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포장
특집 : 제14회 대한민국 산업 디자인 전람회
44호. 1979.06.30.
한국디자인포장센터
목차
김교만, 제14회 산업 디자인전 심사총평
강선동, 제14회 대한민국 산업 디자인 전람회 출품 및 전시 현황
디자인과 기술
문수근, 섬유 디자인의 조건
디자인 경영 사례 / 기술혁신과 제품개발 1
포스터 비엔날레 1978
임영주, 한국의 전통문양/보상화문
이경성, 세계의 산업 디자인사 2 / 고전미술과 디자인의 자각
근대 디자인 개척자들의 생애와 작품 ② / 4차원의 디자이너 소울 바스
김홍련, 한글 타이포그래피 연구
정대유, 도시공간의 도로장치와 산업
디자인의 역할 4
제14회 대한민국 산업 디자인 전람회
심사총평
올해도 뜻깊은 제14회 대한민국 산업 디자인 전람회를 맞이했습니다. 이 전람회를 위하여 출품된 작품 총 679점을 산학계(産學界) 합동으로 구성된 심사 위원들의 열성어린, 그리고 엄격한 심사로써 총 254점을 입선작으로 선정하여 성황리에 전시하게 됨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전람회의 성격은 우리 나라 산업 입국 (産業立國)의 일익을 담당하는 행사로서 상공부가 주최하며 산·학 협동으로 심사하는 제도와 전시 규모, 그리고 운영 방법 등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디자인 행사입니다. 이 뜻있는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전람회의 의의와 사회적 위치를 움직일 수 없는 전람회로서 인식되어 왔습니다. 수출 증대라는 큰 과제와 국적 있는 제품을 창안하고자 실시하는 이 전람회는 우리나라 디자인계의 최고의 수준을 보여 주는 광장이며, 또한 디자인 방향을 주도하는 전람회이기도 합니다. 이 전람회를 통하여 온 국민에게 디자인의 중요성을 재인식시키며, 우수한 디자인은 세계 시장에서 여러 경쟁 상품들을 물리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할 수 있고, 시장 개척 및 판매 전략의 강력한 역군으로서 형성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시키는 계기도 됩니다. 이러한 특성을 위해 출품된 작품을 심사하고 느낀 몇 가지 소감을 기술함으로써 심사 총평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제1부 시각 디자인부는 작년 출품수보다 17점이 줄었으며, 이 가운데서 94점을 입선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작품의 수준이 균등하여 당락의 우열을 판정하기 힘들었으며, 시각 디자인 매체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포스터 작품에만 치중하는 경향은 앞으로 시정되어야 할 점이라 믿습니다. 포스터 작품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의 우수성은 예년에 비해 향상되었으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가장 근원이 되는 문자와 레이아우트 감각에 대한 연구가 부족함을 지적할 수 있었습니다.
제2부 공예 디자인부는 작품 출품수가 작년보다 13점이 증가했으며, 85점을 입선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재료의 다양성과 각 종목이 고루 출품되었음은 바람직한 경향이라고 평하고 싶으며, 감각의 세련도, 기술의 숙련도, 재료의 적응도 등이 우수한 작품들이 많이 출품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제작 경향은 시정하여야 할 점이라 지적됩니다.
제3부 제품 디자인부는 작년보다 출품수가 37점이 증가하여 제품 디자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 주었으며, 75점을 입선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예년에 비해 작품의 다양성과 거대화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올해 세계 아동의 해를 의식하여 어린이를 위한 작품들이 많았으며, 아이디어 활용과 기능성·생산성을 고려한 우수 작품들이 다수 출품되었음은 좋은 현상이라 봅니다. 앞으로 신체 부자유자를 위한 연구 작품, 도시 공간에 놓여질 스트리이트 퍼니처(Street furniture) 디자인 등 공공 이익을 위한 디자인도 다수 출품되기를 기대하고자 합니다.
