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정부, '클린 에너지' 대신 '국가에너지보장정책'으로 변경 -
- 현지 배터리 스토리지시장 붐 전망, 우리 기업에 기회 -
□ 호주 신재생 에너지 정책 변경 이유
ㅇ 호주 정부는 지난 2017년 10월 신재생 에너지를 강화하려는 '클린 에너지 타깃(Clean Energy Target)' 대신 국가의 안정적인 전력 보장을 위해 '국가에너지보장(National Energy Gurantee)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발표
-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변경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는 태양광, 풍력을 포함한 신재생 에너지 의존도가 47%로 가장 높은 남호주주에서 2016년 9월 태풍에 의해 170만 가구가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임. 또한 2017년 2월에는 폭염으로 인해 대규모 정전이 일어나는 등 불안정한 에너지 공급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됨.
-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전기세가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신재생 에너지 발전 증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분석됨.
2007~2017년 호주 전기세 상승률표
(단위: 2007년 3월=100 기준)
자료원: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
□ '국가에너지보장정책'이란
ㅇ 새로운 '국가에너지정책'에서 호주 정부가 확실히 해결하고자 하는 2가지는 호주 가정과 산업에 안정적인 전기 공급과 더불어 탄소배출량을 감소 시키는 것임.
- 2019년 말까지 조정기간을 거쳐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시행될 예정
ㅇ 호주 환경에너지부에서 발표한 '국가에너지보장정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음.
- 확실한 전력 보장: 항시 사용가능한 화력, 가스 발전을 포함한 수력, 에너지 배터리 등으로부터 대규모 전력을 일정 기준 확보
- 탄소배출량 감소 보장: 탄소배출량이 파리 기후 협약과 같은 국제 기준에 부합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를 정할 예정
- 합리적인 가격 보장: 호주 전력시장의 투자를 증가시키고 경쟁을 이끌어 빠를 경우 정책이 시행되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가정의 전기세 부담을 연간 100~115호주 달러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
ㅇ 일부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주던 보조금과 혜택은 모두 폐지하고, 전력 발전소와 전기 회사 등에서 필요한 기술을 자발적으로 개발 시키는 데 중점을 두도록 정부는 중립적인 위치를 유지
- 전기 회사와 전기 사용량이 높은 대기업에서는 정부의 새로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석탄, 가스 발전소를 비롯해 풍력, 태양광, 수력, 배터리 등과 같은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
-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전기 회사(electricity retailer)에서는 충분한 전력 확보(dispatchable)와 탄소발생량(emissions) 기준에 부합(Meet guarantee)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여러 발전소 및 공급원과 계약을 맺을 수 있음.
전기 회사의 전력 공급원 선택 옵션
자료원: 호주 환경에너지부
□ 새로운 에너지 정책에 대한 현지 반응
ㅇ 호주 연방정부는 다음 미팅이 열리는 2018년 4월까지 정책의 상세조항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주정부, 산업, 비즈니스, 환경 단체, 소비자 단체 등에서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음.
ㅇ 찬성
- 호주 최대 철강제조사 BlueScope Steel CEO 폴 오말리는 그동안 합리적인 가격에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보안장치가 필요했는데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이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게 됐다며 적극 지지
- 소비자단체 Energy Consumers Australia에서는 말콤 텀불 호주 총리가 전기 회사들이 고객들을 대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가정의 전기세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을 잘 하고 있다며 찬성
ㅇ 반대
- 신재생 에너지 투자그룹 Impact Investment 대표 레인 크록켓은 영국, 독일, 중국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호주 정부는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며 비판
- 빅토리아주 환경단체에서는 화력 발전소가 오래 운영돼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호주가 국제 환경 기준을 따라가기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경고
- 에너지산업 관련 전문단체 Renew Energy에서는 호주 전력 발전 산업의 48%를 점유하고 리테일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3대 에너지 기업인 Origin Energy, AGL, Energy Australia가 시장을 장악해 가격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
□ 해결책으로 떠오른 에너지 스토리지시장
ㅇ 호주 정부는 현재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대량의 전력 공급을 하지 못하고 기상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을 우려해 '국가에너지보장정책'과 더불어 언제든 전력 사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에너지 스토리지 분야에 큰 투자를 하고 있음.
신재생 에너지 비율 및 배터리 설치 증가율
자료원: 호주 클린에너지협회
ㅇ 회계연도 2017/18 기준, 호주 전력의 18% 이상이 신재생 에너지로부터 공급되고 있음. 2020년 목표인 20%를 2018년에 미리 달성할 것으로 전망
- 호주 클린에너지협회(Clean Energy Council)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수력 발전의 경우 주요 지역에 강우량이 증가하면서 42.3%로 신재생 에너지 중 발전량이 가장 높음. 이어 풍력이 30.8%, 소형 가정용 태양광 발전이 16%를 차지함. 또한 전년도에 비해 배터리 설치율이 13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됨.
