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건축가 파비앙 로이(Faien Roy)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있는 병원을 위해 정전 중에도 기능이 유지되는 인큐베이터 ‘로부스트 네스트(Robust Nest)’를 디자인했다. 이 제품은 밀라노디자인위크(Milan design week)에서 전시되었다.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미숙아의 수는 연간 110만 명에 이르는데, 로이는 작은  크기의 이 인큐베이터로 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 인큐베이터는 케냐처럼 정전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에서 사용하기가 부적합하다고 로이는 말한다.  

“정전 시 난방기능이 작동되지 않고, 흙길을 통해 무겁고 큰 기기를 운반하는 일이 수월치 않으며 높은 습도와 먼지, 고온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로이는 그 이유를 밝혔다.

“정전 때문에 많은 신생아들이 죽습니다. 엄청나게 슬픈 일입니다. 이 인큐베이터는 전기가 완전히 나갔을 때에도 아기들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로부스트 네스트는 로이가 로잔예술대학교( École cantonale d'art de Lausanne: ECAL) 재학 시절에 개발한 그의 졸업작품이다. 이 인큐베이터에 내장된 열전지는 로잔 연방공과대학의 필수기술센터(Essential Tech Center of the É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가 개발한 것으로, 최대 4시간까지 아기들의 체온을 유지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정전에서 아기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원리는 이렇다. 병원에서 전원에 연결되어 있을 때에, 내장된 배터리 안에 있는 파라핀왁스 파우치에 열이 가해지면서 왁스가 액화된다. 정전이 발생하면 파라핀이 굳어지면서 에너지를 방출하고, 이 열이 아기들의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인큐베이터에 사용된 열전지는 가열과 냉각의 주기를 백만 번 반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이는 의료진들이 제품을 쉽게 옮길 수 있도록 손잡이를 추가했다. 

이 의료기기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기 위해 그는 기존의 인큐베이터보다 작게 만들었다. 이는 병원의 의료 관행이 지역 별로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지역에서는 엄마들이 살을 맞대어 미숙아들의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관례다. 저체온증을 피하는데 효과적인 자연스런 방법이다.

“케냐와 사하라사막 이남 국가들에서 시행되는 의학적 프로토콜을 참고해 제품의 크기를 정했다”고 로이는 설명했다.

“케냐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일찍 아기들을 인큐베이터에서 꺼냅니다. 아기들이 인큐베이터에서 나올 때 키가 40cm를 넘지 않습니다.”

돔의 뚜껑은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이다.

설치와 변경이 훨씬 쉽다는 점도 작아진 크기에 따른 또 하나의 이점이다. 특히 공간이 부족한 병원에서 유용하다.

“병원과 진료소에는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로부스트 네스트의 폴리카보네이트 돔은 쌓아 올릴 수 있어 공간이 절약된다”고 로이는 말했다.

“배송비 또한 절약됩니다. 해당 국가에 도착하면 그 지역의 물류시스템을 이용합니다. 한 사람이 들기에 충분하니까요.”

정전사태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함께, 병원과 진료소 간 아기를 이송할 때 발생하는 사망사고 또한 로부스트 네스트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는 예상한다.

가장자리를 두르고 있는 금속 손잡이는 의료진이 기기를 옮길 때 잡을 수 있는 손잡이 역할과 함께 이송 차량 안에서 “범퍼” 기능을 한다.

“한 병원에서 고정되어 사용되는 것 뿐 아니라 제품의 전체 사용주기까지 고려했습니다. 필요 시 진료소에서 상급 병원으로 아기들을 이송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인큐베이터를 자동차에 실을 때, 좌석벨트를 부착해 일종의 완충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병원의 안과 밖 모두에서 사망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이 “전문가들에게 특히나 중요하다”고 로이는 생각한다.

미니멀한 회색과 흰색으로 전체를 통일한 가운데, 잠금장치 등의 민감한 부분은 밝은 오렌지 색으로 강조했다.

“미니멀스트 디자인계에서 다소 관습적인 것을 디자인하기로 했습니다. 인터페이스에서는 언어에 의존하는 텍스트 사용을 피했습니다. 의료진의 일부는 읽지 못합니다. 그래서 문자대신 픽토그램을 선택했습니다.”

로부스트 네스트는 11월 초에 케냐에서 시범 사용을 거쳐, 2022년에는 의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제임스다이슨상(James Dyson Award) 스위스 국가대회에서 우승했고, 국제대회 경쟁을 앞두고 있다. 국제대회 후보작 명단은 오는 10월 13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원문 기사: Robust Nest is a portable incubator that protects babies from hypothermia (dez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