금년 제14회 산업 디자인전의 10개 부문 수상작 중 최고상인 대통령상 수상은 제품 디자인부에 출품한 정국현 작 ‘확성 기기(sound pole)' 디자인을 뽑기로 심사 위원들의 의견이 모여졌습니다. 이 작품의 특징은 실내외를 막론하고 공간의 넓고 좁음에 구애 없이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으며, 한 형태 안에 스피커와 앰프를 설치하여 작동하기에 간편하며, 스피커 부문의 조립 여하로서 음의 방향과 확산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과 미적 요소의 겸비가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국무총리상 수상작인 장 미연 작 '부채’ 디자인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제품을 현대 생활에 적응시킬 수 있도록 표면 처리를 개선한 점이 우수하였습니다. 한국적인 분위기와 양산성 있는 이 작품은 축제 공예 발전의 새로운 착안점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상인 조종현 작 ‘수출용 크리스탈 제품 포장 계획'은 제품의 섬세하고 청결한 특성에 잘 조화를 이루는 포장 계획이며, 보다 고급화의 이미지를 조성한 작품입니다. 제품의 우아함을 노출시키고자 투명 아크릴과 알루미늄 재료를 선택한 점과 제품 보호를 위해 완충 구조로 접어진 포장은 그 기능면에서 우수한 작품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상공부 장관상 수상작인 김판수 작 '실내를 중심으로 한 어린이 놀이 기구' 디자인은 좁은 공간에서도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간편한 기구로서 두셋을 연결시켜 운동 범위를 다양하게 변화시킨 점은 현대 주택 공간에 잘 적응되는 작품입니다. 재료나 제작비에 구애 없이 실용화에 가능한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이상 기술한 작품들은 금년 제14회 산업 디자인전에서 빛나는 우수 작품들로서 선택되었으며, 그 외의 모든 작품들도 수출의 역군으로서 그 소임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산업계나 디자인계가 다 같이 적극적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김교만
심사위원장, 서울대 교수
출품 및 전시 현황
강선동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진흥부장
우리나라 디자인의 진로
현대 디자인 개념으로서의 디자인의 역사는 짧다. 그러나 그 짧은 역사에서의 발전 양상은 과거 어느 때보다 위대한 유산을 남겨 놓았고, 또한 장래에 끝없이 시간을 앞다투며 커다란 과제를 계속 던져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개발도상에 있는 우리들로서는 모든 자연 환경이나 인공 환경일지라도 디자인 전쟁이 시작되고 있는 현실을 주시하고 반성과 과감한 혁신 없이는 한계점에 도달하고 말 것이며, 그 이상의 기대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때까지의 디자인 관념에서 탈피하고 당센터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인더스트리얼 디자인(당센터 김희덕 이사장 편저「오늘의 산업 디자인」에서 제시)의 확고한 개념 파악과 더불어 교육에서, 사회에서, 기업에서 또한 직접 디자이너들에 의해서 과거의 인력 수출이나 모작 수주 시대를 떠난 개발 혁신과 제품의 고급화에 주력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 봉착하였다.이러한 시점에서 산업 디자인전은 체질 개선과 참여 패턴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것만 해도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급격히 변해 가는 세계 조류와 수출 경쟁이 격심한 현실에서는 지지부진한 느낌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항상 비난과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미술이냐 디자인이냐의 명확한 태도가 바람직할 것이며, 목적 의식 없는 행위로 인하여 도리어 진지한 미술가나 디자이너를 축출 내지 현혹시키는 오도를 범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하루 빨리 배격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오늘날의 에너지 절약에서 소비품 절약에 이르는 과정은 우리들의 문제일 뿐 아니라 전세계의 공통된 문제로 대두되어 경제 • 사회 • 문화면에서 일대 전환기에 접어 들어가고 있는 것을 시점으로 모든 문제와 직결되는 디자인이 너무 광범위하고 무한정하기 때문에 절실한 줄 모르며 위급한 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 산업 디자인의 긴요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날을 모두가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출품 현황
금년도 출품의 특이한 현상은 출품자 구분을 일반(산업계)과 학생으로 나누어 볼 때, 일반 출품 작가들이 근 2, 3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년에는 일반 : 학생의 대비가 3 : 7 정도였던 것이 금년에는 제1부 시각 디자인부만이 4:6이며, 제 2, 3부 모두 일반 산업계에서 많은 참여를 보여 5:5의 비율로 출품되고 있어 시대적 요구와 조류에 수응하는 현상이라고 사계 인사들은 매우 만족스러워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제13회 산업 디자인전보다 제1부 시각 디자인부에서는 출품수가 약간 줄었다하더라도 제3부 제품 디자인부는 시간과 경비가 과다하게 소요되는 부문이면서도 출품수가 급증하였다는 것은 본궤도에 오르는 것과 균형이 맞는 좋은 현상이라 볼 수 있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1부는 대부분 포스터이지만 예년에 비해 패키지와 CIP 출품이 두드러져 시각디자인의 범위가 확대된 듯한 느낌을 주었고, 수준이 향상되어 입선작도 대폭 늘리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심사위원회에서는 모두 40여 점을 입선작으로 증가시킴으로써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제2부 공예 디자인부는 매년 문제가 되어오던 일품 공예(逸品工藝)로 여러가지 검토가 있어 국전(國展) 출품의 성질의 것, 다시 말해서 산업에 기조를 둔 공예품이 아닌 것은 모두 탈락시키기로 합의를 보아 산업 디자인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것만을 선발하는데 주력하였지만, 출품 작가의 대부분이 아직도 국전 공예부와 산업 디자인전의 공예부를 혼돈하고 있는 사례가 너무 많아 출품자들의 반성올 촉구하고 있다.
