 표지, 보행자 보호 시설과 표지, 위험 표지 같은 것들이 간판과 광고의 요란스런 혼란 가운데 파묻혀 버려 쉽게 지각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현실은 사회 질서의 혼란과 위험에 직결되고 있으므로 조속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도시민의 휴식과 즐거움을 주기 위한 거리 설비물로서 스트리트 퍼니처를 들 수 있다. 공원의 벤치나 스툴•휴지통•가로등•옥외조각•분수대 등 기능적, 필요성보다 도시의 건조한 생활 가운데 시원한 느낌과 동시에 생활의 윤택함과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것들로서 사회가 안정되고 생활에 여유가 있으며 인간을 귀중하게 생각하는 도시일수록 이러한 장치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가로 장치나 도시 미관을 넓게 생각하면 상점들의 아름다운 쇼윈도우 디스플레이는 도시 미화의 한 구성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판매 촉진을 위한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거리에 계절 감각을 연출하고, 풍성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게 한다. 거리를 아름답게 가꾸는 일은 당국의 일만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시설물을 장치한다고 하더라도 이용하는 시민이 공중 도덕과 질서를 잘 지켜 주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현대 생활에 있어서 필요 불가결한 전기 사정도 좋아져 웬만한 가정에서는 가사 노동도 전기 제품으로 대체되어 주부들의 일손을 덜어 주고 있다. 전기세탁기•전기소제기 등 편리한 생활 도구는 바로 새로운 생활 양식과 생활 환경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날로 높아 가는 국민 소득은 엥겔 계수를 낮추어 가게 되고 수입의 대부분을 저축과 주거 환경 개선에 사용하게 되면, 우리의 생활 문화는 높은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생활에 여유가 있어야 집도 꾸미고 가꾸게 되는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 그러나 환경을 개선하고 가꾸는 일은 표면 장식이나 화장술이 아니라, 보다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조건으로서 들 수 있는 안전성•보편성•효율성•쾌적성은 인간의 생명을 모든 시설의 완비로 안전하게 지켜 줄 수 있어야 하고, 공해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보건 문제의 해결과 보다 능률적이고 쾌적한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오늘날 인간은 그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인간성을 상실하고 무력해지고 있으므로 인간이 환경의 주인공으로서 지위를 회복시키고 새로운 생활 문화를 창조하고 조형화하는 문제가 바로 오늘날의 모든 환경 디자이너들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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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포장, 특집 : 환경 디자인과 미래 설계 - 37호. 1978.04.30."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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