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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수 있는 책

 

미국의 과학자와 디자이너가 힘을 모아 타이포그래피 디자인과 나노 기술을 적용해 특별 제작된 종이 필터를 사용한 마실 수 있는 책을 만들어 냈다. 커뮤니케이션 그룹인 DDB 뉴욕이 자선사업으로 시작한 <물이 생명이다(Water is Life)> 프로젝트에서는 공중위생 매뉴얼이 적힌 책의 낱장을 물을 거르는 필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마실 수 있는 책(Drinkable Book)’을 만들었다.

 

그간 <물이 생명이다> 프로젝트는 깨끗한 물의 공급과 공중위생에 대한 유용한 정보의 제공이라는 두 가지의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마실 수 있는 책’은 이 두 개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줬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의 카네기 멜론 대학교 버지니아 대학교 연구소가 참여했다. 화학자인 테레사 단코비치(Theresa Dankovich) 박사는 이 책의 낱장을 필터처럼 사용할 경우 오염된 식수의 박테리아를 99.9%까지 감소시키도록 만들었고, 뉴욕을 기반으로 한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인 브라이언 가츠사이드(Brian Gartside)는 이 책의 미적인 측면을 맡았다.

 

 

필터 한 장은 60일 동안 안전한 식수를 공급할 수 있고, 책 전체는 4년 간 사용할 수 있다. 책의 낱장은 4.5x4.5인치 크기의 필터로 두 개로 나뉜다. 위 장은 위생학 정보가 영어로 쓰여있고, 아래 장은 필터를 사용할 지역의 현지어로 번역된 내용이 쓰여있다. 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는 안전한 식수 공급에 도움이 필요한 33개국의 언어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은 케냐에서 사용하기 위해 영어와 스와힐리어로 인쇄되어 있다.

 

각각의 페이지에서는 깔끔하고 간결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간결하고 억제된 타입 전략이 필요하다. 디자이너에게는 이번 프로젝트가 스와힐리어로 타입세팅에 처음으로 도전한 것이었다. 스와힐리어는 많은 단어가 아주 긴 편이라 한정된 페이지 안에서 적당한 공간을 차지할 수 있도록 타입세트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인쇄에서는 잉크를 고르는 게 가장 관건이었다. 대부분의 상업용 인쇄 잉크는 석유나 고무 추출물이라 섭취했을 때 해를 끼칠 수 있는 화학성분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다. 심지어 안전하다고 하는 콩에서 추출한 잉크도 보통 20% 정도만 콩 추출물이고 나머지는 우리가 마시고 싶어 하지 않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버지니아 사회복지 대학교의 보웨 하우스 출판사(Bowe House Press)의 책임자인 제이미 마호니(Jamie Mahoney)는 인쇄단계에서 식용 가능한 음식 등급의 잉크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여과기를 끼우는 상자를 만드는 데는 3D 프린터가 사용됐다. 엑스위트(xweet)의 피터 X 키세조폴로스키(Peter X Ksiezopolski)는 필터를 고정하는 등 모든 기능이 하나로 통합된 여과 상자의 디자인을 프린트할 수 있는 파일로 변환해 주는 걸 도왔다.

 

이렇게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 ‘마실 수 있는 책’을 만든 공동제작팀은 이제 생산단가를 실제 제작이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아직은 수공으로 제작되고 있어서 생산물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책의 대량 생산을 위한 기금 모금이 그들이 풀어가야 할 과제다.

  

 

 

Originally Published by Dezeen (www.dezeen.com)

Tag
#타이포그래피 #3D 프린팅 #물 #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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