제3부 제품 디자인부에서는 당초 전람회 규정이나 관습적인 말로 공업 디자인이라 통칭하였지만 인더 스트리얼 디자인은 곧 산업 디자인이라는 선진 외국의 개념과 이러한 오류를 범하였던 일본도 공업 디자인이라 부르지 않고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라는 원어 그대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을 비롯해 시각 • 공예 모두가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범주 속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제3부는 마땅히 프로젝트 디자인(제품 디자인)이 옳은 것이라 풀이되어 규정의 개정과 호칭의 변경이 불가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은 반드시 산업 디자인으로 직역하고 공업 디자인이란 말은 협의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제품 디자인이어야한다는 해석에 따라 디자인 용어의 획일적인 사용으로 개념 정립을 해야할시기인 것을 당센터에서는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제품 디자인부에서는 매년 출품수가 증가일로에 있지만 금년에는 급증함과 아울러 창안과 제작면에서 연구열과 성의있는 작품의 대량 출품으로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영예의 대통령상에는 제3부의 다기능 전자 제품인 '확성 기기'(삼성전자(주) 디자인실 : 정국현)가 뽑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여 주었다.
이와 같이 풍성한 출품작을 엄격히 선발하는 데 신중을 다하는 심사 과정을 엿볼 수 있었으며, 성의와 노력이 맺힌 작품들이 낙선된 것은 주로 산업 디자인전의 성격에 부적합한 것이 많았다는 것을 밝혀 두고 싶다.
심사 결과 및 전시
사계의 권위자로 구성된 심사 위원들은 입•낙선은 물론 입상 후보에 이르기까지 잡음이 많은 심사 방법과 요강을 엄밀히 검토•확정하고, 무기명 투표로써 공명 정대한 결과를 갖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한 점 한 점 집계가 발표될 때마다 심사 위원들의 박수 갈채가 쏟아져 나와 동의하는 뜻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작년도에는 지방 4도시에서 순회 전시한 바 있으나, 장기 간의 전시로 운반 • 반출 • 보존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뒤따르기 때문에 금년부터는 3개 도시에서만 순회 전시키로 확정한 바 있는데, 제14회 산업 디자인전 지방 전시 일정은 다음과 같다.(생략)
작년에 처음으로 초대 작가제를 신설하고 19명의 초대 작가를 위촉한 바 있으나, 금년에 해당 초대 작가 3명을 위촉하여 모두 22명이 되었으며, 추천 작가도 새롭게 10명이 위촉된 바 있으나 규정에 의하여 연 3회 이상 출품하지 않은 추천 작가 7명이 해촉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아울러 매년 느끼는 점이지만, 지방에서도 산업디자인 전람회에 대거 참여하여 지방 디자인계의 활동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광장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다.
수상작 및 수상자
훈격 / 성명 / 작품명 / 부문별
대통령상 / 정국현 / 확성기기 / 제품디자인
국무총리상 / 장미연 / 부채 / 공예디자인
부총리겸경제기획원장관상 / 조종현 / 수줄용 크리스탈 제품 포장계획 / 시각디자인
상공부장관상 / 김판수 / 실내를 중심으로 한 어린이 놀이기구 / 제품디자인
한국디자인포장센터이사장상 / 이재원 / 어린이를 위한 전기공구 디자인 / 제품디자인
대한상공회의소회장상 / 이정호 / 음향기기선전포스터 / 시각디자인
한국무역협회회장상 / 우성희 / 비절금속내장재 / 공예디자인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상 / 이봉섭 / 광고포스터 / 시각디자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상 / 천복희 / 합 / 공예디자인
대회장상 / 정대유 / 화병(1,2.3) / 추천작가
* 내용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