- 호주에서는 2017년 현재 35개의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체 주택 지붕의 21%에 해당하는 167만 개의 태양광판이 호주 가정에 설치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붕형 솔라 패널 보급률을 보임.
ㅇ 올해 3월 호주 정부는 에너지 스토리지 능력을 증대시키고자 과거 스노위 마운틴 프로젝트(Snowy Mountains Scheme)의 연장선으로 스노위 2.0 계획을 발표하며 양수 발전(pumped hydro) 스토리지 건설 플랜을 본격적으로 시작
- 호주는 1949년부터 1974년까지 25년에 걸쳐 800만 호주 달러를 투자해 완성한 스노위 마운틴 프로젝트를 통해 총 16개의 댐과 7개의 발전소, 펌핑 스테이션, 225km의 터널과 파이프라인, 송수로를 건설함.
- 호주 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교수 앤드류 브래커의 리서치에 따르면 호주에 적어도 2만2000개의 양수 발전이 가능한 장소가 있으며, 이 중 몇 군데에 에너지 저장소가 더 건설된다면 20년 후 호주는 100% 신재생 에너지 발전 국가로 태어날 수 있다고 전망함.
- 양수 발전은 호주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성숙단계에 이른 에너지 스토리지 방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퀸즐랜드, 남호주, 타즈매니아주를 포함 양수 발전 스토리지 프로젝트가 계획 단계에 있음.
스노위 마운틴Tumut 3 발전소
자료원: 호주 신재생에너지청
주요 스노위 2.0 프로젝트
프로젝트명 | 특이사항 | 최대 저장량(MW) |
Kidston project Queensland | 광산 지역을 다시 개발해 대형 태양광 발전소와 양수 발전소를 같이 건설할 계획 | 2,000 |
Cultana project South Australia | 바닷물을 이용한 호주 최초의 양수 발전 시설을 세우기 위해 연구 중 | 1,770 |
Hydro storage scheme Tasmania | 현재 대형 4건, 소형 9건 프로젝트 진행관련 검토 중 | 2,500 |
자료원: 호주 환경에너지부
ㅇ 호주 정부는 2억2200만 호주 달러 이상을 에너지 스토리지 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를 미래 에너지를 책임질 테크놀로지 솔루션으로 확신
- 특히 신재생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남호주주 지역의 요크 페닌슐라에 30MW 배터리 저장소가 2018년 5월 완공 예정임.
- 글로벌 기업 테슬라의 세계에서 가장 크고 파워풀한 리튬 이온 배터리가 남호주주 제임스타운에서 12월 1일부터 가동돼 100MW 배터리를 통해 약 1시간 동안 3만 가구에 공급 가능한 전력을 저장할 수 있음.
- 호주 시민 대다수가 남호주주에 설치된 테슬라 배터리와 같은 큰 규모의 배터리를 10년 후 호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만큼 에너지 스토리지 산업이 떠오르고 있음.
□ 미래의 에너지 스토리지로 주목받는 배터리
ㅇ 호주 가정에서도 확실한 전력확보와 전기세 절약을 위한 해결책으로 태양광 패널과 더불어 솔라 배터리 설치 증가
- 호주 기후 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미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가정의 약 70%가 배터리 구매를 고려하고 있으며 가장 큰 이유는 전기세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답변함.
- 2016년 호주 가정에 약 7000개의 솔라 에너지 저장용 배터리가 설치됐으며 올해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예상됨.
ㅇ 현지 시장에 20개의 제조사에서 만든 90여 개의 배터리 제품이 판매 중이며, 미국 Tesla, 한국 LG Chem, 독일 Sonnen, 호주 RedFlow 등이 대표적임.
- 태양광 패널이 이미 설치된 가정에서 배터리를 구매할 경우 소매가가 8000호주 달러에서 1만2000호주 달러 정도로 호주 소비자들은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을 기다리고 있음.
- 에너지 산업 전문가들은 2년 안에 배터리 가격이 30% 정도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나 남호주주, 퀸즐랜드주와 같이 태양 에너지 확보가 수월하지만 전기세가 높은 지역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배터리를 설치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조언함.
- 최근 출시된 모델의 경우 모던한 디자인으로 실내에도 많이 설치되며 앱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관리가 가능함.
