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인공적이고 터무니없지만 진짜 같아야 한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사라 그린우드와 세트 데코레이터 케이티 스펜서가 영화 '바비' 세트장에 물이 없는 수영장, 2D 음식이 담긴 냉장고, 손으로 직접 그린 석양 등이 등장한다고 밝혔다.

조 라이트 감독의 2012년 영화 안나 카레니나를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에서 함께 작업한 오랜 협력자인 그린우드와 스펜서는 '진정한 인공성'을 보여주기 위해 세트를 만들었다.

바비랜드에 있는 외벽 없는 밝은 분홍색 집들

개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이 영화는 마고 로비가 바비 역을, 라이언 고슬링이 남자친구 켄 역을 맡았으며, 1959년 마텔이 디자인한 상징적인 장난감 인형을 실사화한 작품으로, 그린우드와 스펜서는 영국 왓퍼드에 위치한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에서 스토리의 핵심 역할을 하는 바비랜드 세트를 제작했다.

화면의 로비 캐릭터는 1960년대 오리지널 바비 드림하우스와 1946년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에 지어진 건축가 리처드 뉴트라의 모더니스트 카우프만 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외벽이 없는 분홍색 집에서 생활한다.

물이 들어있지 않은 바비의 수영장

'단순해 보이는 것이 단순하지 않다.'

이 집의 디자인 디테일 중에는 지붕에서 물이 없는 평평한 파란색 수영장으로 이어지는 나선형 미끄럼틀이 눈에 띄는데, 마치 장난감 수영장과 비슷하다.

바비랜드의 모든 것들은 인간 배우에 비해 23% 더 작게 만들어졌는데, 이는 실제로 바비 인형을 위한 집임에도 항상 자신의 집보다 훨씬 큰 모습을 모방하기 위함이다.

또한 바비의 연분홍색 주방 냉장고에 쌓인 납작한 음식 용기를 장난스럽게 묘사한 장식 스티커와 대형 헤어 브러시 및 칫솔과 같은 3D 생활용품들을 볼 수 있다.

수작업으로 칠해진 세트장의 하늘

그린우드와 스펜서는 바비랜드가 "공기, 물, 전기가 없는 세상"이라는 사실을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만들었다.

헤어 브러시를 포함한 대형 물건으로 장난기 넘치는 느낌 연출

바비의 집에는 폴리스티렌 등의 재료로 만든 옅은 분홍색 거품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와이어에 매달아 만든 거품이 일렁이는 욕조가 특징이고, 손으로 직접 그린 하늘, 산, 야자수가 세트의 배경이 되었으며, 뒤로 갈수록 2차원적으로 변하는데, 일종의 인위적인 고증이라고 볼 수 있다.

각 장면을 비추는 드라마틱한 조명

스펜서는 그레타 거윅 감독과 배우들이 세트장에 등장할 때 장난감 세계에 있는 것 같고 실제로 상자 안에 있는 것 같아서 눈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녀는 바비랜드를 비추는 데 사용된 밝은 조명을 언급하며 마치 색채 목욕을 하는 것 같았다고 언급했다.

그린우드와 스펜서는 어린시절 바비 인형을 직접 소유한 적이 없었기에, 세트를 제작하기 전에 다른 캐릭터들의 집과 비슷한 드림하우스를 구입해 살펴보았다. 각 집의 블록형 기하학적 가구를 제작할 때 두 사람은 버너 팬톤과 같은 20세기 디자이너의 '고전적이고, 20세기 중반의, 강렬한 형태'에 영감을 받았다.

"고전적인 모양을 보면 실루엣에 적합하다. 따라서 집을 들여다봤을 때 벽이 없고 그 너머로 풍경이 펼쳐져 있을 때 확실한 모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테이블'이라고 하면, 그를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모양이 필요하다"고 스펜서는 설명한다.

캐릭터의 옷장은 주변 환경과 어울리도록 디자인되었다.

"모든 것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모든 것이 두 배로 고려되었다."

바비의 옷장은 꼼꼼하게 정리된 옷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이는 상점에서 판매되는 장난감 포장을 연상시키는 재미있는 요소였다.

그린우드와 스펜서는 영화의 미학을 통일시키기 위해 더 많은 바비 제작진과 긴밀히 협력했다. 이는 캐릭터의 생동감 넘치는 의상을 제작한 의상 디자이너 재클린 듀란과 바비의 다양한 뷰티룩을 담당한 헤어 및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바나 프리모락까지 포함된다.

영화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분홍색

영화에서 성 역동성을 고려할 때, 이 듀오는 1962년 바비 드림하우스 출시의 의의를 인정했다. 그 당시 영국과 미국에서 여성의 재정적 권리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바비는 영국이나 미국의 어떤 여성보다 더 많은 권리를 가졌다. 자기 집을 소유할 수 있었고, 자기 차를 가질 수 있었으며, 남자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없었다. 나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내가 알던 바비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어려운 여정을 겪은 바비인형뿐이었다. "라고 스펜서는 말한다.

왓포드의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바비

"영화의 교훈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린우드는 "이 영화를 통해 이루어질 수도 있는 다른 변화는 바비를 좋아하거나 분홍색을 좋아하는것이 더욱 받아들여질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오랜시간동안 이런 것들을 피해왔다. 특히 우리 세대는 그 당시 바비를 매우 경멸했으니까 말이다. 이 영화가 멋진 이유는 영화에 불쾌한 내용이 없다. 영화에는 좋은 점이 많고, 설교나 그 어떤 것도 없고, 영화에 악당이 없다."

"그리고 타인의 판단에 얽매이지 마라. 바비를 좋아한다면 좋고, 바비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그것도 좋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렌탈 웹사이트 에어비앤비는 야외 디스코장과 인피니티 풀을 갖춘 실물 크기의 말리부 드림하우스를 캘리포니아에 공개했으며, 최신 룩북에서는 바비 코어 스타일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적용된 8개의 집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