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디자이너 안토이너 페테르스(Antoine Peters)가 보는 각도에 따라 변하거나 움직이는 듯이 보이도록 직물을 짜는 기법을 개발했다.
그는 렌티큘러 위브(Lenticular Weave)에서 두 가지 디자인을 동시에 구현하는 직조 방식을 선보였다. 보이는 이미지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렌티큘러 인쇄 방식과 똑같이, 이 기법을 이용해 재미난 병치 현상이나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직물 위에 표현할 수 있다.
그 가능성 중 일부를 보여주기 위해 페테르스는 눈을 깜빡이거나 화살표 방향이 바뀌는 등 다양한 이미지 전환 효과가 들어간 직물소재의 대형 벽걸개를 만들었다.
이 작품은 최근 에인트호번에서 열린 더치 디자인 위크(Dutch Design Week)에서 전시되었다.
“13년쯤 전에, 마법과 같은 렌틸큘러 인쇄물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페테르스는 설명했다. “그 결과 만들어지는 움직임과 대비, 놀라움과 지연의 역학을 좋아한다.”
“이러한 동적 요소들이 보는 사람이나 사용자, 착용자와 직접 연결되는 모습을 상상했고, 그 이후로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직물에 그 효과를 옮기는 작업을 계속 꿈꿔왔다.”
렌티큘러 이미지는 둘 이상의 이미지들을 세로 조각으로 나눈 뒤 이를 다시 모은다.
여러 개의 원통형 렌즈들을 이어서 3차원 표면을 만든 렌티큘러 렌즈를 통해 이미지를 보게 되면, 그 구조 상 각도에 따라 한번에 하나의 이미지만 보이게 된다.
바로 이 원리를 직물에서 구현하기 위해 페테르스는 제조업체인 EE 익스클루시브스(EE Exclusives)와 함께 렌티큘러 렌즈와 동일한 구조를 가진 3D 직조법을 개발했다.
자카드 전문업체인 EE 익스클루시브스의 도움으로 페테르스는 인쇄가 아닌 직조기법을 통해 이미지를 분할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직조기의 기술적 한계를 넓혀가며 시행착오를 반복하는데 18개월이 걸렸다.
“이는 삽화와 레이어링, 실의 자리배치 등과 함께, 기계의 조건과 실의 배합을 조정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페테르스는 디자인에 유희적 요소를 집어넣는 걸 좋아한다. 2012년, 디진에 그가 처음 소개된 것도 포르노그래피나 선정적인 사진 등 자극적인 내용으로 연결되는 QR 코드로 호텔 방을 도배한 작업을 통해서였다.
그가 처음으로 렌티큘러 디자인의 가능성에 파고들기 시작한 2013년에는 렌티큘러 드레스를 제작하기도 했다.
당시의 드레스 제작기법은 매우 단순했지만, 이를 계기로 그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제품, 패션 등에 렌티큘러 이미지를 응용해보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렌티큘러 직조법은 두껍고 튼튼한 직물에 적용되기 때문에 앞으로 디자이너와 제조업체, 유통업체 등을 상대로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
올해 더치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작품은 색상과 패턴, 이미지와 텍스트 등을 통틀어 렌티큘러 직조법의 모든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작품에서 큐비즘 초상화 얼굴을 표현한 것은 시점을 다루는 미술사조인 큐비즘과 결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페테르스는 이 작품을 출발점 삼아 앞으로 더욱 활발한 작품활동과 협업을 통해 렌티큘러 위브가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길 기대한다.
원문 기사: Antoine Peters creates optical illusions with Lenticular Weave textiles (dez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