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여름까지 무역절차의 디지털화에 관한 중점 과제를 명시하는 정부 기본계획(공정표)을 수립한다. 아울러 기업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수출입 및 결제 관련 정보를 데이터화하는 서비스를 활용하는 기업 대상으로 통관 절차에서 우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제무역은 디지털화가 늦은 업계 중 하나이다. 화주와 거래 상대뿐만 아니라 창고 담당자, 운송업자, 통관업자 등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관여해 구조가 복잡하며 정보 교류가 어렵다. 또한 업계 관습적으로 실물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기에 무역업무는 원산지 증명서나 결제 정보 등 수십 개의 서류를 만들어 종이나 메일로 교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회사마다 양식이 달라 절차가 번거로우며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무역업무 솔루션 기업 STANDAGE가 대기업 무역업무 담당자 1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역업무의 실무적인 과제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해 ‘원본이 중요한 서류가 많기에 페이퍼리스가 진행되지 않아 업무 효율이 나쁘다’가 37.6%로 1위를 차지했다. ‘물류 회사와의 업무가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무역업무를 하며 느끼는 향후 과제에 대한 응답>
(단위: %)
주: 복수 응답
[자료: STANDAGE]
이러한 무역업계 비효율화 해결을 위한 로드맵이 될 공정표에는 향후 5년간 정부 각 부처가 임해야 할 과제와 정책이 담긴다. 현재는 종이 작성이 필요한 운송물 책임 및 인도 여부를 증명하는 선하증권(B/L)에 대해 앞으로 디지털화 증권을 인정하기 위한 법 개정도 공정표에 포함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2023년 5월 상사나 선박운항회사, 금융기관 등 무역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화에 드는 비용을 최대 5천만 엔 보조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기업의 무역절차 디지털화를 뒷받침함으로써 경비 삭감과 공급망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일·ASEAN, 아세안 무역 디지털화를 위한 협력 강화
2023년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29회 ASEAN 경제장관회의(AEM-METI)에서 공정표 책정 방침을 포함한 ‘일·ASEAN 경제 공동 창조 비전’을 공표하고 대응 시책인 ‘미래 디자인&액션 플랜’에 합의했다. 물류(物流)·상류(商流)·금류(金流) 전체 무역 수속의 디지털화 추진으로 회복력 있고 효율 높은 공급망을 구축해 양측간 제도적 연결성을 강화할 것을 ‘경제 공동 창조 비전’에서 언급했다. 공정표에서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각국의 기업 간 데이터 연계 진행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한 기업이 부재한 국가에서는 일본 기업이 운영하는 서비스를 활용하거나 일본 정부가 각국에서 세관 등에 관한 제도 정비를 지원하는 것도 상정해 아세안 무역 수속의 간소화를 실행한다.
<일·ASEAN 경제 공동 창조 비전 실현을 위한 4가지 방침>
연번 | 방침 | 세부 계획 |
1 | 사이버 물리적 연결성 강화 | - 디지털 기술을 통한 공급망 업그레이드 - 아세안 무역 디지털화 - 사이버 보안을 위한 역량 강화 |
2 | 활력있는 인적자본 창출 | - Young/Z세대 리더 서밋 등 아세안 및 일본의 젊은 경제인 네트워크 구축 - 산학협력 프로그램 등을 통한 인적자원개발 |
3 | 오픈 이노베이션 촉진 | - 기업의 공동 창조 촉진(아시아 DX 프로그램, 패스트트랙 피치 등) - 일본 진출 해외기업 지원 |
4 | 지속가능성 실현 | - 아시아 제로 에미션 공동체(AZEC)로 탈탄소화 촉진 - 아시아 에너지 트랜지션 이니셔티브(AETI)로 에너지 전환 촉진 - 아세안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협력 |
[자료: 경제산업성, 닛케이]
일례로 무역정보 플랫폼을 운영하는 일본기업 트레이드왈츠(TradeWaltz)는 태국 및 싱가포르 무역관리 시스템과의 데이터 연계에 성공한 바 있다. 트레이드왈츠는 무역업무에서 사용하는 문서를 블록체인 기술로 안전하게 전자화하여 공유 및 축적하는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선하증권, 신용장, 송장, 보험증권 등 주요 문서를 전자화함으로써 프로세스 간소화와 서류 분실 등 리스크 저감을 지원한다. 현재 트레이드왈츠는 ASEAN 회원국의 절반인 5개국*의 무역 플랫폼 사업자와 시스템 간 연계 및 협업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일·ASEAN 무역 디지털화에 앞장서고 있다.
주*: 브루나이,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TradeWaltz 서비스 흐름>
[자료: TradeWaltz]
시사점
일본 정부는 2024 회계연도 예산안 중 무역 업무의 효율화에 공헌하는 무역 플랫폼의 이용 확대를 촉진하기 위한 ‘무역 플랫폼을 활용한 무역절차 디지털화 추진 사업’에 5.9억 엔을 신규로 편성하는 등 무역업무의 DX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아세안 경제 산업 협력위원회(AMEICC)가 추정한 양측이 무역 디지털화로 얻게 될 사회 편익은 연간 166억 달러로, 무역DX 추진에 따른 경제 효과는 가시적이다. 디지털화 기업 대상 통관 우대 방침을 밝히는 등 앞으로도 일본 정부의 지원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되는바 일본 기업과 거래 중인 우리 기업은 향후 관련 통상정책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료: 닛케이, 경제산업성, JETRO, STANDAGE, TradeWaltz, KOTRA 오사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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