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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서 자라난 듯, 로 엣지의 의자 인스톨레이션

 

그리드로 채워진 바닥에서 목제 벤치와 스툴이 “솟아난 듯” 자리하였다. 영국 채츠워스 하우스(Chatsworth House)의 19세기 조각 전시실에 설치된 로 엣지(Raw Edges)의 인스톨레이션이다. 개별 가구를 디자인하는 대신에, 로 엣지의 야엘 메르(Yael Mer)와 샤이 알칼라이(Chay Alkalay)는 전시실 공간 전체를 인스톨레이션을 통해 변형시키기로 했다.

 

 

 

채츠워스 하우스는 디자이너들을 초빙, 일련의 좌석용 가구를 설치하는 ‘채츠워스에서 편안히’(Make Your Comfortable at Chatsworth) 전시를 기획하였다. 이에 로 엣지는 300m2의 전시실 공간 바닥을 목재로 새로이 덮었다. 염료에 적신 목재를 이용하여 설치된 바닥에, 중간중간 벤치와 스툴이 솟아나 있다.

 

 

“가구는 보통 이동식이어서 움직일 수 있다.” 샤이 알칼라이의 설명이다. “보통 의자에는 뾰족하게 다리가 있는데, 가구를 바닥에 고정해 둘 일이 별로 없다. 우리는 실제 바닥에서 자라나 나무 등걸 같은 모습을 지닌 가구이라는 상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하였다.”

 

Photograph by Olivia Mull/Dezeen

 

“채츠워스 하우스는 놀라운 곳으로, 특히 그 광대한 야외 풍경이 그렇다.” 알칼라이의 설명이다. “그래서 전시실을 거의 프랑스식 정원처럼 만들어보자는 논의도 있었다. 미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조각품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스케치도 약간 했는데, 그리 잘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인스톨레이션에도 정원의 무엇이라 할 만한 것이 남아 있어서, 정원로 같다고도 할 수 있다.”

 


Photograph by Olivia Mull/Dezeen

 

이번 설치 작업에서 로 엣지는 자신들이 개발한 ‘엔드그레인’(Endgrain) 기법을 활용하였다. 통나무의 단면을 통해 나무 결 속으로 염료를 바로 전달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렇게 염색된 나무 블록을 결이 수직으로 마주하도록 서로 접착하여 3차원의 패턴을 만든 후, CNC 머신으로 조형하는 방식이다. “처음은 상당히 공예적이고 마지막은 상당히 산업적이라 할 수 있다.”

 


Photograph by Olivia Mull/Dezeen

 

이 기법은 로 엣지가 스텔라 매카트니의 밀라노 부티크 인테리어를 진행하면서 개발되었다. 염색한 통나무를 바닥재로 삼았는데, 보통 이런 경우 사람들의 발걸음에 의해 서서히 닳아 색도 사라지게 된다.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일수록 색을 입힌 바닥은 시간이 지나면 색을 잃게 된다. 스튜디오에서 우리는 ‘염료를 목재에 아예 스며들게 해서, 나무가 닳더라도 색이 남는 방법’을 생각했다.”

 


Photograph by Olivia Mull/Dezeen

 

로 엣지는 이 기법을 바탕으로 젤루통 목재로 ‘엔드그레인’ 가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번 작업에서는 자작나무를 사용하였는데, 자작나무 블록 사이사이로 검은색 합판을 끼워 그리드 패턴이 생겨났다. 한편 재단된 가장자리로 그리드를 통해 블록의 단면들이 드러나는바, 다양한 염색 면을 보여준다.

 


Photograph by Olivia Mull/Dezeen

 

이렇게 색을 입힌 의자들은 바닥을 덮은 합판재 사이사이에 설치되었다. 그리드 패턴을 맞추어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었다. 실제 이번 프로젝트의 디자인에는 2주일이 소요되었지만, 설치에는 그보다 길게 3주가 걸렸을 정도다. “설치 작업은 정말로 복잡했다. 전시된 조각품을 옮길 수 없었기 때문에, 작품들 주변으로 바닥을 깔아야 했고 그러려면 모든 것을 미리 계획해야 했다.”

 

 

한편 이번 인스톨레이션에 주로 사용된 초록색과 붉은색은 전시실 내 대좌의 패널의 색상 배합을 참조한 것이다. “정말 멋진 점은 로 엣지의 아이디어가 전시실 공간에 압도당하지 않으면서 주변과 교감한다는 점이다. 이곳 채츠워스에 이미 있던 디자인 세부들 가운데 그들의 작업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인 전시 큐레이터인 해너 오비(Hannah Obee)의 소감이다.

 


Photograph by Olivia Mull/Dezeen

 

“19세기에 6대 데번셔 공작이 이 전시실을 만들었을 때, 공작은 사실 바닥에 스웨덴산 반암(porphry)을 쓰고 싶어 했다. 하지만 반암은 공작에게조차 너무 비싼 소재였다.” 오비의 설명이다. “이번 작업의 놀라운 점 중 하나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로 엣지는 색을 입힌 바닥재를 전시실에 들여왔는데, 이는 이 전시실을 만든 사람이 원래 바랐던 바였다.”

 

Images courtesy of Chatsworth House Trust, unless otherwise stated.

 

‘엔드그레인’ 기법은 디자인 뮤지엄이 주최하는 2015 올해의 디자인 후보에 올라 있다. 이 기법을 활용한 로 엣지의 설치작업을 포함하여, 이번 ‘채츠워스에서 편안히’에는 마크 뉴슨, 아만다 레베트, 토마스 헤더윅, 모리츠 발더마이어 등 쟁쟁한 디자이너들의 의자들도 저택 곳곳에 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는 10월 23일까지 계속된다. 

 

Originally Published by Dezeen (www.deze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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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톨레이션 #의자 #로 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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