가정용 솔라 배터리 시스템
자료원: Sonnen Australia
호주에 진출한 주요 배터리 시스템 제조사
기업명 | 제품 이미지 | 상세정보 |
Tesla | Powerwall | -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미국 기업으로 2016년 가정/사업장용 배터리 시스템 Powerwall을 출시한 후 최근 업그레이드 버전인 Powerwall 2를 호주 시장에서 판매 - 13.5kwh까지 사용가능한 에너지를 저장해 이전 모델에 비해 2배 용량 증가 - 실내외 설치 가능하며 추가 보수가 필요하지 않고 10년 워런티 제공 - 가격: 1만2749호주 달러부터(호주 유통사 Origin Energy 참고) - 홈페이지: www.tesla.com/en_AU/ |
LG Chem | RESU | - 한국 LG Chem에서도 2015년 호주 배터리시장에 첫 진출한 후, 2016년 10월 새로운 에너지 스토리지 배터리 제품을 출시하며 테슬라와 경쟁 - 48볼트 3가지 모델과 400볼트 2가지 모델을 판매 중이며 2.6~9.3kwh까지 사용가능한 에너지를 저장 - 콤팩트한 사이즈로 실내외에 설치할 수 있으며 UL, CE, RCM 등 국제 인증 보유 - 가격: 3420~8120호주 달러(호주 유통사Battery Energy Storage Systems 참고) - 홈페이지: www.lgenergy.com.a |
Sonnen | sonnenFlat | - 유럽에서 가장 큰 배터리 제조사로 독일에 본사를 둔 Sonnen은 2016년 호주 시장에 진출 - 호주 시장에서 공급 중인 sonnenFlat은 3가지 패키지 제품이 있으며 전기 리테일러를 통하지 않고 사용자가 독립적으로 관리 가능 - 8, 10, 12kwh 배터리를 각각 매달 30, 40, 50호주 달러의 이용료를 지불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12개월 후 초과된 전기세는 추후 청구 - 가격: 약 1만1587호주 달러(호주 유통사 Natural Solar 참고) - 홈페이지: sonnen.com.au |
자료원: 각 기업 및 유통사 홈페이지
□ 전망 및 시사점
ㅇ 호주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정책 대신 전력 공급 안정과 탄소발생 및 전기세를 낮추는 새로운 '국가에너지보장정책'을 발표하면서 현지 에너지시장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ㅇ 현지 산업 전문가들이 호주의 에너지 스토리지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국내 관련 업체에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됨.
- 특히 안정적 전력 공급, 친환경, 낮은 비용까지 세 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수력과 태양 발전이 각각 국가적, 가정·기업 차원에서 미래 에너지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음.
-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붕형 솔라 패널 보급률을 가지고 있으며 솔라 배터리 설치를 고려하는 잠재 소비자들이 많아 향후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됨.
- 실제로 호주의 대표적인 솔라 패널과 배터리 설치 전문업체 N사의 대표는 2017년 상반기에만 2016년 전체 판매 실적보다 5배나 높은 구입 요청이 있었다며 전기세 절약을 위해 가정에서의 구매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언급함.
ㅇ 호주의 에너지시장 진출에 관심있는 국내 업체에서는 호주 에너지 전시회에 참가해 현지 정책과 시장 현황에 대해 파악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사전조사가 필수적임.
- 호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클린 에너지 전시회 및 콘퍼런스인 All Energy 2017에 참가한 한국 에너지 스토리지 제조사 P사의 대표는 호주뿐만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 온 여러 바이어들을 만나 폭넓은 인맥을 쌓고 호주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에 대해 파악하는 기회가 됐다며 큰 만족감을 보임.
- 한국 업체 부스에 방문한 호주 솔라 시스템 유통업체 S사 담당자에 따르면 현지 시장에 중국산이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안전성 문제로 미국, 유럽 브랜드의 인기가 상승 중이며 LG Chem 의 인지도도 매우 높다고 전함.
- 참고로 호주에서 공급되는 전기제품의 경우 안전규정에 따라 국가 인증인 RCM을 취득해야 하며 현지에 진출한 해외 경쟁업체에서 배터리의 워런티 10년을 보장하고 있어 확실한 안전 테스트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중요함.
- All Energy 2018은 2018년 10월 3~4일 멜버른 컨벤션 전시회장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홈페이지에서 행사 정보와 전시 참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음(www.all-energy.com.au).
자료원: 호주 환경에너지부, 호주 클린에너지협회, 호주 통계청,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 보고서, 호주 신재생 에너지청, ABC뉴스, Renew Economy, KOTRA 멜버른 무역관 인터뷰 및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